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Chiang Mai)는 태국의 수도 인 방콕에서 북쪽으로 720 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방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역사적으로 13세기에서 18세기까지 이어진 란나 타이(LanNa Thai)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옛 타이 왕국의 흔적에서 풍기는 문화적 깊이는 방콕의 화려한 200년 세월을 뛰어넘어 태국 북부의 문화 중심지이자, 수세기에 걸친 무역로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였다. 차오프라야 강의 지류인 핑 강 (Ping River)의 기슭에 자리 잡은 역사가 가득한 치앙마이는, 해발 300m 산악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수도 방콕과는 아주 다른 분위기와 분위기를 자아내고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과 고유의 문화가 조화를 이뤄 흔히 ‘북방의 장미’라 불린다. 풍부한 문화유산과 화려한 축제, 뛰어난 수공예품, 다양한 여행 코스,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고산족들의 다채로운 생활상 등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치앙마이로 이끈다. 태초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국립공원을 비롯해 수많은 산과 정글 등지에서도 여행자들은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지만 방콕처럼 규모가 웅대한 것은 아니다. 또한 태국 인구가 6,700만에 달한다는 걸 생각하면 의외로 인구가 적다. 20만 명 선에 불과하고 주변 위성도시까지 광역권으로 합하면 175만 명 정도라고 한다. 인프라 투자가 대부분 방콕과 그 근교 지역으로 몰려있다 보니 도시화가 방콕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치앙마이 시내 도로변 옆에는 무너진 건물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란나왕국의 성벽이다. 적의 침략에 대비한 방어 목적으로 만든 ‘해자’로는 작은 강이 흐른다. '쁘라뚜'로 불리는 5개의 성문을 통해 외부로 연결되고 전쟁으로 파괴된 제국의 성은 희미한 흔적만을 남겼지만 동쪽문인 ‘쁘라뚜 타페’는 복원되어 치앙마이의 상징이 되어 시민과 여행자의 쉼터인 동시에 이방인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태국어와 영어 간판이 뒤섞인 골목에는 한낮에도 외국인들이 넘쳐난다. 성곽 내의 올드타운에는 천여 개의 작은 사원들이 흩어져 있고 그 밀집된 사원 골목 사이로 돌길이 이어져 있어서 유럽의 골목길을 연상시킨다.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소담스러운 풍경들을 지닌 올드타운 중심로를 벗어나 성곽 주변부로 나서면 신도심의 가지런한 번화함이 곳곳에 서려 있다.
치앙마이는 고산지대라서 동남아의 다른 도시보다 대체로 서늘한 날씨를 자랑한다. 가장 더운 계절은 3월과 4월을 제외하곤 선선함을 유지한다. 특히 건기인 12월에서 2월은 최고의 쾌적함을 누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아침엔 20℃, 낮엔 30℃까지 올라가는 일교차가 큰 날씨이지만 건기라서 습하지 않다. 오히려 아침저녁으로는 약간 쌀쌀하기까지 한 쾌적한 날씨다. 그래서 골프마니아에게는 최적의 골프여행지이기도 하다. 태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탐험하기 위한 인기 있는 출발점으로 3개의 국립공원이 가까이에 있다. 코끼리로 트레킹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치앙마이는 또한 태국에서 미인이 많은 도시로도 손꼽히며 유독 흰 피부의 젊은 여인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 '미스 타일랜드'도 치앙마이에서 여럿 배출됐다고 한다.
