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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 Jul 16. 2020

구매유도를 위한 심리학

긍정적 프레이밍 효과를 이용한 화면 설계

사람은 같은 크기의 손실과 이득이 있을 때 손실에서 더 큰 불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100만 원이 생길 때 기쁨보다 100만 원을 손해 볼 때 감정을 더 견디기 힘든 것이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프레임'과 관련 있다. 프레임은 '생각의 틀'을 의미한다. 우리 생각은 누군가 미리 짜 놓은 틀에 영향받는다. 이와 관련된 유명한 연구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그림 1> 프레임은 생각의 틀을 의미한다.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실험

심리학자 카너먼과 트버스키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느 지역에 질병이 창궐했습니다. 이로 인해 6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두 가지 치료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방법 중 선호하는 것을 선택하세요.”


1) 첫 번째 그룹

치료법 A : 200명을 구할 수 있다.

치료법 B : 33퍼센트 확률로 모두를 구할 수 있지만 67퍼센트 확률로 아무도 구할 수 없다.

이들 중 72퍼센트가 치료법 A를 선택했다. 28퍼센트 사람만이 치료법 B를 선택했다.


2) 두 번째 그룹

치료법 C : 400명이 죽을 것이다.

치료법 D : 33퍼센트 확률로 아무도 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67퍼센트 확률로 모두 죽을 것이다.

이들 중 78퍼센트가 치료법 D를 선택했다. 22퍼센트 사람만이 치료법 C를 선택했다.


위 실험은 전체 600명 중 200명이 생존하는 것과 400명이 죽는 상황이다. 사실상 두 그룹 질문은 같다. 하지만 질문 방식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었다. 우리는 카너먼과 트버스키 실험을 통해 어떤 것을 추측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그룹의 치료법 A 선호는 '긍정적 프레이밍 효과'와 관련 있다. 사람들은 보통 확실한 이득이 주어질 때 긍정적 메시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전체에서 200은 삼분의 일 밖에 안되지만 '구할 수 있다'라는 워딩은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의 치료법 D 선호는 '부정적 프레이밍 효과'와 관련 있다. 사람들은 손실 가능성이 높고 ‘아마도' 이득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위험을 줄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긍정적 프레이밍 효과를 이용한 경험 설계

카너먼과 트버스키 사례를 통해 우리는 확실한 이득이 예상될 때 긍정적 메시지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 2>는 스팸 메일을 막아주는 프로그램 판매 예시다. 좌측은 전체 스팸의 4%를 막아준다고 했고, 우측은 내 파일 96퍼센트가 스팸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했다. 같은 내용이지만 우측의 긍정적 프레이밍이 더 많은 사용자 반응을 이끌어내리라 예상된다.


<그림 2> 우측이 더 긍정형이다.


<그림 3>역시 유사한 예시다. 좌측 요구르트는 지방 함유량이 1퍼센트라고 말하고 있다. 지방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부정적 함의가 내포되어 있다. 1이 작은 숫자라 해도 민감한 고객에게 불편함을 줄 것이다. 반면, 우측 요구르트는 무지방 99퍼센트라고 말하고 있다. 무지방에는 이미 긍정적 메시지가 포함돼 더 높은 사용자 반응이 기대된다.


<그림 3> 우측이 더 긍정형이다.



부여된 진행 효과를 활용한 반감 관리

소비자 연구가인 누네스(Joseph C. Nunes)와 드레즈(Javier Dreze)는 세차장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그들은 먼저 두 그룹으로 고객을 나눴다. 그리고 규칙 하나를 제시하는데, 스탬프 여덟 개를 찍으면 세차 한 번이 무료라는 것이다. 두 그룹에게 전달된 쿠폰은 다음과 같다.


<그림 4> 우측 쿠폰에는 미리 스탬프 두 개가 찍혀있다.


1) 첫 번째 그룹
여덟 개의 빈 공간이 있다.

2) 두 번째 그룹

열 개 빈 공간 중 두 개의 스탬프가 미리 찍혀있다.


사실 두 쿠폰 모두 스탬프 8개를 채워야 하는 것은 같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두 번째 그룹의 스탬프 완수 비율이 첫 번째 그룹에 비해 82퍼센트 높게 나온 것이다. 그들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된 사항에 대해서는 동기부여가 훨씬 잘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부여된 진행 효과(Endowed Progress Effect)'라고 한다.

    아래 <그림 5>는 한 사이트의 결제 과정 중 한 장면이다. 로그인과 주소 입력은 결제 과정 전 미리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활용해 지불 페이지를 3페이지부터 시작할 수 있다. 사용자는 과정이 이미 많이 진행됐다는 생각을 가진다. 이는 완수에 대한 동기부여로 연결된다.


<그림 5> 이미 진행된 사항을 과정에 포함시킨다.


<그림 6>은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코스 수료 사이트다. 이 서비스는 본격적인 수료 시작 전 미리 강의 계획서를 다운로드하게 한다. 이를 과정에 포함시켜 0%이 아닌 상태로 코스를 시작하게끔 한다. 원 그래프를 활용한 퍼센트 기법은 링크드인 프로필 페이지 같이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에도 활용할 수 있다.


<그림 6> 원 그래프와 '부여된 진행 효과'



'구매유도를 위한 심리학' 끝




<출처 및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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