등 뒤

by 조현두

시리고 날카로운 계절이 싫어 숨었습니다

두터운 옷과 아둔한 이부자리로 나를

깊이 가두었습니다

발 끝에서 부터 느껴지는

빈틈없는 갑갑함에 번거로움과 짜증을

친구처럼 두었습니다


가느다란 용기 내어

봄을 찾아 이리저리 찾아 헤매는데

참 그것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하루 종일 봄을 찾아 헤매다

석양에 기댄 언덕을 등지고

터벅터벅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그때서야

추위에 굽어버린 등에 봄이 닿았습니다

봄은 제 뒤에 있었습니다

참 제가 얼마나 어리석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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