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고민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걱정을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의 신호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걱정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걱정을 신호 삼아 다양한 대처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1]
팬데믹으로 인해 실직 위기에 처하거나 실직한 영국 프리랜서 음악가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걱정이 많아지고 불안을 느낄 때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돕는 대처 행동의 몇 가지 범주를 소개합니다.[^2]
일상의 구조를 정립합니다. 상황이 불확실하고 기존의 익숙한 체계가 허물어질수록 스스로가 일상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수면 습관 형성 등이 그 예입니다. 제 경우 매일 하루 한두 가지의 우선과제를 정해서 그 일을 중심으로 하루를 구조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3]
둘째, 마인드셋의 전환입니다. 불확실성 그 자체는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연애할 때를 떠올려 보시면, 내가 누군가에게 고백했을 때 받아들여질 확률은 반반입니다. 불확실성은 좌절뿐만 아니라 기회를 포함합니다. 큰 보상은 불확실성이 주는 위협감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으로 뛰어들어갔을 때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그리기보다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면 유익이 있을 것이라고 자기암시를 걸며 적극적으로 대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고, 설령 기대와 다른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불확실한 상황을 잘 통과하는 것 자체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든다고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이 이롭습니다.[^4]
셋째, 마음챙김입니다. 상황이 너무 암담하게 느껴지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껴질수록 모든 판단을 중지하고 생각과 감정을 흘러가는 강물처럼 바라보며 자신에 대한 연민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는 통제감을 되찾을 수 있게 하고, 생각의 조망을 확장시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합니다. 다만 마음챙김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고, 평소 호흡명상 등과 같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며 스스로의 내외적 상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계발해야 합니다. 하루 12분 8주간의 명상 훈련이 주의력의 유의미한 개선을 가져옵니다.[^5]
넷째, 새로운 활동에 몰입하기입니다.[^6] 운동이든 공부든 사교 모임이든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해보고 싶었지만 그간 하지 못했던 어떤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불확실성에 수반되는 불안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활동에 몰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호기심이라는 감정은 불안과 양립할 수 없는 긍정적 정서이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영어공부와 글쓰기 활동에 호기심을 갖고 몰입함으로써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서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됨을 느낍니다.
끝으로, 위 연구에서 소개되진 않았으나 감사하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2020년 10월부터 감사일기를 적고 있습니다. 지난 이 년 동안 힘든 일도 있었지만,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날에도 감사한 일 한 가지는 있게 마련이기에 거의 날마다 감사한 일을 기록했습니다. 기록이 모이고 모여 감사의 큰 흐름이 지속될 때 삶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관점이 변화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7] 특히 불확실하고 암담한 상황에서 한줄기 따스한 빛이 되어주고요. 감사일기의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여기서 제가 소개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실천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1]: A Better Way to Worry, Hidden Brain Media
[^3]: The “Burner List”—My simple, paper-based system for focused to-dos by Jake Knapp
[^4]: "Adolescents who believed in the potential benefits of stress were less prone to feeling stressed in the wake of adverse life events." - Beliefs About Stress Attenuate the Relation Among Adverse Life Events, Perceived Distress, and Self-Control - PubMed
[^5]: 주의력 연습
[^6]: In two studies, people who reported experiencing more intense or more frequent flow states while awaiting uncertain news also reported a better emotional state during the wait (Rankin, Walsh, & Sweeny, 2017) - Fulfilling psychological needs predicts less sleep disruption and worry while awaiting uncertain news - Howell - 2019 - Stress and Health - Wiley Online Library 에서 발췌
[^7]: "하루에 한 가지라도 감사할 일을 찾아보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끝없이 교정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노트의 품격에서 발췌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