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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초3 딸과 아빠 단둘이 호주 골드코스트 출발

인천 - 상하이 - 브리즈번을 거쳐 호주 골드코스트 3주 여행을 위해!!

by 아름드리

워킹 홀리데이로 가고 싶었던 호주, 아이를 위해 3주 휴가를 질러버리고 맞이한 첫 휴일 드디어 출발!


무덥고 습한 7월 장마와 초강력 태풍 개미는 24년 여름 딸과 단둘이 처음 떠나는 긴 여행을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했다. 출발 일주일 전쯤 일본은 갑자기 코로나가 유행하고 태풍은 대만을 강타하고 중국으로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도착 골코 바다

"그래 가보자"며 결정된 호주 골드코스트 3주 살아보기는 그렇게 한 달 전 겨우 여행을 확정 짓고 비행기 표와 숙소 아이 교육까지 일정을 매듭지어 놓은 터였다. 가장 큰 일은 비행기가 뜰 수 있는가? 저렴한 항공권으로 예약하느라 취소도 가능하지 않는 티켓이었는데 그보다는 갈 수 있느냐의 걱정이 앞섰다.

중국 공항 게이트만 만원 인파

딸아이와 단둘이 그것도 상하이 경유로 호주를 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인데 우리는 잘~!! 해냈다.

호주 골드 코스트 도착

짐 준비

MBTI에서 T형인 아빠는 출발 전 꼼 꼼 이로 필요한 것들을 미리 컴퓨터로 정리해두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두었다. 짐은 출발하기 전 일주일 전부터 미리미리 챙겨서 빠진 것이 없는지 아내와 두세 번 반복해서 체크했다. 수하물 무게에 맞춰 아빠짐과 딸아이 짐 가방을 넉넉한 것으로 준비하고 꼭 필요한 의류 위주로 챙겼다.

짐이 늦게 도착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필수 옷가지는 백팩에 한벌 씩 준비해 두고 중요 서류와 노트북도 백팩에 챙겨두었다. 카드는 두 가지 이상 준비하고 휴대폰 배터리와 멀티탭 그리고 어뎁터도 챙겼다.

먹거리와 의약품

호주 골드코스트는 우리나라와 반대 즉, 겨울 날씨지만 상대적으로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곳으로 마치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에 지나지 않아 한겨울에도 수영을 즐긴다고 한다. 대부분의 음식들을 통관 등의 까다로운 절차를 고려하여 대부분 호주 한인 마트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기내식

아이 옷과 필요한 의약품 그리고 생계를 위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신청하고 환전도 없이 일단 가보기로 했다. 먹거리를 위해서는 나오기 전에 극적으로 타협한 햇반 몇 개와 미리 필수 준비물로 챙겨 놓은 김과 삼각김밥용 재료들을 넣었다. 아이 교육 프로그램에서 미리 호주 날씨와 한인 마트들의 정보를 알려줬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짐을 꾸릴 수 있었다. 호주 갈 때 동방항공의 경우는 수화물이 23kg * 2개까지 가능한데, 오는 직항 제스타 항공에서는 별도 수화물을 구매해야 하고 20kg씩만 가능해서 최대한 짐을 꾸릴 때 아빠와 딸 각각 짐가방 2개에 실내 반입이 가능한 각각의 백팩으로 최적화를 진행해보고자 했다.

인천 공항 가는길

출발 그리고 공항버스

마지막 체크리스트를 점검하고 인천공항 1 여객 터미널로 이동하는 길 생각보다 날씨가 좋긴 했다. 전날까지 비가 내리고 대만에는 태풍이 휘몰아쳐 엄청난 홍수가 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무더위가 찾아오고 있었다.

짐을 싸다보니

아내가 반차를 내고 근처 공항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줘서 짐을 편하게 나를 수 있었다. 공항버스 이용 시에는 사전에 앱이나 웹으로 좌석 애매를 해두어야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애매 없이 공항버스를 타려 던 손님들이 있었는데 교통카드 결제가 늦어지고, 시간 대가 다른 손님은 태워주질 않았다. 아내가 미리미리 애매 부분을 이야기해서 내가 출발 버스 시간을 미리 넉넉한 시간으로 애매해 두었다. 10시 55분 동탄역에서 인천공항 행 공항버스를 타고 한 시간 30분 정도 지나 인천에 도착했다.


항공편 그리고 수하물 보내기

한 달 전에 급하게 짜인 일정으로 항공편을 예약하려니 비용이 만만치가 않기도 했고 좌석도 여유가 없었다. 9시간 45분 비행을 하는 긴 일정인데 빠듯하게 예약을 하려다 보니 출국은 중국을 경우하고 귀국만 직항으로 예매하게 되었다. 중국 동방항공편으로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에서 3시간 35분 정도 경유 대기 후, 호주 브리즈번으로 가는 경로였다. 직항 편이 여름 성수기에 다가오니 가격이 너무 비싸서 100만 원 정도 절약할 수 있는 경유 편을 선택했다. 아빠와 딸 둘이 대략 300만 원 정도 왕복 항공권으로 구매했는데 비교적 짧은 경유 시간은 일본과 중국뿐이었다. 여행사를 알아보기보다는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가능한 최저가들 단,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응이 좀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My Trip으로 결정했다. 이런 사이트들도 결국 예약만 대행하지 실질적으로 온라인 티켓 발권등은 지원하지 않고 항공사 사이트를 직접 거쳐야만 뭔가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긴 했다. 대신 우리는 공항에 일찍 가보기로 했다.

