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코스트는 잘 있어요. 여전히 햇살은 따스하다가도 오후만 되면 바람이 몰아치는 사계절을 담고 있는 골드코스트의 겨울네요. 7월의 마지막을 달리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고 종종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과 묵묵히 여기에서 나름의 삶을 지켜내는 풍경들을 보고 있어요.
끝이 안보이는 해변 모래사장
숙소는 서퍼스 파라다이스 근처예요. 풍경이 아주 예쁘고 어디나 그렇겠지만 바다가 기가 막힙니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이글거리는 태양을 볼 수 있는 새벽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양쪽 끝은 여기가 해운대가 아니고 골드코스트구나를 느끼게 해줘요.
모래성을 쌓고 분위기를 즐겨요
오늘은 아이와 맘껏 모래놀이를 하다 해 질 녘에나 돌아왔네요. 요즘은 한 겨울이라 해가 일찍 다섯 시 반이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여기 모래가 너무 부드러워서 근처 호텔들이 무너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조개들만 없다면 너무나 부드러운 모래 가득이라 아침나절에 모래찜질을 부릅니다.
산책로를 따라 바다를 따라
날씨 이야길 좀 하자면 아침에는 태양이 떠오르고부터 장렬하게 온도가 올라가고 8시만 되어도 사람들이 바다에 몰려듭니다. 물론 새벽에도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요. 넉넉잡아도 9시쯤이면 서핑을 해도 될만한 따스함이랄까? 물론 물이 약간 차갑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생각보다 차갑진 않답니다. 오히려 숙소에 있는 수영장들이 태양 빛을 못 받아서 그런지 하루종일 차가워서 온수풀이 아니면 아이들이 잘 안 들어가네요~
골드코스트 명소는 바다와 숙소지~
산책하는 사람들
점심을 지나 한두 시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약간 바람이 차가워진다고 할까.. 날씨에 따라 약간 변동은 있겠지만 선선한 가을날씨로 바뀝니다. 그리고 다섯 시부터 어둑어둑 해져요. 그리고 나면 정말 바람도 쌀쌀하고 늦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지요. 어제는 새벽 채감온도가 7도 정도더라고요. 쌀쌀해서 따듯하게 입어야지 감기 걸리기 딱 좋은 온도차예요.
장기 투숙객을 위한 전용 숙소도 가지가지~
숙소가 낡아서 인지 원래 여기 건축 스타일인지 유리창 방음이나 단열이 잘 안 되는 단일창 구조라 쌀쌀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 이맘때 오실 거면 아이들은 최소 따듯한 플리스나 경량패딩도 함께 가져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영복은 필수, 반팔 티셔츠 반바지도 필수! 물론 우리가 느끼는 온도와 외쿡 사람들이 느끼는 온도차가 다르다는 걸 길가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긴팔 긴바지에 외투까지 입고 있는데 가끔 어떤 외국인들은 수영복 차림으로 걸어가니까요~ 어쩜 제 주위 동료들이 추위를 많이 탈지도~~ ㅎㅎ
아이들 셔틀버스와 실내 수영장
한 달 살기는 아이 영어 캠프 일정에 맞췄어요. 오랜만에 장기 휴가를 내고 와야 하는 이유는 맞벌이 이기도 하고 둘 다 회사 일정 상 시간 내기 쉽지 않은데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지금까지 줄기차게 보내온 영어학원에서의 지루함도 달래고 아이에게 방학인데 뭔가 특별한 계기도 마련해 줄 겸!? 물론 영어라는 테두리에서의 욕심이 좀 있었지만요.
이매진 캠프
아이는 그렇게 영어학원 숙제에서 해방은 되었고, 저는 회사에서 해방되어 아이 캠프 보내기 전에 도시락을 싸주는 미션을 하달받고 골드코스트에 와 있답니다. 앞으로 삼시 세 끼가 걱정이에요.
그래도 잘 이겨내 보려고요. 어차피 아이는 점심을 챙겨 먹어야 하고 저는 또 살아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