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이 사라진다면, 조금은 편해질까.
청소를 하다가 옷장 속에서 발견한
오래된 옷 한 벌에 잠시 시선이 멈춘 것은,
너와의 기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늘 다니던 길가의 흔한 카페 하나가 없어진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성인 것은,
너와의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리한 것은 낡은 옷 한 벌이 아닌, 달콤했던 너의 기억.
무너져내린 것은 흔하디 흔한 카페가 아닌, 즐거웠던 너와의 추억.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이,
그 사람과의 추억이 담겨 있는 장소가,
하나 둘씩 사라져 간다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조금 더 외로워질까.
단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옷에 예쁜 기억을 새로이 담고,
새로운 장소에서 빛나는 추억을 새로이 쌓을 수 있기를.
조금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디 그럴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