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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운 풀풀 May 27. 2022

브런치 북이 전자책으로 업로드가 된다고?

터닝B 플랫폼

  한 달 전, 브런치를 통해 터닝B라는 전자책 플랫폼에서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 북으로 발행한 [보통의 엄마가 쌍둥이 키우는 법]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서비스 업로드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정확히 어제, 제안을 받고 딱 한 달이 되는 시점에 생애 첫 전자책이 업로드되었다.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허공을 향해 화살을 쏘는 것 같다. 과녁이 있다고 여겼지만, 과녁이 사라져 버릴 때도 있다. 과녁이 없다고 여겼는데, 짜잔 하고 등장할 때도 있다. (이따금 글 조회수가 1000을 넘어가는 이벤트)


   브런치의 유명 작가 [스테르담]님은 '글을 쓰는 것은 네온사인 조명을 켜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어떤 조명이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한 편씩 써 내려가다 보면 분명 네온사인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쓴 글이 많아지면 어느새 장르가 구분된다며, 일단 매일 꾸준히 써 보라고 하셨다.


  내 손으로 자판을 두드려 튀어나오는 글이 네온사인 조명이 될지, 길가의 가로등이 될지, 밤하늘의 숱한 별들 중 희미한 하나가 될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스테르담]님이니까 네온사인 조명이지, 나 같은 사람이 무슨 네온사인이 되겠냐 싶었다. 매일 뱉어내는 글은 배설에 불과하지 않을까 스스로를 의심했다. 


   생각을 쓰다가, 경험을 썼다. 경험을 쓰다가 사유를 썼다. 사유를 쓰다가 감상문을 썼다. 감상문을 쓰다가 신세한탄을 썼다. 


  글을 쓰다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떠오르지 않는 단어, 반복되는 어휘 사용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쓰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얽힌 생각의 끄트머리에 오도카니 자리 잡은 숨은 욕망을 들켜버릴 때는 팔뚝에 닭살이 돋았다.   


  생각이 나서 손가락이 움직이는 건지, 손가락을 움직이니 생각이 나는 건지 헷갈렸다. 글이 나를 끌고 가는 건지, 내가 글을 끌고 가는 건지 모호했다. 읽어서 쓰는 건지, 쓰기 위해 읽는 건지 흐릿했다.


  그저 읽고 썼다. 지금을 제대로 바라보고 싶었다. 과거를 수용하고 싶었다. 조금 더 나아진 내일을 기대하고 싶었다. 열망과 후회와 희망이 뒤섞인 읽기와 쓰기가 반복되었다.


  그 무렵 브런치를 통해 글 연재를 제안받았다. 제안받은 글을 써 가며, 책을 써 보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목적이 뚜렷한 글쓰기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 무렵 전자책 업로드를 제안받았다. 


   출간 작가가 아니다. SNS 인플루언서도 아니다. 인기 있는 작가 또한 아니다. 지극히 평범하게 일상을 쓰대한민국의 소시민이다. 


 발간된 전자책 표지를 물끄러미 본다. 읽고 쓰기를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 길 위에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있고, 그것을 통해 기회가 찾아왔다.


  당장 무언가 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의 성취가 나중의 성공으로 연결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은 정말 우연히 일어난다.


  쭉 써 보자.


  '내가 이건 좀 잘하니까'를 믿지 않는다. '쭉 쓰기'의 힘을 믿는다. 지속하는 힘이 어딘가로 끌어주리라 믿는다.

 


글쓰기 여정에 브런치가 함께 한다.

길 위에 브런치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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