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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름 Nov 12. 2022

대답의 어려움  

2022.11.12 

오늘은 어느 장학재단에서 대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했다.

말을 너무 많이 했다. 


-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오늘 같은 날엔 이를 지키기가 어렵다. 나만 보고 있는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나는 대답해야 하는 상황. 나도 한번 해봤던 생각이라면 대답할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은 관심을 가져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그런데 그 자체로 좀 까다로운 질문이었다. 이런 질문엔 숙고를 해야 하는데, 또랑또랑한 눈들이 날 보고 있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어디 가서 잠깐 생각 좀 해보고 오겠다고 말 할 수도 없고... 그러니 떠오르는 대로 대답. 하면서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을 했다. 


삶과 인생과 일에 대해 어떻게 즉문즉답할 수 있을까. 보통의 인간은 질문 하나를 잡고 일 년을, 십 년을 보내기도 하는데 말이다. 내가 가진 내 대답들도 내가 몇 년을 고민하고 얻는 것들이고, 이런 대답은 대게 나에게만 맞을뿐, 보편적인 것도 아니다. 그래서 대답을 하며 수시로 이건 내 경험에서 비롯된 내 생각이다,라고 말을 해주었다. 참고만 하라고. 


강연 담당자님은 다음 기수 강연도 부탁을 하셨다. 좀 놀랐다. 나는 오늘 내가 넘 어설펐다고 생각했는데. 나오는대로 말한 터라 학생들에게 별 도움도 안 됐을 것 같은데. 갑작스런 부탁이라 우선 고개를 끄덕였지만, 집에 오면서 다음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대학생분들에겐 교육이나 일 관련해서 잘 아는 전문가 분들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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