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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Oct 17. 2023

우리나라는 얼마나 풍요로워졌고, 어떻게 달라졌나 1

기후와 생활

앞서 <기후와 책> 코너에서 호프 자런의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2020)》를 소개했습니다. 그 책을 읽고 우리나라는 얼마나 풍요로워졌고, 우리나라는 어떻게 달라졌나 궁금했습니다.


호프 자런은 자신이 태어난 1969년부터 현재까지를 비교했습니다. 저는 제가 태어난 1983년을 중심으로 1980년부터 2020년까지의 40년간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인구

우선 인구입니다. 1980년 우리나라의 인구는 3,817만 명이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5,144만 명으로 40년 동안 연평균 0.8%씩 인구는 상승 추세에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인구 성장률이 정체되더니 2019년에는 0%의 인구성장률을 기록합니다. 여기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2021~2022년 인구성장률은 –0.4%로 2021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1인당 GDP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란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최종생산물의 시장가치의 합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GDP는 전체 크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해당 국가의 인구수로 GDP를 나눈 ‘1인당 GDP’로 국가 경제의 크기를 비교합니다. 1980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1,715달러/명으로 상당히 적었습니다.


1994년에 1만 달러/명, 2006년에 2만 달러/명, 마침내 2017년에 3만 달러/명이 넘습니다. 지난 40년(1980~2020년) 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무려 18.5배, 연평균 7.6%씩 성장했습니다.


에너지

다음으로 에너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최종에너지 소비량입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수입 의존도가 92.8%로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해외에서 수입합니다. 수입하는 에너지원은 대표적으로 원유, LNG, 유연탄, 무연탄, 그리고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이 있습니다. 이렇게 공급된 에너지의 총량이 ‘1차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공급된 에너지는 발전소까지 가는 과정에서 누출 손실도 발생하고, 전력과 스팀(열)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전환 손실도 발생합니다. 그렇기에 1차 에너지 공급량과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손실을 차감하고 실제로 최종소비자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우리는 ‘최종에너지’라고 합니다.


2020년 에너지밸런스 플로우(출처 : 에너지경제연구원 「2021년 자주 찾는 에너지통계」)


그런데 수입 및 생산되는 에너지원의 물질 상태가 다릅니다. 기체(LNG)도 있고, 액체(원유), 고체(유연탄, 무연탄, 우라늄)도 있습니다. 물질의 상태에 따라 용량/크기를 kg, m3, L(리터)로 관리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에너지원을 하나의 크기로 표시하기 위한 표준 단위를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정한 TOE(Ton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톤)입니다. TOE는 원유 1톤을 사용할 때 만들어 낼 수 있는 열량의 크기를 의미하며, 모든 에너지원의 에너지 열량을 원유 1톤과 비교합니다.


예를 들어 원유 1톤은 1 TOE인데, 도시가스(LNG) 1,000m3은 1.1019TOE, 휘발유 1,000L는 0.775TOE의 크기를 갖습니다.


TOE와 TOE 비교 방식이 궁금하다면?


1980년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대략 3천 만TOE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1993년에 1억 TOE, 2011년에 2억 TOE, 2022년에는 2억 4천만 TOE를 기록합니다. 지난 40년간 최종에너지 소비량이 7.6배로 늘었습니다.


지난 40년간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우상향의 형태를 보였습니다. 세 번만 빼고요. 첫 번째가 1998년의 IMF,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2019년 코로나19. 우리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한 결과가 아니고 내외부적 경제 위축 상황이 최종에너지 소비량을 감소시킨 결과입니다.

 

최종에너지 소비량을 인구로 나누어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량을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의 인구는 대략 3,800만 명이었습니다. 이때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을 인구로 나누면 1인당 약 0.8TOE/명의 최종에너지를 사용합니다. 시간이 흘러 1981년에 1.0TOE/명, 1992년에 2.1TOE/명, 1997년에 3.1TOE/명, 2011년에 4.0TOE/명을 넘게 됩니다. 지난 40년 동안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0.8TOE/명에서 4.3TOE/명으로 5.6배 정도 늘었습니다. 이는 40년 전 부모님 세대보다 우리 세대가 에너지를 5.6배 정도 많이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전력

다음으로 전력 소비량입니다. 1980년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은 32.7Twh입니다. 그런데 Twh(테라와트아워)가 익숙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전기사용량은 Kwh(킬로와트아워)이기 때문입니다. 단위를 환산하면 1Twh=10억Kwh와 같습니다.


