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는 빈자리를 감추려한다
#454
by
조현두
Dec 20. 2022
가을 무렵 하얗게
아니 볕을 받아 벌겋게 달아오르는 은빛 억새
찬 바람에 부대껴
제 빈자리 감추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흔든다
그 억척스러운 모습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빈자리 가득 품는 모진 억새 사이
가녀린 바람 스미어 따스하다
빈 자리 돌처럼 단단했다면
아마 여린 바람은 선하게 도망쳤으리라
아마도 사랑은 빈틈에 스미우나보다
그러니 완벽은 사랑을 그려도 사랑 받을 수가 없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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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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