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비루코

by 비루코집사
최영옥.jpg



카페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서 글 읽는 시간도, 글을 쓰는 시간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아니,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분명 있었지만 그것을 할 체력이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할 시간이 사라져 버렸다.

진득하니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이미지를 떠올리는 작업들은

정말 시간이 많이 든다. 아니 든다는 것을 알바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남들 보기에 쓸데없어 보이는 나의 시간들이 사실은 고귀한 창작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나는 알바를 하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일을 하기 전 사실 뭐든 하고 있었다.

나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작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작업과 배움을 가졌다. 그때도 나름 스케줄이 바빴다.

하지만 그것이 돈으로 산출되지 않으니

뭔가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몇 푼밖에 안되는 돈이라도 벌어야 내가 이만한 돈이라도 벌 수 있는 쓸모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대신에 나의 하루는 해야 할 일을 해치우는데 급급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갔지만 도중에 내릴 수는 없었다.


알바가 끝나면 집으로 가기 전에 아들의 책을 빌린다는 이유로 계속 도서관에 들렀다.

그때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잠깐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책을 읽을 때 신기하게도 제대로 쉰다는 느낌이 들었다.

겨우 자기 전 몇장 정도만 읽을 수 밖에 없었지만 몸도 마음도 편안해졌다.

마치 자려고 누웠을 때 고양이들이 내 주위로 다가와 웅크리고 잠을 청할 때 같았다.

고양이들의 온기가 전해지니 포근하고 커다란 품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아무 걱정없이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충분히 쉬고 있다는 느낌.


이 그림은 도서관일러스트공모전에 냈던 그림.

참가상 받았다~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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