그러다 1991년에 104.4Twh, 1997년에 200.8Twh, 2004년에 313.0Twh, 2010년에 419.3Twh, 그리고 2017년에는 510.1Twh를 기록합니다. 전력 소비량이 100Twh씩 증가하는 기간이 대략 6~7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과 2000년의 40년 동안 전력 소비량은 무려 16.1배나 증가하게 됩니다. 우리가 그만큼 전기에 많이 의존하게 된 것입니다.


전력 소비량도 최종에너지 소비량과 마찬가지로 1998년의 IMF,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2019년 코로나19만 빼고 지난 40년간 대부분 우상향의 형태를 보였습니다.


전력 소비량을 인구로 나누어 1인당 전력 소비량을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의 1인당 전력 소비량은 858Kwh/명입니다. 시간이 흘러 2000년에는 5,018Kwh/명, 2019년에는 10,039Kwh/명의 전기를 소비하게 됩니다. 지난 40년간 1인당 전력 소비량이 11.9배나 증가합니다. 가정용 전기 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전력 소비량을 인구로 나눈 값이기는 하나, 우리는 과거보다 모든 생활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온실가스

마지막으로 온실가스입니다. IPCC의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작성을 위한 2006 IPCC 가이드라인』에서 규정한 온실가스 배출원에는 에너지의 사용뿐 아니라, 산업시설의 공정, 농업, 폐기물 그리고 심지어 습지 등 토지이용과 관련해서도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됩니다.


앞서 최종에너지 소비량과 전력 소비량은 IPCC에서 정한 배출원 중에서 ‘에너지’ 부분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입니다. 다만, 앞선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에서 87.2%가 에너지 부분의 배출량이기에, 최종에너지 소비량 및 전력 소비량의 패턴과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 패턴을 같이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궁금하다면?


우선 통계를 설명하기 전에 통계에 대한 출처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는 1990~2020년까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 흡수원을 고려한 순배출량, 그리고 IPCC에서 정한 온실가스 배출원 세부 카테고리에 따른 배출량을 온실가스 종류별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본 포스팅에서는 1990~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GIR의 자료를 활용하였습니다.


그런데 1980~1989년 사이의 자료는 GIR에서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반면 Our World in Data(OWD)에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05년부터 공개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6대 온실가스가 아닌 CO2(이산화탄소)에 대해서만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본 포스팅에서는 1990~2020년 사이의 GIR의 총배출량과 OWD의 CO2 배출량과의 비율(89.8%)로 1980~1989년 사이의 총배출량을 추정하였습니다.


단위 환산법이 궁금하다면?

국가 온실가스 통계 원천 데이터가 궁금하다면?


그 결과 1980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1.77억 톤CO2eq(이하 ‘톤’)를 배출했습니다. 그러다 1984년에 2억 톤, 1991년에 3억 톤, 1994년에 4억 톤, 1997년에 5억 톤, 2010년에 6억 톤, 그리고 2017년에 7억 톤을 넘습니다. 지난 40년간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3.7배 늘어났으며,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매년 3.3%씩 증가한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종에너지 소비량과 전력 소비량과 연계가 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지난 4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도 세 번만 빼고 항상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인구로 나누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 우리나라는 1인당 4.7톤/명의 온실가스를 배출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1996년에는 10톤/명에 이르고 2020년 기준 12.7톤/명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지난 40년 동안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2.7배 증가한 것입니다. 현재 세대는 40년 전 부모님 세대보다 우리도 모르게 2.7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결론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7.6배, 전력 소비량은 16.1배, 그리고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3.7배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1인당 기준으로 살펴보면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5.6배, 전력 소비량은 11.9배,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7배 증가했습니다.


그 결과가 1인당 GDP입니다. 1인당 GDP는 지난 40년 동안 18.5배나 증가했습니다.


국가의 경제와 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공장과 상업, 공공시설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와 전력 소비량의 크기가 증가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에너지와 전력이 가정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니깐요. 그러나 국가의 에너지와 전력 소비량 증가 결과의 풍요로움은 바로 우리의 삶의 풍요에 영향을 간접적으로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두 번째 포스팅에서는 식량, 가축, 자동차, 산림, 폐기물에 대해서 살펴보고, 세 번째 포스팅에서는 우리의 풍요로움의 결과인 평균기온 상승과 평균 해수 온도 상승, 그리고 해수면 상승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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