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포폴 템플릿, 그대로 따라하면 떨어진다?

남의 정답이 내 정답은 아닌 이유

by 우디
시중에 합격 포트폴리오 자료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합격자 인터뷰, 포폴 구조 템플릿, 정리된 가이드까지. 저 역시 최근 포트폴리오 마스터북을 출간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코칭을 하면서 느끼는 게 있어서 솔직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시중에 자료가 많아진 건 분명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그 자료를 정답처럼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입니다. 제 자료 역시 어느 정도 객관적 거리를 두고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합격 포폴이 좋은 건 맞습니다.

근데 이유를 잘 봐야 합니다.


합격한 포트폴리오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구조가 좋거나, 문장이 명확하거나, 임팩트가 잘 드러나거나. 그런데 그 이유의 절반은 그 사람의 배경에서 옵니다. 다녔던 회사의 규모, 서비스의 MAU, 함께 일했던 동료의 수준. 이게 전부 다릅니다.

큰 서비스에서 일한 디자이너의 인프라에 주목


대기업이나 유저 규모가 큰 서비스에서 일한 디자이너는 기본적으로 인프라가 다릅니다. MAU가 높으니 정량 데이터가 이미 쌓여 있고, 리서처와 데이터 분석가가 바로 옆에 있어요. 그 환경에서는 짧고 굵은 임팩트 중심 서술이 강력하게 먹힙니다. 전환율 23% 개선, 이탈률 15% 감소. 이런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구조인 거죠. 그 포폴이 잘 된 건 서술 방식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배경이 그 서술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 케이스들

사수나 시니어 디자이너가 있는 환경에서는 피드백 루프가 빠릅니다. 포폴에 담기는 결과물의 완성도가 혼자 작업한 것과 출발선부터 다를 수밖에 없어요.

실 유저가 이미 확보된 서비스에서는 정성 데이터도 풍부합니다. CS 로그, 앱 리뷰, VOC가 쌓여 있으니 문제 정의를 데이터에서 바로 꺼낼 수 있어요.

디자인 의사결정권이 보장된 조직에서는 본인이 주도한 범위가 넓어집니다. '포폴에 제가 결정했습니다'라고 쓸 수 있는 건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구조의 문제이기도 해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포폴에 담을 프로젝트의 선택지가 많습니다. 가장 임팩트 있는 것만 골라서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요.

글로벌 서비스를 다뤘다면 다국어, 접근성, 문화적 맥락 같은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따로 경험을 만들지 않아도 포폴에 깊이가 생기는 구조예요.

출시 주기가 빠른 애자일 조직에서는 개선 - 측정 - 반복 사이클이 포폴 한 프로젝트 안에 다 담깁니다. 느린 조직에서 1년 걸리는 이야기를 3개월 안에 완결시킬 수 있어요.


환경이 다르면 포폴 전략도 달라야 합니다.


90% 이상의 디자이너는

그 환경이 아닙니다.


코칭을 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디자이너분들은 상황이 다릅니다. 데이터가 쌓여 있지 않고, 리서처가 따로 없고, 혼자서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다 해야 하는 환경인 경우가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합격 포폴의 구조를 그대로 가져오면 문제가 생깁니다. 임팩트 숫자를 넣으라고 하니까 근거 없는 숫자를 억지로 만들게 되고, 짧고 굵게 쓰라고 하니까 자신의 진짜 고민 과정이 삭제됩니다. 결과적으로 자기 이야기가 아닌 포폴이 양산됩니다.


데이터가 없으면 과정의 깊이를 보여줘야 한다


데이터가 없으면 유저 테스트를 직접 설계해서 만들어낸 과정을 보여주면 됩니다. 리서처가 없었으면 본인이 어떻게 문제를 정의했는지 그 사고 과정을 디테일하게 풀면 됩니다. 서비스 규모가 작았으면 그 맥락 안에서 본인이 내린 판단의 깊이를 보여주면 되고요. 환경이 부족했다는 건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본인의 주도성을 증명할 기회예요.



포폴은 정답지가 아니라

자기 소개서에 가깝습니다.


제가 마스터북을 쓸 때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이거였습니다. 하나의 정답 구조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상황에 맞는 케이스를 최대한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그래도 책은 책이고, 결국 본인의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변형하는 과정은 각자의 몫입니다.


배경이 화려하면 결과를 앞세우고, 배경이 약하면 과정을 두텁게. 데이터가 있으면 숫자로 말하고, 없으면 만든 과정을 보여주고. 규모가 크면 임팩트를 강조하고, 작으면 맥락의 깊이로 승부하면 됩니다.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전략으로 바꾸는 게 포폴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디자이너마다 포폴의 구조와 문장과 비중은 달라야 합니다. 합격 자료를 참고하되 그대로 복사하지 마세요. 제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안에서 본인 상황에 맞게끔 바꿀 수 있는 응용력을 가져가시면 좋겠어요.



'합격 포폴 템플릿, 그대로 따라하면 떨어진다?' (끝)


본인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방향이 필요하면 1:1 코칭과 그 외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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