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우리 남쪽으로 가자
바다에 닿은 땅 끄트머리에서 포슬포슬한 바람 맞자
물 빠진 쪽빛 하늘 가운데 흰 달걀
라벤더 빛 스카프에 구르며 남도의 귤이 될 때까지 뒹굴자
동백꽃도 보면 좋겠다
얼어 붙은 바람에도 녹음이 바래지 않고
꼿꼿한 붉은 대가리 툭툭 떨어뜨려
지저분한 바닥에 한 마디 한 마디 수 놓는 꽃을 보자
아주 먼 일이어도 좋겠다
너랑 꽃을 보러 갈 수만 있다면
나는 이 계절을 조금 더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우리 운명처럼 부둥켜 뒹굴며 남쪽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