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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름 Feb 06. 2023

조명이든 향수든

2023.2.6 월요일

아침부터 조명을 켜고 책상에 앉는다.

가끔은 (오늘 포함) 향수도 뿌린다.

조금이라도 글 쓰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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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등 집 외부에서 글을 쓰는 작가님들이 많은 걸로 안다. 그런데 나는, 집에서 글을 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커다란 모니터 때문이다. 이걸 이고 카페에 갈 수는 없으니까.


집에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작가들이 왜 우선 집을 나가고 보는지 잘 안다. 먹고 자고 쉬는 공간과 일을 하는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순간, 경계가 무너지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우리의 일, 그러니까 글쓰기이기 때문. 그 반대의 경우가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이를 분리하기 위해 내가 요즘 쓰는 방법은, 아침에도 조명을 켜고 가끔은 몸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다. 뭔가 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나 할까. 아침인데 밤처럼 해 놓으면 시간의 흐름이 불분명해지면서 어딘지 살짝 현실에서 붕 뜬 느낌이 든다. 평소엔 향수를 뿌리지 않으므로 향수를 뿌리면 역시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지면서 현실과 한 발짝 정도 떨어지게 된다. 이 상태로 글을 쓰면 전보다 더 잘 쓰게 되는 것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 방법이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엔 꽤 유효하다.


오늘도 아침을 먹고 짧게 청소를 좀 한 후, 방에 들어왔다. 조명을 켜고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괜히 얼마 전 친구에게 받은 스피커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색의 빛이 내가 원하는 분위기를 도와주기 때문. 이 글 다 쓰고 나서 음악 하나 크게 듣고 오늘의 일을 시작하려 한다. 오늘도 제발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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