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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Sep 16. 2018

죽은 빵도 살린다는 발뮤다 토스터 값을 한다 VS 비싸

마케팅일기 : 2018년 9월 16일 일요일 날씨:흐리고 꿉꿉

발뮤다를 안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 기억 속에서 일본의 가전중에 한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것들이 코끼리표 밥솥이나 소니 워크맨과 브라비아 TV  등으로 꽤 많이 팔린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DSLR이나 게임기니까 가전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다.

그나마 무인양품에서 파는 제품들이 있다고는 하나 일본에는 소위 말하는 백색가전(가전의 명가? GE사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은 백색으로 만들고  TV 등 오디오, 비디오 제품은 갈색으로 만들면서 만들어진 말로 요즘은 그냥 가전이라고 해야 할 듯)이 있으나 아직 우리나라엔 들어와 있는 건 가습기나 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고향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이 글에서 처음 들어보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마케팅이나 브랜딩 관련 업무를 하거나 카페 등 요식업, 인테리어에 발을 담그고 계신 분들은 이 브랜드를 갖고 있거나 관심을 두고 있을 거다.


지난 금요일에 내가 참여하고 있는 커뮤니티 모임 중에 브랜드 살롱 비마이비의 주제가 발뮤다였다.

발뮤다란 브랜드를 자주 보긴 했고 사고 싶은 디자인이었지만 경험해 본적이 없고 거기다 가격이 범접하기엔 좀 높다. 그래서 매거진 B에서 언급된 브랜드니 스토리가 있겠구나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발뮤다가 이번 모임의 아이템이어서 주저 않고 바로 신청을 했고 다행히 참여 문자가 도착해서 기대를 안고 모임 장소인 가로수길로 향했다.

논외의 이야기지만 금요일 저녁 가로수길은 너무 한산했다. 가로수 길 사람 모두 애플 스토어에 들어가 있는 듯했다. 가로수길은 이런 흐름을 깰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도착했는데 모임 장소는 매우 분주했다.

이 날은 발뮤다 코리아 직원분들이 직접 빵을 구워주시고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3분이나 출동하였단다.


사람들이 모이고 자기소개가 끝난 후 발뮤다 코리아 홍보팀장님이 발뮤다의 역사와 제품에 담긴 스토리를 풀어주셨다. 정말 짧게 이야기하자면 천재적 개발자(?)인 Founder 테라오 겐이 2003년에 만든 생활가전 업체로 글로벌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으로 일본을 포함하여 한국, 대만, 독일,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매출액이 27%를 차지하고 있단다. 그래서 한국에 매우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업무를 해주고 있다고^^

제품마다 디자인과 개발 스토리를 들으면서 이 테라오 겐이란 사람은 진정한 마케터란 생각을 했다.

이 회사의 미션이 '크리에이티브한 마음으로 꿈에 그리는 미래를 기술력으로 실현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자'인데 그리 썩 유니크하지는 않다. 삼성의 경영철학도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품의 스토리를 들으면서 발뮤다는 소비자의 최종 경험을 설계한다는 생각을 했고 다른 회사들은 제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발뮤다에 대한 이야기는 나도 아직 많이 찾아보지 않아서 좀 더 알아보려고 관련 책을 주문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좀 자세히 다뤄봐야겠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빵 시식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 참여한 세션 중에 모인 사람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탄수화물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서인지 매우 화기애애했다. 운영자가 아침 일찍 마켓 컬리에서 받은 깁펠(내가 빵을 그리 먹질 않아서 유명한 브랜드인줄 몰랐다) 빵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니다 가지고 왔단다. 빵 자체도 맛있었지만 발뮤다 토스터기에서 나온 빵을 나눠 먹는데 여기저기서 맛있다는 감탄사가 줄을 이었다. 나도 이 정도면 하나 살 수 있겠는 걸이란 생각을 했다.

진준 브라더스의 입맛이 매우 까다로운데 그러면서도 각자 취향도 달라서 큰 놈은 빵,면과 고기를 좋아하고 작은놈은 곡식과 생선, 채소를 좋아한다. 엄마만 죽어나는데 몇 번 언급했지만 주말 아침에는 입맛에 상관없이 토스트를 해서 가볍게 먹는데 이 정도면 같이 발뮤다를 경험해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발뮤다가 경험재(경험을 하기 전에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재화)의 전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인지 발뮤다 홍보팀장님도 경험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항상 고민하고 있고 되도록 커뮤니케이션도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으로 한다고 했다.


발뮤다 제품 중에 토스터기와 그린팬(자연바람을 만들어낸다는 그 팬)이 가장 유명한데 토스터기는 최저가가 배송비 포함해서 28만 원 정도고 그린팬은 36만 원이다. 보통 집에서 토스터기나 선풍기를 저 가격에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토스터기 가격을 살펴보니 싼 건 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발뮤다 토스터기는 오븐에 가까운 형태라 팝업형 토스터기랑 비교는 힘들 거 같고 미니오븐과 비교해야 될 거 같은데 그렇다 해도 싼 건 3~4만 원대부터 시작을 하니 청소 기계의 다이슨이라 할만한다. 초기 판매전략 중에 일부러 다이슨 옆에서 판매했다는 이야기도 해준 걸 보니 어떤 가치를 제공해주고 싶었을까 이해가 되었다. 발뮤다를 찾는 소비자들이 같이 검색하는 브랜드를 구글이 보여주는데 왜 그랬는지 바로 알 수 있다.

<구글이 찾아준 발뮤다의 친구들~>

그리 싸지 않은 가격에도 발뮤다를 좋아하고 구매하는 소비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이 제품이 제공해주는 능력과 역할이 제 몫을 다 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 기대를 충족해주면 만족을 한다. 능력과 역할을 정의하는 것은 제조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능력과 역할의 기준을 세우는 것은 제조사가 맞겠지만 이를 평가하는 것은 소비자다. 소비자는 소비자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제조사는 이 기준을 평준화시킨다. 하지만 소비자가 열광하는 브랜드들은 이 기준을 가장 높게 만든다. 이는 어떤 소비자의 입맛도 맞추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발뮤다를 사는 소비자와 비싸다고 다른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 사이에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가치다. 소비자마다 가치의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가격에도 만족하며 사고 구매하는 사람도 있고, 이 가격이면 나는 더 싼 걸 사고 나의 기준에 맞게 살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가치는 재화가 주는 효용(쓸모)을 평가하는 것인데 자신이 지불한 비용에 비해 질과 서비스가 커질수록 가치는 높아진다. 그렇다면 제조사는 질을 높이려고 하고 서비스 수준을 정비하면 되는데 소비자는 지불하는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어떤 제조사는 이 문제에 타협할 것이고 어떤 제조사는 소비자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최고의 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어떤 소비자는 자신의 가치 기준을 가격에 맞추고 어떤 소비자는 질과 서비스에 둘 것이다.

이 역학관계에서 타협하지 않는 제조사는 어떤 소비자들에게는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것이 아닐까?

나는 발뮤다를 사용해 보고 싶은 생각에서 미리 발뮤다의 가치를 생각해 보았다. 이렇게 발뮤다에 대해 자세히 써주면 좀 싸게 해주시면 좋겠다. ^^ 오늘의 마케팅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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