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PM의 생각 한 조각 (2)
시킬 일은 많지만 블랙기업은 아니고 싶어.
아마 모든 스타트업 중간관리자들이 회사로부터 받게 되는 요청 사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이 기업의 중간관리자로서 회사에게 이러한 요청사항을 받았다면, 어떻게 답변하고 행동하시겠습니까?
심플한데 화려하게 해주세요 같은 말씀을 하시네. 안 됩니다, 대표님.
'많은 수익을 내려면 비용을 많이 들이시고, 적은 비용을 들이실거면 기대를 적게 하십시오.'라고 단호히 잘라 직언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많은 일을 시키고 싶다.'는 요청 사항보다 '블랙 기업은 아니고 싶다.'는 요청 사항을 우선순위에 두기로 선택한 것입니다.
이 경우 당신은 팀원들의 든든한 방패처럼 느껴지겠지만, 기업에게 뛰어난 가치를 창출하는 리더라는 인상은 주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2가지 미션을 모두 클리어할 수 있는 방향성 대비 중간 관리자가 매니징에 들여야하는 시간과 노력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절차상 필요한 서류 작성이나 결재, 회의가 너무 많거나, 혹은 맡게 된 General Affair 및 실무의 양이 너무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게 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팀원 여러분, 쓸 수 있는 모든 시간과 체력을 사용해 업무를 수행하십시오.
직접 악역을 맡아 팀원들을 밀어붙여 생산성을 올리고 그만큼의 보상을 주는, 악역감수형 리더가 되기를 선택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중간관리자가 '블랙 기업은 아니고 싶다.'는 요청 사항보다 '많은 일을 시키고 싶다.'는 요청 사항을 우선순위에 두기로 선택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당신은 기업에게 '같은 자원이 주어졌을 때 다른 관리자들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인재로 보이겠지만, 야근과 주말근무를 반복하면서도 끊임없이 생산성에 대한 압박을 받는 팀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또한 2가지 미션을 모두 클리어할 수 있는 방향성 대비 중간 관리자가 매니징에 들여야하는 시간과 노력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절차상 필요한 서류 작성이나 결재, 회의가 너무 많거나, 혹은 맡게 된 General Affair 및 실무의 양이 너무 많은 중간관리자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게 되는 선택지이기도 합니다.
매니저인 제가 손이 빠르니 실무에 함께 참여하겠습니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실무에 참여하는 실무자 출신의 매니저 타입은 '블랙 기업은 아니고 싶다.'와 '많은 일을 시키고 싶다.'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관리를 해야할 사람이 실무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게 되는 순간, 관리자의 자리는 부재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관리자의 역할이 잘 수행되지 않을 경우 성과 관리와 진행과정 관리가 소홀해지고 소통비용이 늘어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오히려 팀 전체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느낀 팀원들은 도와주시려는 마음은 정말 감사하지만, 팀 운영에 더 집중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주로 '팀장','파트장','매니저'와 같은 직급을 달고 있는 관리자가, 팀원들과 완전히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팀장'이 같은 평가 조건 안에 놓이게 되면서, 실무적으로 팀원들을 압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부담감은 팀원들에게도 전해져, 훌륭한 실무 역량을 보유한 팀원들이 되려 팀장님보다 나은 결과물을 제출해 팀장님의 권위에 흠이 날까봐 걱정을 하게 되는 독특한 상황이 연출될 경우, 팀원들의 역량 성장을
조직 구성, 보고 체계, 업무 동기화 시스템, 회의 규칙, 사용하는 내부 툴을 모두 점검하여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상태로 만들겠습니다.
결국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인재들의 시간을 짜내는 대신 시스템 체계화를 통해 같은 노동량으로 더 큰 이익을 내는 시스템 개선형 리더로 볼 수 있지만, 이는 중간 관리자 본인이 실무자와 고객 모두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그리고 전략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역량과 함께 세심한 HR적 역량을 가졌을 때 비로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기에 상위 조직장이, 중간 관리자가 조직 운영 및 효율화 작업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실무자들 또한 변화 자체에 대한 거부감과 관성을 보이는 대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려는 흐름에 적극적인 도움을 준다면, 기업과 실무자가 '일 더 해.' vs '안 해'로 줄다리기하는 선상을 벗어나 모든 관계자들이 winwin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중간 관리자들이 시스템개선형 리더가 되기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나요?
그리고 중간 관리자로서 실무자와 고객 모두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전략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역량, 세심한 HR적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을까요?
또한 나의 관리자가 나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하려고 할 때 많은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있을까요?
모두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가짐을 점검하며 하루를 시작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