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가 넘기는 포폴 속 10가지 패턴

뺄 용기가 채울 노력보다 어렵다?

by 우디

하루에 수십 개 포폴을 보다 보면 습관적으로 넘기게 되는 페이지가 생기더라고요. 공들여 만든 페이지가 1초 만에 스킵당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채용 담당자 시절 경험한 것과 현재 코칭하며 느끼는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다만 명확한 의도 없이 관성으로 넣고 있다면 한번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넣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면, 빼는 게 낫습니다


1. 스킬셋 퍼센트 그래프

첫 번째는 Figma 90%, Photoshop 80% 같은 막대그래프입니다. 한때는 유행이었지만 요즘은 피그마 못 쓰는 지원자가 거의 없어서 차별점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90%라는 숫자의 기준도 본인밖에 모릅니다. 채용 담당자가 궁금한 건 툴을 얼마나 다루느냐가 아니라 그 툴로 어떤 결과를 냈느냐입니다. 그 한 장을 내 선택의 기준을 쓰는데 할애해 보세요.



2. 더블 다이아몬드 도식화

리서치 → 정의 → 아이데이션 → 프로토타입 → 테스트. 거의 모든 포폴에 들어있습니다. 이 프레임워크를 안다는 게 잘한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프로젝트에서 똑같은 도식이 반복될수록 읽는 사람은 무감각해집니다. 각 단계에서 본인이 뭘 판단하고 왜 그 방향으로 갔는지, 그 사고 과정이 빠져 있으면 아쉬운 장식이 됩니다. 프레임워크를 보여주는 대신 그 안에서 내가 어디서 고민했는지를 보여주세요.



3. 템플릿 느낌의 페르소나

이름, 나이, 직업, 취미까지 빼곡하게 채운 페르소나 카드입니다. 보는 순간 느낌이 옵니다. 실제 리서치 기반인지 상상으로 채운 건지. 후자가 보이면 오히려 감점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김민지, 28세, 카페 좋아함 같은 설정보다는 인터뷰나 데이터에서 어떤 근거로 이 인물상을 도출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근거가 약하면 차라리 페르소나 없이 핵심 니즈만 정리하는 게 더 신뢰감을 줍니다.



4. 저니맵 전체 펼치기

A4 두 장 짜리 저니맵을 통째로 넣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성이 느껴지긴 하지만 채용 담당자는 그걸 정독할 시간이 없어요. 솔직히 저도 전체를 읽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핵심 페인포인트 한두 개를 뽑아서 그 지점에서 어떤 솔루션으로 이어졌는지 연결해 보여주시는 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전체 맵이 필요하면 부록이나 링크로 빼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면 달라지는 것들



5. 화려한 표지 디자인

그라데이션, 3D 오브젝트, 모션까지 들어간 표지입니다. 예쁘긴 합니다. 그런데 채용 담당자는 표지에서 합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표지에 3일 쓰는 것보다 프로젝트 첫 페이지의 문제 정의를 한 줄 더 다듬는 게 첫인상을 훨씬 강하게 만들어요. 표지는 단색 배경과 깔끔한 타이포 하나면 충분합니다.



6. 자기소개에 MBTI와 취미 나열

‘저는 ENFP이고 여행을 좋아합니다’ 같은 문장입니다. 읽는 입장에서 이건 채용 기준이 되기 어렵습니다. 좋은 사람인 건 알겠는데 같이 일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어떤 문제에 몰입하는 디자이너인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지를 한두 줄로 보여주시는 게 훨씬 설득력 있었습니다.



7. 경쟁사 분석 캡처 나열

경쟁사 앱 스크린샷을 네다섯 개 붙여놓고 장단점 표로 정리한 페이지입니다. 성실해 보이긴 하지만 캡처를 모은 것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채용 담당자가 궁금한 건 분석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어떤 기회를 발견했고, 그게 본인의 솔루션에 어떻게 연결됐는지입니다. 캡처 세 장을 줄이고 인사이트 한 문단을 늘려보세요.



분량 조절이 설득력을 만듭니다


8. 와이어프레임 전수 공개

로파이부터 하이파이까지 모든 버전을 시간순으로 늘어놓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변화 없이 비슷한 화면이 이어지면 읽는 사람은 금방 지칩니다. 핵심 의사결정이 일어난 두세 장면만 골라서 왜 바뀌었는지를 한 줄씩 붙여주시는 게 집중도가 올라갑니다.



9. 유저 테스트 결과 전체 나열

테스트 참여자 5명의 피드백을 전부 적어놓으신 분들이 계세요. 리서치를 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그 피드백 목록만으로는 본인의 역량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피드백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렸는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입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능력보다 해석하는 능력이 채용에서는 더 눈에 들어옵니다.



10. 감사합니다 엔딩 페이지

마지막 장에 Thank you 한마디만 있는 포폴이 정말 많습니다. 예의 바르긴 하지만 그 한 장이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어요. 대신 연락처와 함께 본인이 회사에서 풀고 싶은 문제를 한 줄 적어보세요. 이 사람이 앞으로 어디로 가려는 사람인지가 보이면 인상이 확 달라집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끝이 아니라 다음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나가며

뺄 용기가 채울 노력보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포폴은 얼마나 담았느냐보다 얼마나 빠르게 설득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위에 적은 것들이 나쁜 페이지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명확한 이유 없이 넣고 있다면, 그 자리를 더 강한 한 장으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도 서류 통과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장을 빼는 대신 남은 장의 밀도를 높여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빈자리를 뭘로 채워야 할까요?

위 글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빼야 할 건 알겠는데, 그 자리에 뭘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그 답을 정리한 책이 출시됐습니다.


채용 담당자 시절 수천 개의 포폴을 검토하고, 이후 코칭을 하며 실제 합격한 116건의 공통점을 한 권에 담았습니다. 빼야 할 페이지가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할 페이지의 구조와 문장까지 다뤘습니다. 넘기는 포폴 말고, 멈추게 하는 포폴을 만들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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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담당자가 넘기는 포폴 속 10가지 패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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