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는 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힘을 주어 달리고 또 달리다 보니,
어느새 처음의 의욕과 의지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사라져 버리고,
배터리가 나간 것 처럼 풀썩, 하고 쓰러져 버렸다.
아무 것도 하기 싫다, 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2017년의 마지막 날.
마치 작년 12월 31일을 붙여넣기라도 한 듯이,
후회와 자책이 가득찬 반성의 시간을 갖다 보니
그래도 이룬 것이 아예 없지는 않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비록 그것이 작은 꽃 한 송이 일지라도.
노력은 씨앗이 되어 뿌려졌고,
분명히 어떤 작은 결실이 되어,
소중하게 내게 남아 있었다.
곧 겨울이 가고
분홍빛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꽃 한송이 양손에 꼬옥 쥐고,
다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이번에는 지치지 않게 조금 천천히,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