치앙마이는 여행이 주목적인 단기성 체류보다는 장기성 체류로 더 유명한 곳이다. 시니어 들의 은퇴 후 겨울나기나 정착지로, 요즘 유행인 해외에서 '한 달 살기'에 최적지로, 특히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라고 까지 불리기도 한다. 디지털노마드는 유목민처럼 회사 사무실에서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세상이 바뀌어 정보기술은 급속히 발전하고, 기업 문화도 그에 따라 급속하게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기술 기반 회사들은 한 도시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곳에서 인재를 영입하길 원하게 되었다. 이에 힘입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여행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디지털노마드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한국만 점점 국가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에서 갈라파고스 섬이 되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아래의 영상 인터뷰에서도 많은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디지털노마드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도시는 역시 태국의 치앙마이와 방콕이다. 이 두 도시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가장 많이 즐겨 찾는 곳이며, 각종 온 오프라인 커뮤니티 규모도 최대를 자랑한다. 디지털노마드 정보사이트인 노마드리스트 NOMADLIST.COM 은 약 500여 개의 도시를 인터넷 속도, 날씨, 생활비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순위를 매기고 한자리에 정리해 놓은 서비스이다. 이 웹사이트에서 태국의 도시들은 항상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그 중에서 치앙마이가 생활비가 더 적게 들고 인터넷 환경도 좋아서 해외 많은 국가들의 노마드들이 항상 선택 일순위로 놓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 막 디지털노마드로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몰려들고, 장기 체류자 또한 많다고 한다. 전문직 종사자보다는 개인 사업을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이들의 비중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치앙마이의 리빙 코스트를 보면 노마드 일인당 한 달에 1,039 달러가 소요된다고 나온다. 서울이 2,359 달러로 반 가격에 불과하다. 특히 1 베드룸 스튜디오 타입의 임대비가 317 달러, 저녁 식사에 1.9 달러로 기본적인 생활비, 물가가 확실히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도 태국의 음식이 맛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디지털노마드 다큐멘터리 'One Way Ticket'을 제작한 도유진 씨의 기고글에 보면 치앙마이가 디지털노마드가 많은 이유를 우리 돈 100만 원이 채 안 되는 한 달 생활비, 날씨, 그리고 바로 옆에 자리한 아름다운 자연, 안정된 인터넷 속도와 업무 환경, 관광객들 덕분인지 현지인과의 생활영어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점, 무비자 체류일 수와 비자 연장도 상대적으로 매우 용이한 편을 들고 있다.
일할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은 낮은 체류비와 함께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미 치앙마이 내에 좋은 코워킹 스페이스가 많이 생겼고, 원격 근무로 일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이 보인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성지가 되어가고 있는데 실제 디지털노마드의 경험담을 찾아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캠프 외에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있다. 그 외에 카페 어느 곳을 가나 대부분 와이파이가 거의 잡힌다는 점이다. 치앙마이는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관심이 이미 높고 문화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그들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디지털노마드가 유독 많이 보이는 것이외에 꼭 디지털노마드가 아니더라도 카페에서 맥북을 켜고 일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 것도 일상의 단면이다. 태국의 광고 수준이 세계적으로도 알려져 있다는 것은 광고인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방콕만 가봐도 마치 도쿄를 연상시키듯 크리에이티브나 디자인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치앙마이도 그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존재하고 있다.
치앙마이가 '한 달 살기'로 적합한 이유도 바쁜 직장생활과 삶에 쉼표를 가지고 좀 더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기에 맞는 곳이기 때문이다. 치앙마이를 설명하는 두 개의 말은 ‘사바이 사바이(천천히 천천히)’와 ‘마이 밴 라이(괜찮아요)’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바쁘게 살지 않는다. 방콕과 같은 대도시의 번잡함이나 분주함도 없다. 심지어 대중교통도 그리 발전되어 있지 않은 편이다. 치앙마이에 와서 뭐 그렇게 특별한 볼거리나 재미를 찾는 다면 처음부터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계속 머물다 보면서 '슬로우 라이프'에 익숙해져 가게 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요가나 태국 마사지를 배우기도 하고 쿠킹 클래스에서 팟타이나 똠양꿍 같은 태국 요리를 만들어보기도 한다. 올드시티의 토요시장, 일요시장을 비롯해 왓(wat)이라 불리는 수많은 아름다운 사원들, 개성적인 카페들만 투어만 해도 즐거운 곳이다. 걷다가 피곤하면 타이 마사지를 받고 아름다운 카페에서 재충전하기 좋은 곳. 머물수록 점점 더 있고 싶어 지는 쉼터 같은 곳이 치앙마이다. 그래서 치앙마이에 처음 오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사람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한 달만 있어보려고 왔는데 몇 달째 있네요”라거나 “치앙마이 만 다섯 번째예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이다.
