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글

by 조현두

가을비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수리가 간지럽다


가을비는 아무것도 아닌 글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쓰질 못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유리창 타고 흐르는 물줄기는 얼룩덜룩

촉촉한 눈을 어지럽게 만든다


촘촘한 마음에 걸러진 가을비

그리움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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