수하물 보내기

약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치려고 동방항공 게이트 위치를 찾는데 줄이 너무 길게 이어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전에 안내판을 내가 잘못 보기도 했고, 안내하시는 분이 잘못 알려주셔서 텅텅 빈 게이트에서 줄을 서 있었는데 정작 실제 짐 부치는 곳으로 이동하니 엄청난 인파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금요일이고 공항도 비교적 한산하다고 느꼈는데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등등 대부분의 수하물을 한 곳에서 처리하는 것인지 줄이 꼬불꼬불을 넘어 대기열 밖으로 한참 나와 있었다. 1시간 30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짐을 보내고 식사를 하러 갈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유 편이긴 하지만 짐을 알아서 상하이에서 브리즈번으로 옮겨 주기 때문에 해당 부분만 잘 체크하고 짐도 사진을 찍어 두었다. 일부 경유 항공편 예약 시에는 반드시 짐을 직접 옮길지 자동으로 옮겨줄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공항 길 출발

픽업 연락 후 휴식

아이 어학 프로그램에서 공항 픽업을 해주기로 되어 있었는데 픽업 담당자분이 카톡으로 먼저 연락을 주셔서 한국에서 출발 전에 카톡으로 문자를 드렸다. 중국 태풍의 영향으로 일정이 지연될 수 있었기에 노심초사하며 상하이에서 실 출발 시에 다시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


늦은 점심을 위해 식당가로 향했다. 나는 어쩌면 당분간 먹지 못할 수 있는 매콤한 육개장을 먹고 딸아이는 햄버거를 먹었다. 집에서 나오기 직전에 아내가 싸준 간식 몇 가지가 오랜 시간 대기하 동안 배고픔을 달래주어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지만 만약을 대비해 충분히 식사를 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비행기에서 풍경

PP카드를 사전에 신청해서 공항에서 넉넉하게 여유를 즐겨보고 싶었지만 아이는 별도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도 하고 막상 대기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바로 출국 수속으로 넘어가서 잠시 게이트에서 대기하며 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동방항공의 경우 1 터미널에서 다시 15분가량 이동 수단을 타고 이동해서 다시 왼쪽으로 한참 동안 이동해야 했다. 출발이 지연이 조금 있었는데 중국 태풍의 영향인지 항공기 점검 탓인지 약 30분 정도 지연되었다.

노심초사하며 우리는 기다릴 뿐이었는데 그나마 대기 시간이 3시간이 넘어서 좀 다행이었다.


상하이

항공기는 그리 나쁘진 않았다. 중국 승무원이 대부분이었지만 별도로 커뮤니케이션할 일은 거의 없었다. 단지 대부분 중국어로만 이야기하고 방송도 잘 들리지 않아 약간 답답함이 있었다. 짧은 비행인데도 점심 식사가 나와서 딸아이와 각기 다른 두 가지를 맛보았다. 맛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기내식은 쪼아

생각 같아선 중국의 미래인 상하이를 좀 둘러보고 여유를 부리고 싶었지만 막상 태풍의 영향으로 비행기도 흔들리고 시야도 흐리다 보니 무사히 호주에 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경유하는 방법에는 특별히 어려운 점 없이 바로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서 다시 백팩등 수하물 검사만 한번 더 하고 게이트로 이동했다.

태풍아 제발

호주 비행 편 출발이 저녁 9시가 넘어 출발 전에 상하이에서 저녁을 먹기로 예상했는데 7시가 지나니 대부분 면세점 주변 매장들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저녁을 주는지 몰라 뭐든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딱히 음료 자판기를 제외하고 먹을 것들이 보이진 않았다. 기내에서 남겨두었던 빵과 버터로 겨우 배만 채우고 아침은 주겠지 위안을 삼은 터였다.

상하이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게이트 앞에서 어떤 탑승객이 기타를 꺼내 잔잔한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느껴보는 낭만이 다가왔다. 그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우쿠렐레로 알고 미소를 방긋 지었다. 요즘 딸아이도 우쿠렐레를 배우고 있어 얼마 전 구매한 장비가 그 뮤지션의 것과 흡사한 것이었다. 화장실에서 마주쳐 뮤지션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또 장비는 기타라고 알려주며 동생네 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주를 경유하게 되었다고 했다. 딸아이에게 좀 말을 걸어보라고 했는데 어색했는지 극구 마다했다.

