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담당자가 포폴에서 보고 싶은 건 최종 결과물만이 아닙니다.
많은 포트폴리오는 같은 구조를 따릅니다.
문제 정의, 리서치, 와이어프레임, 최종 디자인과 깔끔하게 정리된 결과물. 하지만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이런 포폴은 이 사람이 뭘 만들었는지는 알 수 있어도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볼 수 없습니다.
많은 디자이너를 코칭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포트폴리오들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채택하지 않은 안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는 겁니다. 왜 그 안을 버렸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왜 이 안을 골랐는지도 명확하게 말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커머스 서비스의 장바구니 결제 플로우를 개선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고 해볼게요.
디자이너가 세 가지 안을 검토했습니다.
A안은 장바구니와 결제를 하나의 싱글 페이지로 통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용성 테스트에서 전환율이 가장 높았어요. 하지만 기존 결제 모듈을 전면 재구축해야 해서 개발 공수가 약 3배로 늘어났고, PG사 연동 재인증까지 필요했습니다. 당시 스프린트 일정 안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안이었죠.
C안은 결제 직전에 추천 상품을 노출하는 크로스셀링 UI였습니다. 매출 기여도 면에서는 매력적이었지만, 핵심 결제 플로우 중간에 새로운 탐색 경로가 생기면서 이탈률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QA 리스크가 있었어요. 실제로 프로토타입 테스트에서 사용자 5명 중 4명이 추천 상품을 탭한 뒤 결제로 돌아오지 못하는 패턴이 관찰됐습니다.
결국 B안을 선택했습니다. 기존 플로우 구조는 유지하되, 각 단계의 입력 필드를 줄이고 진행 상태 인디케이터를 추가하는 방식이었어요. 개발 공수는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통제 가능했습니다. 핵심 플로우를 건드리지 않아 QA 범위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B안 자체는 사실 가장 평범합니다. 하지만 A안과 C안을 왜 버렸는지가 함께 있으면 B안의 선택이 전혀 다르게 읽혀요.
개발 리소스와 일정을 고려할 줄 아는지
사용성 데이터로 판단하되 비즈니스 리스크까지 저울질하는지
이상적인 안과 현실적인 안 사이에서 트레이드오프를 설계할 줄 아는지
채용 담당자가 면접에서 확인하고 싶어하는 진짜 역량입니다. 그리고 이걸 포트폴리오 단계에서 먼저 보여줄 수 있다면 면접 전에 이미 반은 증명한 셈이에요.
코칭을 하면서 자주 보는 패턴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5~6개를 빠짐없이 넣으려다 보니 각각이 얕아지는 거예요. 차라리 2~3개 프로젝트를 딥 프로세스로 만들어 이런 의사결정 과정을 깊게 보여주는 편이 훨씬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버린 안의 이유는 곧 고른 안의 근거가 됩니다. 최종 합격은 아웃풋이 아닙니다. 디자이너가 그 아웃풋에 도달하기까지의 선택 기준이 지원 회사의 팀내 결정 구조와 부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룹 스프린트에서 4주 동안 두 가지를 같이 합니다. 채택하지 않은 안의 논리를 세우는 것, 그리고 그걸 포트폴리오 구조로 만드는 것. 매주 직접 피드백을 받고 참가 디자이너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얼리버드 12명 중 1자리 남았습니다.
https://www.latpeed.com/products/9DaUc
'버린 디자인이 당신의 실력을 증명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