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담요 말고 애착 앱
저는 디지털 앱을 만드는 생산자지만, 삶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게 사용자 입장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것 같아요. 특히 작년은 회사일에 치여 일상이 많이 무너진 상태여서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이 앱들에 의지하며 어찌어찌 그 시기를 잘 통과한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5가지 앱은 제가 그 시기부터 현재까지 일상에서 사용해오며 삶이 약간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들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사용하는 좋은 앱도 문득 궁금해지네요.
저는 좋은 습관이 좋은 삶으로 이어진다고 믿어요. 여기서 말하는 습관이란 하루 영단어 100개 외우기 같이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제때 물 마시기처럼 사소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하루 정량의 물 마시기도 생각처럼 쉽지는 않죠. 이처럼 일상에서 이롭다고 생각하는 사소한 습관들을 한 군데 모아 보면 생각보다 많을지 몰라요.
아래는 앱에서 샘플로 만들어 본 세 가지 습관이에요. 참고로 물 마시기처럼 하루 n번의 횟수를 달성해야 하는 미션은 스와이프를 통한 숨겨진 인터페이스로 제공하고 있어요.
프로덕티브가 매력적인 측면 중 하나는 챌린지 탭에서 조금 더 도전적인 습관(ex: 일주일간 느리게 살기, 한 달간 채식하기..)등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는 점인데요, 이때 해당 챌린지에 참가하고 있는 총 참여 인원을 알 수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이 좋았어요.
쉴 새 없이 울려대는 SNS 알림, 동료가 보내는 업무 메시지, 이벤트 초대 앱 푸시... 고백하자면 저는 근래 30분쯤 연달아 집중하는 것도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디지털 매체에 인터넷/스트리밍과 관련된 글을 기고하는 트레버 윌 라이트라는 사람에 따르면 평균 미국인들은 하루에 휴대폰을 262번 확인한다고 해요. 이는 5.5분에 한 번인 셈인 거죠. 저는 이 수치가 꽤 놀라웠어요.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해 몇 년 전부터 집중력 향상을 도와주는 앱들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두 번째로 소개할 포커스 키퍼라는 앱은 과거 재직했던 한 스타트업에서 안드로이드 버전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 앱이에요. 25분 집중하고 5분을 휴식하는 루틴을 통해 집중력 향상을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요. 저는 일상의 다양한 부분에서 이 앱을 활용하고 있어요.
아래 리뷰들은 재직 당시 수집한 앱 리뷰들을 모아본 건데, ADHD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는 내용들이에요. 재직 당시 해당 리뷰들을 읽으며 디지털 프로덕트가 사람들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록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형식으로 넘어가면서 정보적인 측면은 강해졌을지 몰라도 감정적인 측면은 약화된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예로 감정이 묻어나는 일기를 핸드폰에 적는 게 저는 조금 어색한 것 같아요. 그래서 멋진 일기장도 샀지만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펼친 날을 한 손으로도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무다는 재작년쯤 리서치를 통해 만난 앱인데 짤막한 텍스트와 함께 오늘 내 감정을 이모지로 기록할 수 있어요. 아래는 과거에 남긴 짧은 기록들이에요(아아 내 손발).
무다는 이미 알 사람은 다 알만큼 유명한 앱이지만, 저한테는 디지털로도 의미 있는 감정을 기록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앱이에요. 요즘은 아무리 피곤해도 자기 전 한 줄이라도 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SNS는 편리하지만 때로는 내 시간을 너무 많이 뺏아가요. 트레버 윌 라이트의 다른 통계에는 미국인의 41%가 휴대폰을 보지 않는 30분 이내에 스트레스나 불안을 경험한다고 해요. 미국 인구의 반에 가까운 수치니 어마어마하네요.
저는 하루 스크린 타임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모멘트라는 앱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어요. 모멘트는 스크린 타임은 물론, 핸드폰을 집은 횟수, 더 나아가 가족 초대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어요. 아래는 저의 오늘자 스크린 타임 성적표네요. 총 5시간 22분 핸드폰을 봤고 16번 집었네요. 반성하겠습니다.
참고로 모멘트는 현재 미국 앱스토어 계정으로만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국내에서 접근이 가능한 유사 앱으로는 ‘OffScreen’이 있어요(다만 쓸만한 기능은 유료 결제를 해야 합니다).
가열된 하루 중 잠깐 멈춤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최근 만난 지인들은 이 부분에 대한 각자의 방법들이 있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주로 산책을 하거나 고양이랑 놀아주거나 식물에 물을 주는 것들이 많았어요. 저는 주로 명상을 하는데, 지금까지 정말 다양한 명상 앱을 사용해봤어요. 그중 저한테는 릴랙스메디테이션이라는 앱이 가장 잘 맞았어요. 다크 모드를 기반으로 한 인터페이스가 신비로운 인상을 주고 꼭 유료 결제를 하지 않아도 접근할 수 있는 명상 음악들의 질이 나쁘지 않아요. 플로팅 광고가 거슬리긴 하지만 명상 앱 특성상 화면을 오래 주시하지는 않아서 큰 걸림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 탭에서는 혼자 명상에 입문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릴랙스 메디테이션 외에도 Calm이나 Chopra, Music Zen 같이 좋은 명상 앱들이 많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일상에서 오래 사용한 5가지 앱을 소개해봤어요. 이 앱들이 무조건 최고라기보다는 각자 일상 속 균형이 무너진 부분이 다를 테니, 자신에게 맞는 앱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일상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 5가지 앱을 소개합니다.(끝)
참고자료
https://www.reviews.org/mobile/cell-phone-addiction/
https://www.digitaltrends.com/mobile/best-apps-for-limiting-your-screen-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