대기열에서 기다리는 동안 라바 에니매이션을 봤는데 옆자리 남자도 킥킥거리며 같이 보았다. 잠시 짤막하게 브리즈번에 살면서 본인 조카도 이 애니를 좋아한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었다.

브리즈번 도착

호주 도착

상하이에서 개미 태풍을 무사히 피해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저녁을 못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팠지만 비행기 이륙 후에 한참 동안 안정된 고도 진입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인지 저녁을 줄 생각을 안 했다. 행여나 저녁을 안주는 것인지 뒤편으로 가서 확인도 하고 자리로 돌아와서 아이를 달래며 기다리다 중국식 면과 돼지고기 덮밥을 배부르게 먹고 가는 동안 푹 자두기로 했다.

브리즈번 풍경

긴 비행 끝에 도착한 브리즈번 하늘은 구름이 많긴 했지만 청명하고 뽀송뽀송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비행을 한 적이 없는 딸아이인데 너무 의젓하게 불편함을 견디는 모습이 너무 대견해 보였다. 힘들게 경유까지 해서 온 것도 나름의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짐 찾기 및 숙소 이동

호주 도착 후 픽업 해주시는 분께 카톡으로 연락을 드렸는데 생각보다 짐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좌석이 가장 앞쪽이라 빠르게 내리긴 했지만 우리 짐이 무사히 도착했는지 확인하고 찾아야 했기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무거운 짐을 내리는 일이 보통도 아니고 외국 특성상 우리나라보다 일 처리가 느리고 여유롭다 생각했어서 큰 불편은 없었다.

검역사항을 위해 식품과 의약품 등에 대해 미리 사진을 찍어 왔는데 검역관에게 해당 부분을 이야기하니 별도 체크 없이 나가게 해 주었다. 우리 옆쪽에는 짐을 하나하나 열어서 해당 물품을 검역관들에게 보여주고 확인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듯했다. 미리미리 식품이나 준비한 검역 대상 물품에 대한 영문 정보를 출력해서 준비하고 담당자에게 보여주면서 대응하는 부분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짐 쌀 때 이 부분을 미리 고려해서 김이나 햇반 등 몇 가지와 아이 의약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호주에서 구매하기로 했다.

골코 가는길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 서퍼스 파라다이스 숙소까지는 보통 1시간이 걸리는데 픽업 가이드 하시는 분이 처음인 우리를 위해시내를 경유하며 사우스뱅크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설명하며 돌아오는 길로 안내를 해주었다. 원래의 주행 방향에서도 주말이고 교통사고가 나서 약간 차가 막힌다고 했다. 이동하는 내내 아이는 피곤해서 잠이 들고 가이드분과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주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이야기 한국의 생활들 요즘 생성형 AI와 우리의 미래까지.. 호주에서 아는 분이 한 명 더 늘어난 것 같았다.

호주 드라이브

호주의 겨울은 볕이 너무 좋아서 딱 한국의 초가을 날씨였다. 낮에는 기온도 16도 정도로 따스하고 뽀송뽀송하기까지.. 한국의 무덥고 습한 여름을 보내다 온 우리에겐 너무도 날씨 좋은 봄가을 날씨였다.

숙소

숙소 오티 및 장보기

호텔 도착해서 숙소 체크인 하고 어학 캠프 담당자분이 함께 동행하는 분들과 잠시 인사하고 해당 내용을 소개하는 간단한 오티를 진행했다. 살림살이나 생활 그리고 여행 등에 대해서도 짧게 가이드해주시고 주의 사항도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모두의 미션인 아이들 학교 갈 때 도시락을 싸주기 위해서 일단 장보기를 다 같이 경험해 보기로 했다. 차량을 미리 준비해 주셔서 근처 트램으로 네 정거장 정도 떨어진 마트에 편하게 이동해서 장보기 할 수 있었다. 이왕 차로 간 김에 하나라도 더 사놓기 위해 마음이 급해졌다. 장보기 준비물을 써놓긴 했지만 눈에 들오지도 않았고 여러 명이 함께 장보기를 해야 했기에 시간 안배가 가장 중요했다. 정해진 시간 내에 뭔가 사야 하는 부담이 크기도 하고 뭘 살지 아직 감도 잘 없고.. 더군다나 긴 시간 비행과 차 이동에 지친 상태라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마트에서 정신없이 주워 담기에 집중했다.

근처 대형 마트

저녁 식사 및 이후

점심 식사 타이밍을 놓치고 부랴부랴 장보기를 마친 상태라 숙소에 복귀해서 어쩔 수 없이 라면에 밥 그리고 김과 김치로 끼니를 대충 해결했다. 딸아이를 위해 라면 수프는 2/3만 넣고 계란도 풀었는데 그래도 맵다고 했다. 라면을 먹는 이유는 "이건 못 먹은 점심이니 저녁을 소고기랑 소시지 등 거하게 먹자" 였는데..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간이 저녁 6시 10분이었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라 졸음이 밀려왔다. 최소한의 정리만 하고 아내와 영상통화를 짧게 끝낸 후 우리는 녹다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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