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이었건만

by 조현두

부끄러운 마음 두터운 침묵으로 깔리는 밤

새하얀 아침을 맞이할 준비 아직

되지 않아

달빛 서글피 가리는 연무는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이 되어

내 곁에 머물고 스민다


한여름 장대비로 내리는 사랑은

널 무시하고 말았다

넘치는 마음을 담아둘 수 없어

조바심에 떨려

그만

너에게 쏟아버렸다


사랑은 사랑이었건만

다 쏟아버려

마음이 마른 논 바닥처럼 쩍쩍 갈라지는 소리

크고 짙은 새벽을 소리 없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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