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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송인 Apr 16. 2021

ROAD OF PSYCHOANALYTIC THERAPY

Neurosis and Human Growth(pp. 343-357)

이번 주 분량에서는 분석을 통해 내담자의 내면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루는 듯합니다.     


핵심은 내담자가 스스로 ‘Who am I?"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이후, 상충하는 욕구에 기인하는 내적 갈등을 어느 정도로 직시하고 감정적으로 견뎌낼 수 있느냐 아닐까요. 예를 들어 expansive type은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어야 하고, 반대로 self-effacing type은 자기 안에 있는 이기심을 수용할 수 있어야 호나이가 말하는 심리적 성장이 가능한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이 때 양립 불가능하고 모순된 자신의 측면을 잘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꿈은 그것이 건강한 방식이 될 수도 있고 신경증적인 방식이 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우리의 내적 시도로 이해됩니다. 개인적으로 꿈이 의미를 곰곰 되씹다가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어떤 측면들을 알게 되는 ‘아하’ 경험을 한 적이 종종 있기 때문에 호나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가 되고, 상담에서 내담자가 꿈을 말할 때 주의 깊게 듣고 이 꿈에 관해서 내담자가 어떤 말을 하는지도 내담자의 내적 갈등을 이해하는 중요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꿈을 통해서든 자기성찰을 통해서든 스스로의 상충하는 욕구들을 직시하는 것은 상당한 감정적 불쾌 및 불행감을 수반할 텐데 나아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다는 것을 내담자에게 미리 알려주어 마음의 대비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네요.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격언을 호나이가 인용하고 있듯이 내면의 변화 과정은 부침을 겪으면서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것일 테고요. 제가 이해한 게 맞다면, 호나이는 이러한 변화의 과정이 내담자 안에 내재한 어떤 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며 분석가는 거들 뿐이라고 얘기하는 듯합니다. 위니코트도 “타고난 잠재력에는 성장과 발달의 경향성이 담겨 있다.”고 말하면서 적절한 환경이 주어지는 유아는 내재적인 힘에 의해 스스로 건강한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호나이나 위니코트 모두 내담자 안에 내재한 건강한 힘을 강조합니다.     


내적 갈등에 치료 초점을 잘 맞추는 것이 분석가의 주요 과제이자 적절한 환경의 제공일 것입니다. 특히 내담자가 내적 갈등을 직시하는 데 수반되는 불안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회피하거나 방어하려 할 때 거기 은연 중에 동참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내적 갈등을 직시하는 데 따른 감정적 동요는 내담자 홀로 경험하는 게 아니라 분석가와의 관계에서 전이-역전이 양상으로 나타나기 쉬운바 이를 예견하여 감정적 동요를 담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잘 담아내면서 내담자가 자신의 real self에 초점 맞출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면 근본적인 기로의 상황(fundamental crossroad situation)에서 신경증적 자부심 체계로의 회귀를 막고 real self가 제 역할을 하는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얘기하네요.     


신경증적 자부심 체계에서 real self 쪽으로 변화하게 되는 분석 내외적 계기가 무엇일까 좀 모호한 면도 있었으나 심리치료의 과정이 보통 어떤 흐름을 보일 수 있는지 가이드를 제시한다고 느꼈고 그 과정에서 치료자의 역할도 분명히 해주는 듯합니다.




14장의 후반부에서는 신경증적 자부심 체계에서 real self 쪽으로 변화하게 되는 과정에서 퇴행이나 성장통이 발생할 수 있음을 언급합니다. 즉, 자기인식이 확장되는 만큼 자부심 체계의 반격이 강할 수 있는데, 일례로 자부심 체계는 자기수용의 과정을 self-pity로 치부하며 자기경멸의 과정을 반복하려 들 수 있습니다. 혹은 이전과는 다른 건강한 대처 방식을 경험한 이후 공황상태(panicky)에 빠질 정도로 당황하게 될 여지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치료자와 잘 버텨 나갈 수 있다면 스스로가 지닌 내면의 근본 갈등을 통합하여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게 됩니다. 당위(should)에 의해 지배당하던 삶에서 스스로의 모순과 불완전함, 한계를 수용하고 real self의 욕구와 감정에 충실한 삶으로 변화합니다. 내면에서의 변화는 타인을 지각하는 방식에서도 변화를 불러오죠. 다른 사람을 나와는 분리된 다양한 욕구와 감정을 지닌 통합된 존재로 지각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신경증적인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세상에 대한 관심이 커집니다. 스스로가 더 큰 세상의 일부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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