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코 17화
비쥬의 임신소식을 듣고 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의사선생님께서 비쥬의 출산이 얼마 안 남았다고 말씀하셨다.
!
비쥬를 집으로 데리고 온지 이제 한달, 한달만에 임신과 출산이라니!
아직도 비쥬와 단둘이 있으면 어색하고 등골이 가끔 오싹해지는데
떡 본김에 제사지내는건가...
임신 소식 듣자마자 출산이라니...
비쥬가 안쓰럽고 속상하고 기쁘고 등등
그런 감성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었다.
혹시 오늘 내일, 출산할 수 있으니 최대한 출산에 필요한 준비물들이라도
챙겨놓고 난 뒤에 울고 웃고 해야할것 같았다.
처음엔 뭐부터 준비해야할지 몰라
늘 그랬듯 고양이카페에 하소연을 하고 도움을 청했다.
천사같은 카페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고
필요한 물품들과 준비방법, 그리고 유의사항들까지
꼼꼼히 체크할 수 있었다.
코앞으로 다가온 출산 준비에 대한 정보도 얻고 출산을 맞이할 응원도 얻었다.
우선 사람과 달리 고양이는 알아서 출산하고 양육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다른 이에 도움없이
혼자서 그 큰일을 치르는 것 같다.
먼먼 옛날에는 사람 역시 혼자서 다 해결했겠지만
점점 기계와 의학과,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애도 못낳고 자식도 못키우는 것 같다.
점점 사람만 약한존재가 되어가는게 아닐까.
자연에서 벗어나면 약해지는 것인가.
여튼 최소한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바로 산실이다.
산실은 튼튼한 상자로 만들되 여러개 만들어 두는것이 좋다고 한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과 고양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같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조용하고 따뜻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곳에 산실을 만들어 둔다.
나도 안방의 테이블 아래, 드레스룸 안에, 거실 한구석에 총 세군데의 산실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우체국 택배상자와 고양이화장실 택배상자로 앞쪽만 뚫린 티비모양 같은 산실을 만들었다.
바닥에는 담요를 깔고 그 위에는 출산시 바닥이 젖지않게 패드를 깔았다.
산실이 익숙할수 있게 산실안에 평소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담요를 두고
간식을 먹일때도 되도록 산실 안에서 먹도록 했다.
두번째로 준비해야 할 것은 산모냥의 원기회복을 위한 물품들이다.
출산과 수유를 통해 칼슘이 부족해 개구호흡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럴때를 대비해 미리 칼슘제를 먹이고,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수 있어 종합영양제 역시
습식사료나 간식에 함께 섞여 먹인다.
아픈동물들이 먹는 회복식 캔, 고열량캔도 여유있게 쟁여두었다.(캔 하나의 값이 엄청나다!)
하지만 때에 따라 비쥬같이 나이가 어린 고양이들의 경우 출산 자체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 아깽이들을 몸에서 나온 이물질로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럴경우 탯줄 자르기 부터 아깽이들 수유까지 집사가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 거기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했다.
유투브를 통해 출산과정부터 아깽이들 수유와 배변처리하는 것까지
메모하며 공부하고 숙지했다.
마지막으로 알아두어야 할 유의사항.
고양이의 경우 텀을 두고 출산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출산이 다 끝났다고 생각해도 몇 시간 뒤에 다시 출산을 하는 경우가 있어
하루정도는 계속 지켜보는게 좋다.
두번째로 출산시에 아기냥과 함께 나온 태반을
먹는데 1~2개정도만 기력회복을 위해 먹게 하고
그 뒤에 나오는 태반은 못먹게 해야 설사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출산까지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가 없어
최대한 빠른 시간안에 많은 정보들을 모으고 준비물을 최대한 빨리 모으려고 노력했다.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출산의 징후가 오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고해서
비쥬가 어딜 가든 눈이 쫓아갔다.
하지만 특별히 다른 행동보다는 유난히 털 빗는걸 좋아하고
계속해서 오래도록 강하게 빗질해주길 원했다.
그르릉 소리를 내고 엉덩이를 치켜올릴정도로
정말 좋아했다.
빗질해주는 기계나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팔이 아팠다.
온 가족이 돌아가며 빗질을 해주어야 비쥬의 욕구가 겨우 충족될 정도였다.
우리도 불안하고 떨리는데 비쥬는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했을까.
그런데
며칠 뒤에 출산할꺼라는 비쥬는 한달이 다 되가도록
출산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