치앙마이에 한 달에서 석 달 혹은 일 년 이상 머무는 장기투숙객이 많은 이유는 장기투숙을 할수록 저렴해지는 숙박비와 한식 생각이 안 날 만큼 입맛에 맞는 음식, 청결한 숙박 시설, 그리고 긴장을 놓고 있어도 소매치기당할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안전함 때문이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아이들을 보낼 다양한 종류의 국제학교들이 있고 체육활동이나 외국어, 예술교육과 같은 사교육 비용도 저렴하다. 유명한 국제학교로는 ABS, CMIS, Prem(프렘), Varee(와리)등이 있다. 또 주변의 풍부한 관광지가 있어서 치앙라이, 치앙다오, 빠이 등으로 가는 근교 여행 프로그램은 물론 무아이타이, 카약, 짚라인, 자전거, 에코 트레킹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심심할 틈이 없다. 치앙마이에는 또한 송크란 Songkran, 로이끄라통 Loi Krathong 등 많은 축제들을 아이들과 같이 참여해서 즐겨보는 것도 평생 잊혀지지 않는 경험이 될 것이다. 요즘은 유투브로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검색해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이나 현장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기회가 되면 떠날 준비를 하는 직장인들과 가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시니어들에게 치앙마이가 적합한 이유도 역시 저렴한 물가와 생활비, 아주 덥지 않고 선선한 날씨 때문이다. 소소한 골목 탐험이나 카페 탐험, 뒷골목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올드시티에 집을 얻는 게 좋다. 한 달 살기는 어떤 조건으로 사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한 달 기준 장기 렌트 시 30만 원에서 60만 원이면 부부가 살기에 괜찮은 숙소를 구할 수도 있다. 저렴한 생활비로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보는 기회를 얻는 셈이다. 들리는 소문에는 치앙마이의 요양원의 경우 유럽의 은퇴자들이 대기를 걸어 놓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태국의 의료시설이나 의료 수준은 높다고 잘 알려져 있고 이미 태국은 의료관광으로도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치앙마이에 공용 수영장이 딸린 콘도미니엄(태국에선 아파트를 콘도미니엄이라고 함)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겨울과 같은 시즌에 골프를 즐기며 생활을 하다가 나머지는 에어비앤비나 찾는 사람들이 많은 중단기 임대를 주어 노후 수익을 얻기 위한 더블 목적이다. 대형 백화점, 대형마트 등 생활편의 시설들이 많아서 사는데 크게 불편한 것은 없지만, 대도시에 비해 대중교통이 발달이 되어 있지 않아서 시니어들에게는 처음엔 적응이 안 되고 불편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썽태우(합승택시) 가격 흥정도 하게 되고 특히 요즘은 그랩(동남아의 우버)으로 기사에게 한마디 설명도 할 필요없이 목적지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공기가 좋은 치앙마이에도 미세먼지로 고민이라는 이야기도 뉴스에 나오는데 대도시와 같이 자동차의 배기가스가 주원인이 아닌 치앙마이의 주 오염원은 화전의 영향이라고 한다. 치앙마이를 비롯한 태국 북부 대부분 지역에서는 2월 말부터 시작해 4월까지 옥외 소각을 금지하는 조처를 하는데 단속기간이 시작하기 직전 주민들이 불을 놓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하니 이 시기엔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네이버 지식백과] 치앙마이 - 태국 (세계의 명소, 서영진)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 -도유진 글/ 출판사 남해의 봄날
‘한 달 살기’ 최고 여행지 치앙마이…미세먼지는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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