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불편함을 감수하기

호주 사람들은 괜찮을까?

by 아름드리

문득 새벽에 깨어 여전히 낯선 곳에서 불편함이 주는 편안함을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 편안함을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은 아닌지.. 너무 편안함을 추구하고자 잊힌, 오히려 잊어버리면 안 되는 나에게 소중한 것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흔히들 새로운 것을 찾고 빠른 것을 원하며 당연하게 되어야 했던 많은 것들이, 모두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였음을 깨닫는다. "한국은 그런 곳이다" 여기며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던 나의 편안함은, 이 낯선 곳에서 주는 불편함에 지고 만다. 문득 감사해지는 순간이다.


오래된 냉장고의 문을 여니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 흔한 센서등이 없어서 손으로 더듬더듬 스위치를 켜본다. 그러다 문득 바라본 바다 위 초승달은 처량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지만, 괜찮다는 위로가 되어 주는 것 같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새벽, 깜깜한 바다 근처 휴양지에는 조금의 빈틈이 묻어난다. 숨쉬기 위한 여유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듯한..


모두가 빠르고 정확하게 돌아가는 동안, 나만 어딘가 고장 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늘 그렇게 해야 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며, 더없이 열심히 해야만 겨우 쫓아가는 수준이 된다고 느꼈다. 무엇을 위해서였을까? 그러한 삶이 내가 바라던 삶이었을까?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 밤 낯선 이 불편함이 나에게 묻는다. 나에게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고 넌 어떻게 지낼 때 좋냐고.. 그 물음에 딱히 뭐라 답을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내가 너무 편안함에 익숙해져 버림이었기 때문인가 싶다. 바삐 움직이는 그 철저함과 "그래야 하니까"에 치여서 내게 필요한데 없었던 시간들..


여행으로 떠나 있어서 그런 것인지, 불편함도 감수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이 사람들은 괜찮은 걸까? 나만 불편하나"가 아닌 그저 내가 괜찮은 시간, "이런 불편함도 괜찮네" 그렇게 나의 마음을 덜어내고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순간. 지금 이 시간에 집중!


정말로 괜찮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눈치 보지 않고 정말 괜찮은 든든함이 있는 것. 평소 하지 못했던 일을 하든, 하루 종일이 아니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나를 돌아보고 마음을 다독이고 그렇게 여유를 느끼는 것. 그게 책이든, 게임이든 뭐든 너 좋은 것..


곱다. 바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서도 좋고 가끔 잊어버려서도 좋고 그냥 지금을 사니까, 나니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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