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링키 Nov 16. 2017

후두둑.

부서져 내린다.

마음이 부서져 내린다.

오래된 담벼락이 부서져 내리듯

탁한 흙먼지로 시야를 뿌옇게 가리며

그렇게 부서져 내린다.


원래 부서질 예정이었던 것처럼

애초부터 부서지기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힘없이 부서져 내린다.


부서져 내린 마음의 조각이

생각 없이 길을 걷던 내 발에 채인다.


그 조각을 나는, 나는,

생각 없이 저 멀리 차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생각 없이 길을 걷는다.

마음 한 조각 없는 채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