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페르소나 만들지 마세요. 사용자 세그먼트로 나누세요.

누구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는가로

by 우디
포트폴리오에서 타깃 유저는 20대 여성 같은 문장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런데 채용 담당자가 궁금해하는 건 나이보다 따로 있어요. 그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다가 어디에서 막히지에 가깝습니다.


사용자 세그먼트는 소개용이 아니라 해결 전략을 정하는 기준입니다. 이번 글은 문제정의 이후 포트폴리오에서 세그먼트를 도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UT나 메이즈(Maze)로 바로 검증까지 연결되는 방식으로요.


스크린샷 2025-12-16 오후 10.10.03.png 사용자 세그먼트는 해결 전략을 정하는 기준


포트폴리오를 만들다 보면 이런 순간이 옵니다. 문제정의는 했어요. 근거도 어느 정도 있어요. 솔루션도 그럴듯해요. 그런데 중간에서 허공에 붕 떠요.


그래서... 이 문제는 누구를 위한 문제지?
사용자 세그먼트는... 어떻게 나누지?


여기서 많은 분들이 페르소나부터 만들려고 합니다. 이름 붙이고, 직업 넣고, 성격 적고, 하루 일과 쓰고. 근데 솔직히 말하면 포트폴리오에서 페르소나가 힘을 못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1) 누구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는가부터

문제정의 이후의 세그먼트는 인구통계가 아니라 행동으로 갈라집니다.

- 이 문제를 반복해서 겪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 사람들은 보통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다가
- 어디에서 막히고, 결국 어떤 결과(이탈/포기/불만)를 만드는가?


예를 들어 커머스에서 문제정의가 이렇다고 해볼게요. 장바구니까지 담는데 결제 전환이 낮다. 여기서 세그먼트를 20대/30대로 나누면 솔루션이 안 나옵니다. 대신 행동이나 빈도로 나눠야 해요.


A: 빨리 끝내려는 사람 → 혜택 확인보다 ‘즉시 결제’ 버튼을 찾음

B: 확신이 있어야 결제하는 사람 → 배송/반품/최종 금액을 계속 확인

C: 비교하다가 사라지는 사람 → 앱 밖(검색/커뮤니티)으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음


같은 결제 전환 저하라도 막히는 지점이 다르고 필요한 해결책도 달라집니다. 이게 세그먼트를 분류하는 목적입니다. 보기 좋게 설명하려고 나누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를 먼저 해결할지 정하려고 나눕니다.


스크린샷 2025-12-16 오후 10.10.43.png 누구가 아닌 행동과 빈도로 바라보기



2) 시나리오를 스토리로 쓰지 말고 Step으로 쪼개기

세그먼트를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은 사용 흐름을 단계로 분해하는 겁니다. 다음을 추천합니다.

진입 → 탐색 → 비교 → 결정 → 이탈(또는 완료)


그리고 각 단계에서 행동이 갈리는 포인트를 체크합니다.

진입: 검색으로 들어오나? 추천으로 들어오나?

탐색: 가격을 먼저 보나? 후기를 먼저 보나?

비교: 앱 안에서 비교하나? 앱 밖으로 나가나?

결정: 어떤 정보가 있어야 결정을 하냐?

이탈: 어디서 멈추냐? 왜 멈추냐?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세그먼트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사용자 유형이 아니라 행동 패턴 그룹인 셈입니다.



3) UT/Maze로 세그먼트를 증명 가능한 형태로 만들기

여기서 한 단계만 더 가면 논리 구조가 단단해집니다. 바로 UT 질문을 세그먼트 분리용으로 설계하는 거예요.

예시를 하나 들어볼게요.

문제: 결제 직전 이탈이 많다.
가설: 최종 금액/혜택 확신 부족이 이탈을 만든다.


이때 메이즈에서 UT를 이렇게 짤 수 있어요.

1) 세그먼트 분리 질문(사전 질문)

결제 전에 ‘최종 금액’을 몇 번 확인하시나요? (1회/2~3회/4회 이상)

결제 전 가장 불안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배송/환불/혜택/가격/기타)

결제 직전에 앱 밖으로 나가본 적이 있나요? (자주/가끔/없음)


(2) 과업(Task) + 성공 기준

지금 이 상품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결제해 보세요.

성공 기준: 최종 금액을 확신하고 결제 단계까지 도달(혹은 구매 의사 선택)


(3) 사후 질문(이탈 원인 확인)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 망설였던 이유는?

무엇이 더 있었으면 확신했을까요?


이렇게 질문을 설계하면 결과를 단순 만족도/선호로 끝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가(행동 기준으로) 어디에서 막히는지를 수치와 함께 말할 수 있어요.


예) 최종 금액을 4회 이상 확인하는 그룹(A)은 결제 직전 이탈률이 높았고, 혜택 적용 확신 정보가 있을 때 과업 성공률이 개선됐다.


포트폴리오는 결국 설득의 문서입니다. 이 한 문장이 설득력을 확 올려줍니다. 세그먼트가 그럴듯한 설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분리된 사용자 그룹이 되는 순간이거든요. 이 접근은 꼭 리얼 데이터가 아니라 UT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스크린샷 2025-12-16 오후 10.16.58.png 누가 어디에서 막히는지에만 집중해 보세요!



4) 세그먼트를 이렇게 한 줄로 정리해 보세요

많은 분들이 세그먼트 페이지를 길게 쓰려다가 텍스트만 늘어납니다. 포트폴리오에서는 딱 이 정도면 좋습니다.

- 세그먼트 A(속도형): 빠르게 완료하려다 정보 탐색을 건너뛰고 실수/재시도 발생
- 세그먼트 B(확신형): 최종 금액/정책 확신이 없으면 결제 직전 멈춤
- 세그먼트 C(비교형): 앱 밖 비교로 이탈, 복귀율 낮음


그리고 바로 다음 장에서 이렇게 연결하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B를 1순위 세그먼트로 잡았다. 이탈 지점이 명확하고 개선 레버가 크기 때문이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문제정의 이후 세그먼트는 페르소나를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닙니다. 문제 해결의 방향을 잡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기준은 딱 하나면 됩니다. 같은 문제를 겪더라도, 행동이 갈리는 지점이 어디인지입니다. 세그먼트가 잘 나뉘면, 솔루션도 덜 흔들립니다. 그리고 UT/Maze로 그 분리를 한 번만 증명해 두면 포트폴리오 논리가 훨씬 단단해질 거예요.



'페르소나 만들지 마세요. 사용자 세그먼트로 나누세요.'(끝)



12월 포트폴리오 코칭 모두 마감 됐습니다. 1월 1일 오전 9시 예약이 시작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포폴 프로젝트, 도메인이 달라도 합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