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프레이밍 효과를 이용한 화면 설계
사람은 같은 크기의 손실과 이득이 있을 때 손실에서 더 큰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100만 원이 생길 때 기쁨보다 100만 원을 손해 볼 때 감정을 더 견디기 힘든 것이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프레임'과 관련 있다. 프레임은 '생각의 틀'을 의미한다. 우리 생각은 누군가 미리 짜 놓은 틀에 영향받는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연구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심리학자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지역에 질병이 창궐했습니다. 이로 인해 6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두 가지 치료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방법 중 선호하는 것을 선택하세요.”
1) 첫 번째 그룹
치료법 A : 200명을 구할 수 있다.
치료법 B : 33퍼센트 확률로 모두를 구할 수 있지만 67퍼센트 확률로 아무도 구할 수 없다.
이들 중 72퍼센트가 치료법 A를 선택했다. 28퍼센트 사람만이 치료법 B를 선택했다.
2) 두 번째 그룹
치료법 C : 400명이 죽을 것이다.
치료법 D : 33퍼센트 확률로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67퍼센트 확률로 모두 죽을 것이다.
이들 중 78퍼센트가 치료법 D를 선택했다. 22퍼센트 사람만이 치료법 C를 선택했다.
위 실험은 전체 600명 중 200명이 생존하는 것과 400명이 죽는 상황이다. 사실상 두 그룹 질문은 같다. 하지만 질문 방식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카너먼과 트버스키 실험을 통해 어떤 것을 추측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그룹의 치료법 A 선호는 '긍정적 프레이밍 효과'와 관련 있다. 사람들은 보통 확실한 이득이 주어질 때 긍정적 메시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에서 200은 삼분의 일 밖에 안되지만 '구할 수 있다'라는 워딩은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의 치료법 D 선호는 '부정적 프레이밍 효과'와 관련 있다. 사람들은 손실 가능성이 높고 ‘아마도' 이득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카너먼과 트버스키 사례를 통해 우리는 확실한 이득이 예상될 때 긍정적 메시지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 2>는 스팸 메일을 막아주는 프로그램 판매 예시다. 좌측은 전체 스팸의 4%를 막아준다고 했고, 우측은 내 파일 96퍼센트가 스팸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했다. 같은 내용이지만 우측의 긍정적 프레이밍이 더 많은 사용자 반응을 이끌어내리라 예상된다.
<그림 3>역시 유사한 예시다. 좌측 요구르트는 지방 함유량이 1퍼센트라고 말하고 있다. 지방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부정적 함의가 내포되어 있다. 1이 작은 숫자라 해도 민감한 고객에게 불편함을 줄 것이다. 반면, 우측 요구르트는 무지방 99퍼센트라고 말하고 있다. 무지방에는 이미 긍정적 메시지가 포함돼 더 높은 사용자 반응이 기대된다.
소비자 연구가인 누네스(Joseph C. Nunes)와 드레즈(Javier Dreze)는 세차장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들은 먼저 두 그룹으로 고객을 나눴다. 그리고 규칙 하나를 제시하는데, 스탬프 여덟 개를 찍으면 세차 한 번이 무료라는 것이다. 두 그룹에게 전달된 쿠폰은 다음과 같다.
1) 첫 번째 그룹
여덟 개의 빈 공간이 있다.
2) 두 번째 그룹
열 개 빈 공간 중 두 개의 스탬프가 미리 찍혀있다.
사실 두 쿠폰 모두 스탬프 8개를 채워야 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두 번째 그룹의 스탬프 완수 비율이 첫 번째 그룹에 비해 82퍼센트 높게 나온 것이다. 그들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사항에 대해서는 동기부여가 훨씬 잘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부여된 진행 효과(Endowed Progress Effect)'라고 한다.
아래 <그림 5>는 한 사이트의 결제 과정 중 한 장면이다. 로그인과 주소 입력은 결제 과정 전 미리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활용해 지불 페이지를 3페이지부터 시작할 수 있다. 사용자는 과정이 이미 많이 진행됐다는 생각을 가진다. 이는 완수에 대한 동기부여로 연결된다.
<그림 6>은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코스 수료 사이트다. 이 서비스는 본격적인 수료 시작 전 미리 강의 계획서를 다운로드하게 한다. 이를 과정에 포함시켜 0%이 아닌 상태로 코스를 시작하게끔 한다. 원 그래프를 활용한 퍼센트 기법은 링크드인 프로필 페이지 같이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구매유도를 위한 심리학' 끝
<출처 및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