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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종현 Nov 25. 2021

거주 공간의 변화

현재가 된 일의 미래 : Future of Work 11

아파트와 더불어 주요 주택 형태의 하나인 빌라(Villa)는 아파트보다 규모가 작고 낮은 층으로 되어 있는 공동주택이다. 전에는 ‘연립주택’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요즘은 다들 빌라라고 한다. 원래 빌라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단어로 고대 로마시대에 귀족이 시골이나 바닷가에 큼직하게 지어놓은 대저택을 말하는 것이었다. 거대한 별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관이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여러 개의 정원이 있으며 햇볕이 잘 들게 설계된 멋진 가옥을 말한다. 로마 시내에서 정치와 경제 분야 등 중요한 일을 보다가 한가한 틈이 되면 로마를 빠져나와 자기의 영지나 별장지에 가서 이 빌라에 머물곤 한 것이다. 

Giovanni Riveruzzi, View of the Casino and the park of Villa Paolina , 1828

미국 도시 부동산 연구단체인 ULI가 발표한 ‘2021 도시 부동산 이머징 트렌드’ 자료를 보면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여러 중심 도시의 발달로 중심 도시 인근 지역과 가까운 교외 지역이 거주를 위한 매력적인 장소로 주목받았다.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소유할 수 있고, 편리한 대중교통, 자연환경, 낮은 범죄율 등의 장점이 선호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재택근무와 교외 지역 및 더 작은 도시로의 이동 현상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재택근무 실험이 성공하면서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재택근무는 일자리가 있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거주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중심 도시에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는 인구의 상당수가 밀레니얼 세대다. 이들이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기존 베이비부머, X세대와 합류하면서, 기존 세대의 탄력적 근무도 늘고 있다. 


앞으로는 노동자가 일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일이 대폭 늘어날 것이다. 재택근무, 프리랜서의 증가, 워라벨을 중시하는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유연한 업무 방식이 채택될 것이고 이에 발맞춰 일하는 장소와 또 환경에 알맞은 서비스를 맞춤 제공하는 시장이 시작될 것이다. 거주 공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실질적으로 집이라는 공간은 저녁부터 아침까지와 주말 포함, 일주일에 총 108시간 정도 사용되었다. 나머지 시간대에 집은 인구밀도가 낮은 공간이었다. 그러다가 재택근무와 홈스쿨링을 하게 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소보다 155퍼센트까지 늘어났다. 이는 기존의 집이 감당해야 하는 용량을 1.5배 초과한 것이다. 집이라는 공간에 과부하가 걸리니 사용자도 불편해졌다. 실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1.5배 늘어났으니 반대로 집이 1.5배 작게 느껴지는 것이다. 더 많은 일을 하려면 더 큰집이 필요하다. 

nomadlist.com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홈 오피스 공간 확대, 가족 공간 강화, 개인 공간과 가족 공간의 분리, 스마트홈 기술 적용, 인텔리전트 수납공간 확대 등이 집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집을 리모델링을 하거나 교외의 좀 더 큰 집을 마련하는 적극적인 방법도 있겠지만 재택근무를 하거나 온라인 수업을 들어도 되는 날에는 지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방법도 진화해서 몇 개월 살아보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제주도에 거점 오피스를 만들어서 워케이션을 지원해주는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 


디지털다임에서도 이미 2013년도 '빌라디:투'를 시작으로 제주도에 주택을 구매해서 회사의 직원 가족들이 휴양으로 사용을 하거나 회사 워크샵, 디지털노마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는 중인데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d2HOUSE.asia' 해외 부동산 마케팅 업무로 외국에 나가보면, 디지털노마드와 관련된 코워킹 플레이스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접속이 잘되고 편안히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되어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여행 온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특히 태국의 방콕, 치앙마이, 인도네시아의 발리, 베트남의 호치민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와 겨울에 따뜻한 동남아가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어서 디지털노마드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콕 XT-Ekkamai

회사도 2017년도부터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등 여러 주요 도시에 직원 가족들의 휴양을 겸하고 디지털노마드를 할 수 있는 공간들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면서 여행에 대한 욕구는 많아지겠지만 과거와 같은 여행이 아닌 워케이션 형태나 디지털노마드 형태의 여행에 대한 니즈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마침 이런 국가들 중 외국인들도 소유할 수 있는 아파트가 아직 1~2억대에 구매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다. 게다가 국내에선 해외 부동산은 1가구 2주택과 같은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세금에 유리하다.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방콕의 부동산을 구매한 후 앱으로 임대관리를 쉽게 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해외 부동산을 구매한 후, 디지털노마드로 해외에서 일정기간 살아보기도하고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는 임대 수익을 얻고, 게다가 그 나라가 발전한 후에는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에, 일을 하며 미래 투자를 겸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 제주도 외국인 학교에 자녀를 입학을 시키고 주변에 아파트를 산 후 졸업할 때 아파트를 매도하니 자녀의 교육비를 모두 다 뽑았다는 이야기가 동남아 도시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으로 동남아를 세로로 중국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한참 건설 중에 있고 방콕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고속철도역인 방쓰 그랜드역이 올해 오픈을 했다. 중국에서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폴 까지 고속철도로 연결되는 날도 이제 멀지 않았다.

BANGKOK’S BANG SUE GRAND STATION

다시 돌아가서, 로마인들은 시내에서 정치와 경제 분야 등 중요한 일을 보다가 한가한 틈이 되면 로마를 빠져나와 자기의 영지나 별장지에 가서 이 빌라에 머물곤 했다고 하는데, 일터가 있는 도심 속에 있는 집 외에 교외나 멀리 해외의 빌라가 어쩌면 앞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가장 필요한 공간일지 모른다.  





참고 및 인용

Roman domestic architecture (villa)

공간의 미래 _유현준

영어를 통해 본 세상(56·끝 )] Villa는 원래 별장을 의미

[최민성의 도시 부동산 이야기]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미국의 교외 도시

글로벌 부동산 투자 컨설팅 d2house.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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