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엄청 좋지만 병사인 나는 이런 날을 사진으로 찍을 수 없어 아쉽다. 그러면 나는, 이런 날 무엇이 좋았는지 기억에 감정을 덧붙여두기만 한다.
그리고 여러 번 되뇐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 아마 오늘 하늘이 기억날 것으로 기대한다.
감정이 섞인 기억은 잊기 어렵다. 과거에 커다란 감정을 느꼈던 기억들은 잘 잊기 어렵다. 지난번 글에도 이야기한 적 있지만 감정엔 유통기한이 없다. 우리가 잊는다는 것은 그저 회상의 빈도가 줄어드는 것뿐이다.
항상 기억에 묻힌 감정은 그때 크기 그대로 돌아온다. 기억에 감정은 방부제 역할을 한다. 즐겁다고 느낄수록 내 기억은 긍정적인 것들로 쉬이 채워지는 이유다.
다행인 건 우리가 나쁜 기억에도 다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과거의 일에 묻은 부정적 감정을 줄일 수 있단 것이다. 잘 써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