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edias res, 이야기 한가운데서 시작하기
In medias res
"이야기는 도입부가 아니라, 가장 뜨거운 순간에서 시작된다.”
포트폴리오에는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이야기에는 설명보다 몰입이 중요해요. 오늘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약간은 다른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야기의 원형에 가까운 그리스 서사시는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지 않아요. 전쟁이 이미 벌어진 장면, 영웅이 분노한 순간에서 시작하죠. 이걸 In medias res, 이야기 한가운데서 시작하기라고 해요.
호메로스(일리아스) : 트로이 전쟁의 한가운데, 아킬레우스의 분노 장면에서 시작.
베르길리우스(아이네이스) : 이미 트로이 함락 이후, 아이네아스가 항해 중인 장면에서 시작.
단테의 <신곡> : 우리 인생의 한가운데서… 로 시작, 인생의 여정 도중을 바로 보여줍니다.
UX 포트폴리오도 마찬가지예요. 채용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수많은 포트폴리오들이 리서치, 페르소나, 페인포인트 순서로 정직하게 써 내려갑니다. 패턴에서 이미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온보딩 5초 만에 사용자 3명 중 2명이 앱을 닫았다. 기능은 완벽했지만, 첫인상은 왠지 불안했다.
뜨거운 문제에서 시작된 도입부는 읽는 이에게 내용을 정보가 아닌 이야기로 느끼게 만듭니다. UX 포트폴리오는 딱딱한 보고서가 아닙니다.
NPS는 76이었지만, 실제 재방문율은 23%였다. 서비스가 좋다던 유저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문제를 해결한 디자이너 고유의 서사이기 때문이에요. 지금부터 고전에서 반복된 7가지 이야기 구조를 빌려와 보겠습니다.
1. In medias res (한복판 시작)
문제의 절정에서 시작하기
- 출시 하루 전, 유저 테스트에서 70%가 이탈했다.
2. Peripeteia (전환점)
가설이 뒤집히는 순간
- 컬러가 문제가 아니라, 인증 대기 시간이 범인이었다.
3. Anagnorisis (깨달음)
데이터 속 본질 발견
- 사용자가 떠난 이유는 UX의 복잡함이 아닌 의도의 불신 때문이었다.
4. Chorus (합창대)
이해 관계자들의 짧은 인용으로 신뢰 쌓기
- CS: 가격 화면이 너무 숨어 있는 느낌이라는 VoC가 많아요.
- 세일즈: 견적 요청이 홈페이지가 아닌 메일로 계속 들어와요.
5. Ring Composition (되돌아오기)
첫 문장의 수치나 질문으로 마무리
- 이탈률 43%에서 시작한 문제 현재 21%로 줄었다.
6. Trials (영웅의 시련)
장애물/전략/결과를 연결하기
장애물: KPI 로그가 일관되지 않아, 팀 내 의사결정이 엇갈렸다.
전략: Mixpanel에 이벤트 트리거를 통합하고, 실시간 대시보드로 기준을 통일했다.
결과: 리포트 오류율 0%로 정정, 주간 회의 시간 30% 단축.
7. Catharsis (카타르시스)
정량+정성 데이터로 감정적 해소로 마무리
- 월 환불률 -18%. 매출 안정화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후기 게시판에 달린 한 문장이었어요. ‘가격표가 투명해져서 안심돼요.’
A) 핵심 한 줄 정리 시
[문제]를 [어려운 조건] 속에서 [내가 한 행동]으로 [결과]를 만들었다.
인증 대기 시간이 18초나 걸렸지만, 2주 안에 플로우를 분리해 완료율을 7% 높였다.
B) 장면 카드 (씬 카드)
한 장면 안에 사람이 어떻게 판단하고 움직였는지 보여주는 구조예요.
사용자 이탈이 많았다(상황) → 버튼 위치 문제라 생각했다(가설) → 클릭 로그를 보니 인증 단계에서 빠짐(근거) → 버튼보다 프로세스에 집중하기로 결정(결정) → 완료율 7% 개선(결과) → 겉보다 흐름이 중요하다는 걸 배움.(배운 점)
C) 결과를 해석하는 문장 구조
숫자만 쓰지 말고, 그게 왜 중요한지를 꼭 붙여주세요.
환불률 18% 감소(수치) → 가격이 명확해져 신뢰가 회복됨(UX적 해석) → 고객 불만 줄고 매출 안정(왜 중요한지?) → 요금표 디자인 A/B 테스트(다음 액션)
채용 담당자가 내 문서를 볼 시간은 1분도 안 돼요.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바꿨는지가 바로 보여야 해요. 서사의 패턴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결과로 시작해, 원인으로 돌아가며, 의미로 끝내는 것.
포트폴리오는 논문이 아니라 이야기여야 합니다. 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보는 이를 얼마나 빨리 매력적인 이야기 한복판에 서게 하느냐인 것이죠.
유니콘, 빅테크가 원하는 것? 실무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생한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10년 차 디자인리더/PO/채용담당자 우디와 함께 하는 1:1 포트폴리오 컨설팅.
11월 사전 예약 시작했습니다. (10월 사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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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포트폴리오, 꼭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 없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