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법을 안내하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Scope 2(스코프 2) 배출량 산정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Scope 2란 앞서 이야기 했듯이 “기업이 직접 연료는 연소하지 않지만, 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배출하는 배출량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온실가스는 대상이 간접적으로 배출한다고 하여 간접배출(Indirect Emission)”이라 합니다.
간접배출량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예는 전기와 스팀입니다. 전기의 대부분은 전국에 있는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와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되어 한국전력공사의 전력 송전 및 배전망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마찬가지로 스팀은 도심이나 산업단지 내 열병합발전소에서 생산되어 가정이나 공장으로 이송됩니다. 그렇기에 간접배출량은 전기의 사용량과 스팀의 사용량에 비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에너지 믹스
간접배출량 산정 방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에너지 믹스(Energy Mix)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에너지 믹스란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여 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 합니다. 그렇기에 전기 생산에 있어 에너지 믹스는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량을 변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원별 발전량> 통계를 살펴보겠습니다. 2006년 381,181Gwh 수준이던 발전량이 2020년에는 552,162Gwh로 51% 정도 증가했습니다. 동일기간에 석탄발전의 비중이 37%에서 34%로 떨어졌으며, 유류발전은 5%에서 1%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저탄소 혹은 무탄소라 불리는 원자력발전은 39%에서 27%로 감소, 신재생에너지는 1%에서 8% 증가했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 것일까요? 바로 동일한 양의 전기(1kwh)를 생산하더라도 에너지 믹스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즉, Scope 1에서 이야기 했듯이 석탄발전과 유류발전의 규모와 비중이 클수록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며, 원자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의 규모와 비중이 클수록 전기 1kwh를 생산하는 데 더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입니다.
이렇게 1년 동안 발전소에서 전기 생산을 위해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tCO2eq)을 생산한 전기 발전량(kwh)으로 나눈 값을 “전력배출계수(tCO2eq/kwh)”라고 하며, 이 전력 배출계수는 에너지 믹스에 따라 달라집니다.
Scope 2 : 전력
외부에서 공급된 전기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은 아래의 식으로 산정됩니다. 즉, 가정이나 기업에서 사용량 전력 사용량에 전력배출계수를 곱하여 산정합니다. 그리고 전기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가 나오기에 최종적으로는 온실가스 종류에 따라 지구온난화지수도 고려해야 합니다.
출처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
우리나라의 국가 고유 전력배출계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 1Mwh의 전기를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는 0.4653톤이 나오며, 메탄은 0.0036kg, 아산화질소는 0.0085kg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출처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
마지막으로 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지구온난화지수(GWP)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전력배출계수는 0.4594106tCO2eq/Mwh가 나옵니다. 아래의 식에서 1000을 나누어주는 이유는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단위는 kg이기에 이를 '톤'으로 환산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21과 310은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지구온난화지수로 이들의 배출량을 이산화탄소로 환산하여 하나의 값으로 비교하기 위한 것입니다.
Scope 2 : 스팀
외부에서 공급된 스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은 아래의 식으로 산정됩니다. 이 역시 가정이나 기업에서 사용한 스팀의 소비량(TJ)에 스팀 배출계수(tGHG/TJ)를 곱하여 산정합니다. 그리고 스팀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가 나옵니다. 아래의 식에서도 j가 바로 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를 의미합니다.
다만 전기는 사용량의 단위가 Mwh나 kwh이고, 스팀은 TJ(테라주울)로 열량 단위를 사용합니다.
출처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
그런데 스팀 배출계수는 전력 배출계수와는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력 시장의 경우 한국전력공사가 유일한 최종공급자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발전사들은 에너지원의 종류와 상관없이 한국전력공사에 생산한 전기를 보내게 됩니다.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느 에너지원으로부터 자신이 소비하는 전기가 왔는지 알 수 없기에, 전력 배출계수도 국가 전체의 평균값을 적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스팀은 가정이나 산업단지 인근의 열병합 발전소로부터 생산됩니다. 그렇기에 자신이 스팀을 공급받는 열병합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과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다른 스팀 배출계수가 존재합니다.
여기에서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산정등급(Tier)에 따라 다른 배출계수가 적용됩니다. Tier는 배출량 산정의 복잡성을 나타날 때 쓰이는 개념으로, Tier 1은 복잡성이 낮은 단계로 IPCC에서는 <IPCC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전 세계 평균값입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에서는 열(스팀)을 생산하여 외부로 공급하는 업체가 자체적으로 열(스팀) 배출계수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에 아래의 배출계수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전 세계의 평균보다 한 단계 복잡하게 들어간 우리나라 고유의 Tier 2의 배출계수인 것입니다.
출처 :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배출량 보고 및 인증에 관한 지침
마지막으로 Tier 3는 가정이나 기업에 공급한 열병합 발전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팀 배출계수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열병합 발전소가 <한국지역난방공사>인데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다 보면 판교IC 근처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판교지사 열병합 발전소를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Daum 로드뷰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매년 자신들이 공급한 스팀에 대해서 소비자가 간접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도록 매년 고유의 스팀 배출계수를 만들어서 홈페이지에 공개합니다.
출처 : 한국지역난방공사
수도권지사의 경우 이산화탄소, 메탄, 그리고 아산화질소 배출량에 지구온난화지수를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Tier 3 스팀 배출계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Tier 2 스팀 배출계수(59,685kgCO2eq/TJ) 보다 낮은 값을 보입니다. Tier 3로 오면서 배출계수가 더욱 정확해지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아래의 식에서 21과 310을 곱해주는 이유는 전력 배출계수와 마찬가지로 지구온난화지수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다만 전력 배출계수와는 달리 1000을 나누지 않습니다.
이는 전력 배출계수의 이산화탄소는 '톤' 단위,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kg' 단위인데,
스팀 배출계수는 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 모두 'kg' 단위이기에 단위를 맞춰줄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Scope 3 배출량 산정 방법을 예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