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추구와 고통
지난 한 달 간의 메모 중 일부를 나열한 것입니다. 이번 주는 또 어떤 주제로 글을 써볼까 시간 내림차순으로 정렬된 메모를 훑어보는데 유독 고통이나 불안과 관련된 내용이 많네요.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마음 편히 쉰 적이 없습니다. 지난 세 달은 평소의 1.5배를 초과하는 로딩인지라 허리 통증을 비롯하여 몸에도 무리가 오기 시작합니다. 육체적으로 고통 받는 중입니다.�
고통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때로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의 한가운데로 자신을 밀어넣기도 합니다. 어떤 일이 의미가 있다고 느껴질 때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불행하게도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생각과 느낌을 경험해야 하는 상황에서 도망치는 대신, 자신을 그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 것을 포함한다. - [[불안을 치유하는 마음챙김 명상법]]
폴 블룸이 [[최선의 고통]]에서 위 인용구와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은 의미 추구를 위해 스스로 고통을 선택하기도 하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라기보다 만족스러운 삶 혹은 좋은 삶(good life)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보는 것이죠.
가령 사람들은 때때로 돈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업무라 하더라도 그 일이 가치 있고 의미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 자리에 버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결과는 행복의 핵심이 좋은 기분을 느끼는 것, 나쁜 기분을 피하는 것, 욕구와 필요를 충족하는 것임을 드러냈다. 반면 삶의 의미는 타인이나 결과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는 행동과 감정으로 예측되며, 이는 걱정과 스트레스로 드러난다. - [[10대의 놀라운 뇌 불안한 뇌 아픈 뇌]]
위 인용구에서와 같이, 심리상담사는 의미를 추구하는 만큼 상당한 걱정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기 쉽습니다.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난제를 내담자와 함께 다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예측 불가한 다른 많은 변수와 상호작용하면서 내담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염려도 안고 삽니다.
그런데도 상담자로서 일을 지속하는 한 가지 이유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추구할 때 걱정이나 좌절을 비롯한 고통이 자연스럽다는 것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불안이나 걱정 또는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그곳을 향한 여정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 [[꼭 알고 싶은 수용-전념 치료의 모든 것]]
브레네 브라운이 얘기했듯이 중요한 건 관중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기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고유한 경기장 안에서 불안과 걱정, 좌절을 부지기수로 경험하겠지만 이 모두가 의미를 향한 여정에 머무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원문 url: https://slowdive14.tistory.com/1300039
이 글은 MarkedBrunch를 이용해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