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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과 용머리해안

기후와 생활

by 이재형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IUCN 리더스 포럼을 위해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에 와 있습니다. 중문에서 멀지 않는 곳에 용머리해안이 있습니다.


용머리해안은 수천만년 동안 모래가 퇴적되어 쌓인 퇴적암인 사암층이 바닷물에 서서히 침식되어 생긴 지구의 역사가 담긴 지역입니다.


이를 관람하기 위해 제주도는 1987년 용머리해안 탐방로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1987년에 만든 용머리해안 탐방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침수되어 새롭게 다시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새롭게 만든 용머리해안 탐방로도 해수면 상승의 위험에 자유롭지 않습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바다와 탐방로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져 바람이 심한 날이나 만조 시기에는 용머리해안 탐방로가 자주 통제됩니다.

용머리해안을 방문할 때는 탐방로가 자주 통제되기에 미리 전화를 해보고 가는 게 필수입니다. 그래야 허탕을 치지 않습니다.


저도 서귀포에 있는 동안 잠깐이나마 들려볼까해서 용머리해안 사무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3일 연속 전화를 했을 때 나온 답변은 ‘전일 전면 통제됩니다’라는 답변이었습니다. 저 말고 수많은 분들이 전화 할텐데, 전화를 받으시는 분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해수면 상승의 현장은 용머리해안은 가보지 못하고 서귀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미래 세대는 이젠 아예 가보지도 못할 곳이라 생각됩니다.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용머리해안을 오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제 나이가 되었을 때는 이제 더 이상 오지 못할 곳이라는 슬픈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도 너무 아쉬워서 이 글을 쓴 다음 점심시간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역시나 관람이 통제 중이었습니다. 멀리서 나마 파도로 물에 잠긴 탐방로를 사진으로나마 남기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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