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글을 쓸 때 나도 모르게 마음속 제약이 있었다. 한동안 논문이라는 양식으로 글을 쓰다 보니 인용에 대해 민감했다. 그래서 자료의 출처는 어디인가 하는 식으로 글에 정확성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생겼더랬다.
문제는 그러한 글쓰기 덕분에 내 글은 파편화된 문장들이 나열되는 듯한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글을 쓰면서 내가 하는 이야기가 적당한 것인지 항상 검증하려는 버릇이 생기고 내 마음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데 항상 걸림이 있었다.
물론 내가 연구자라면 이것은 마땅한 태도일 테지만, 그저 SNS에 글 쓰는데 이러한 태도가 좋을지 어쩐지 문득 회의감이 들었다.
글을 곰곰이 깊게 쓰란 가르침이 잘못 받아들여져서, 쉽게 글을 쓰지 말란 걸림이 되어버린 경험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