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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 Feb 07. 2019

대칭과 디자인

모더니즘 디자인의 핵심은 '대칭 속에서 변화를 찾는 것'이었다. 기저에는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하고 쉽게 싫증 나지 않도록 본질에 가깝게 디자인하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마르셀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의자같이 바우하우스의 유산들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조형언어로의 대칭

바우하우스를 지나 도착한 현재도 여전히 대칭은 중요해 보인다. 조형언어(Visual Language)에서 균형에 속하는 대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구성요소가 완벽히 동일한 것과, 요소는 다르지만 시각적 평형을 이루는 것이다.


대칭의 두 가지 구조


웨스 앤더슨 감독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대칭은 어떠한 맥락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학적으로 다양한 갈래에 놓인다. 예를 들어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강박에 가까운 대칭 구도는 스타일적으로 소비될 수도 있지만, 모더니즘이 완벽하게 구현된 세상을 꿈꾸는 감독의 이상을 형식을 빌려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디자인 분야에 있어서도 대칭은 스타일 이상의 것을 전달할 때가 많다.


Gui의 문제 설정

오늘날을 대표하는 디자인 분야라고 했을 때 견해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하나를 뽑자면 Gui(Graphic User Interface) 분야가 아닐까? 이른 아침 휴대폰 알람으로 눈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gui와 함께 살아간다.

    Gui는 상대적으로 기술종속적이기에 디자인 역사가 짧은 편이다. 짧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고, 그 배경에는 스마트폰이 있었다. 모더니즘 같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기술의 진보가 특이점을 만드는 시대가 온 셈이다. 내가 디자인을 시작하던 시점만 해도, 웹 표준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플래시 같은 기술을 이용해 화려하게 자신을 과시하는 게 중요한 시대였다. 선배 디자이너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화면을 장식했다. 용량이 무거워 구동조차 안 되는 사이트가 수두룩했다. Gui역사상 디자이너의 자아가 가장 비대하던 때가 아니었을까. 그때를 떠올리면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난다. 공허함을 화장으로 감추던 데이지의 표정 같은 시대다.

    아이폰이 등장하자 세상이 술렁거렸다. 멸종된 공룡처럼 웹 생태계에서 플래시가 사라져 갔다. 하나의 디바이스에서만 완벽해서는 쓸모없는 시대가 와버린 것이다. 디자이너들은 비트맵보다 벡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고 디자인은 점점 더 단순해져 갔다. 단순함은 대체로 복잡함보다 호환성이 높다. 바우하우스의 우수한 유산들은 대개 형태적으로 단순하다. 대중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편한 형태를 찾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오늘날 Gui디자인 역시 비슷한 범주의 문제 설정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호환과 블럭

호환성과 단순함이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가정하에 다시 대칭의 문제로 넘어가 보자. 아래 이미지들은 애플 사이트에서 캡처한 것이다. 대부분 대칭과 시각적 평형이라는 조형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크기가 같은 박스 두 개를 이용한 완벽한 대칭구조


비대칭이지만 글자 더미를 서로 다르게 구성해 시각적 평형을 이룬 상태


글자와 이미지가 좌우로 시각적 균형을 이룬 상태


위 이미지가 모바일화 되었을때, 가로에서 세로로 대칭구조가 바뀐 상태


대칭을 이용한 레이아웃의 핵심은 '블럭화'에 있다. 웹 - 모바일 - 태블릿같이 다양한 해상도의 디바이스에서 레이아웃 콘텍스트가 끊기지 않으려면 블록의 상/하/좌/우 이동이 쉬워야 한다. 그렇다면 블록 모양이 복잡한 것보단 형태적으로 단순한 것이 낫다. 호환성은 사각형을 선택했다. 모더니즘 디자인의 핵심이 '대칭 속에서 변화를 찾는 것'이었다면, Gui시대 디자인의 핵심은 '호환이 용이한 대칭 찾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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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과 디자인’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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