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 것인가 선택의 몫은 나 자신이다.
이봐요! 어차피 내려올 텐데 왜 산을 올라갑니까?
왜 오르냐고요?
그럼 당신은 어차피 죽을 텐데 왜 살고 있습니까?
등반의 사고방식에는 "머메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즉, 보다 어렵고 다양한 루트(More Difficult Variation Route) 남들과는 다른 길로 올라라. 보다 어려운 루트로 오르는 것이 가치 있는 등반이다.-Albert Frederick Mummery(1855~1895)- 영국의 산악인 앨버트머메리는 지도를 보거나 가이드를 따라 오르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라며 알피니즘의 핵심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주장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머메리즘을 추구하기가 어렵다. 전체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이라고 하지만 외국처럼 고산이나 거벽이 없고 대부분의 산들은 국립공원이나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있어 예전에 개척된 길 이외에는 개척 등반이 금지되어 있어 남들이 오르지 않은 길을 찾거나 어려운 루트가 있다 하더라도 오를 수가 없는 현실이다.
가끔 워킹 산행으로 백운대(봉)를 오르는 경우가 있다. 암벽등반과 달리 계단을 이용하여 백운봉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밋밋하기 그지없지만 서울 경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가 백운봉이기에 이곳에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멋진 풍광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그리고 백운봉 동쪽으로 화강암 덩어리가 우뚝 서있는 인수봉(810.5m)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곳 바위벽은 언제나 클라이머들이 멋진 몸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인수봉과 선인봉에는 예전부터 산악계의 내로라하는 탑 클라이머들이 많은 길을 개척했으며 현재는 이러한 길들을 이용하여 등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그랬다고 한다. "어차피 내려올 텐데 뭐하러 산을 오르냐고" 이 말을 들은 한 산악인은 "당신은 어차피 죽을 건데 뭐하러 사냐고" 참으로 멋진 답변이 아닌가 싶다. 물론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이해를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머메리즘을 다른 방식으로 추구할 수는 없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얼마든지 머메리즘을 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금수저니 흙수저니 헬조선이니 하는 얘기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금수저는 금수저 대로 살면 될 것이고 흙수저는 흙수저 대로 미래를 포기하지 말고 살면 될 것이다. 머메리즘을 바꾸어 비유해보면 부모의 경제력으로 금수저로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삶이 부끄러울 수도 있는 것이며 흙수저로 사는 사람들은 그들과 다르지만 어려운 길을 걸으며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알피니스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순간은 수없이 찾아온다. 나는 내가 걸어갈 길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등반의 방식은 등반자 스스로 선택하기 마련이다. 누구든지 프리 솔로 또는 온사이트 방식이 으뜸이라 생각하지만 막상 진행하기가 쉽지 만은 않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여 오르느냐 아니면 남이 먼저 오른 길을 선택하여 안전을 우선 확보하느냐..... 이러한 고민과 선택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과 같으며 또 살면서 수 없이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인생이 변화하기도 한다 人生은 등반 행위와 너무나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