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폭력성을 수시로 마주하는 요즘이다.
아무렇지 않게 속에서 치받아오르는 말들.
이치에 맞지 않아보이면 불뚝 튀어나오는 욕지꺼리.
뜻대로 되지 않으면 눈 앞의 모든 것을 다 뒤집어 엎어버리고싶은 손 끝의 감각.
드러나려는 폭력성은
가장 약하고, 가장 안전한 대상을 향한다.
너는 괜찮지.
너는 이해하지.
너는 받아들여야지.
내 안의 무자비한 비합리적인 폭력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누군가의 뜻대로 움직여야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그에 따른 응징을 받았다.
살아 움직이려는 감각을 죽이고 죽이며 살아남았다.
잘 살았다 생각했는데,
살갗 밑에 숨죽이고 있던 까칠하고 날카로운 느낌은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타이밍만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눈 앞의 누군가를 통해 만나는
꽁꽁 감춰둔 과거의 파편들은
나를 내가 아닌 누군가로 둔갑시켜버린다.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당하는 자에서 가하는 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