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아래

by 조현두

꺼림칙하게 차가운 북풍이 불어오니

연둣빛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을 황야엔

조악하게 생긴 돌덩이만

엷은 문장처럼 엉기성기 모여있다


대낮은 뜨건 온기 쓸어 담아

황야에 낯선 물결구름 아래로 밀어 넣고

보랏빛으로 번져가는 아득한 하늘을 덮으니

자그마한 것들이 이 땅의 성긴 틈바구니에서 꿈틀댄다


북풍 아래에도 햇볕은 비치니

헐거운 대지엔 작은 의지들이 모여있다

원래 그랬던 것처럼

절절 끓는 마음으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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