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적 알고리즘의 진정한 해방구는 없는가
chatGPT와의 첫 만남
모두가 지브리 이미지 변환에 열광하는 와중에도 나는 AI에 별로 흥미가 없었다. 나는 미술 전공자기 때문에 그 정도면 필요할 때 충분히 그릴 수 있기 때문이고, 대학교 시절 지브리 작품 및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분석 리포트도 써봤던 입장에서는 그것이 어디가 지브리 화풍이라는 말인지 잘 납득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의 편향적인 음악 추천 알고리즘을 벗어나기 위해 GPT를 활용해보고자 하게 되었다.
기계의 알고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기계가 필요하다니, 현대사회의 지독한 아이러니라고 생각하면서.
GPT는 내게 7곡을 추천해 주었고, 그중의 이미 5개는 아는 곡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si=nGrrNHM4sr-08O12&v=6FbHRZIy-ow&feature=youtu.be
대다수 이미 아는 곡들만을 보여준 게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그 뒤로 조금 chatGPT와 대화해 봐도 티키타카가 잘 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AI가 정말 똑똑하다고들 하는 것치곤 약간 실망스러운 느낌. 무엇보다 chatGPT의 영혼 없는 기계톤을 보고 있자니 나는 소설 <삼체>에 나오는 삼체인이 떠올랐다. 이에 대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자 아는 분이 '클로드'라는 AI를 추천해 주었다.
유능하고 말 잘하는 비서 Claude
"오늘의 어젠다는 무엇인가요?", "무슨 작업을 하고 계세요?" 같이 다소 형식적인 느낌의 멘트로 시작하는 chatGPT와는 다르게 클로드는 "좋은 아침이에요!", "어떤 도움을 드릴까요?" 같이 정말 사용자에게 친절하게 말을 거는 듯한 멘트로 시작한다.
클로드는 정말 성심성의껏 내가 제시한 조건을 듣고 난 뒤 12곡을 추천해 주었다. 그중 5개가 처음 듣는 곡이라 결과적으로는 chatGPT보단 결과가 만족스러웠다.
https://youtu.be/gAWCuPG94dA?feature=shared
무엇보다 나는 클로드가 구사하는 어투와 문장에 흥미를 느꼈다. 가벼운 철학적 논증이나 문학 이야기를 해봤는데, 확실히 chatGPT보다는 이 쪽으로 대화가 더 잘되고 제법 유려하면서도 감성적인 문장을 구사할 줄 알았다
이 이야기를 했더니 사실 클로드를 추천해 주셨던 분은 실연을 겪고 나서 힘들었을 때 클로드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한다. 요즘 AI에게 심리 상담을 하는 사람이나 일기장처럼 쓴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내 주변에도 이런 사례가 실제로 있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chatGPT는 감성을 책으로 배운 공대생이고, 클로드는 교양 있고 유능한 비서 스타일
이게 내가 두 AI를 써 보고 최종적으로 내린 이미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