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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Oct 02. 2018

디테일 끝판왕 카애프터마켓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2일 화요일 날씨:바람 불어 좋은 날

새 가족으로 진앤준 브라더스가 합류한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천지개벽할 만큼 바뀌었다. 카시트와 장거리 이동시 필요한 각종 용품(이를테면 휴대용 변기 같은 거? 고속도로에서 응가 마렵다고 하면 난감 그래서 준비했던 변기는 SUV 트렁크에서 유용하게 사용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쓸 일은 없었다)과 트렁크, 자전거나 킥보드, 웨건 등을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태어난 후로 SUV로 바뀌었고 거기다 예전에는 차를 관리하기 위해서 이것저것 사고 바르고 붙이고 이런저런 용품들을 사들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시간도 아깝고 힘들기도 해서 지름신을 유혹하는 각종 액세서리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꾸준히 나에게 자동차 용품을 구매하라고 타임라인에서 손짓을 한다.

바로 자동차 애프터마켓 용품들이다. 이 용품들을 바라 보고 있노라면 이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 정말 디테일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내서 상품으로 만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용품들이 엄청나다. 물론 흠짓난 내차가 새 차가 된다느니 이런 건 좀 의심스럽지만 말이다. 가끔씩 쿠팡이 내 탐라에 와서 많은 것을 추천해 주는데 몇 주 전에 이런 걸 추천해 주었다. 추천해준 캘리퍼 커버(아래 이미지)가 뭔가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내차도 슈퍼카처럼 만들어준다는 브레이크 캘리퍼 커버였다(나중에 이 사진 쓰려고 킵해 두었었다. 추석 즈음에^^ (한 디테일~~). 위에 메시지는 추석선물 10% 할인인데 아래는 자동차 브레이크 캘리퍼라니~ 거기다 고급형인데 저가형이라니^^ 좀 생뚱맞지만 클릭해 들어가 보았다. 이 판매자분 구매 전 필독에서 경의를 표했다. 허접하지만 멀리서 보면 괜찮다고 ㅎㅎㅎ 아주 상세한 구매정보다. 한번 읽어보시길...

<페북 탐라에 자꾸 재밌는 거 추천해주는 쿠팡. 요즘은 여성속옷 추천 안해주셔서 다행^^>

자동차 용품 쪽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되면서 둘러보는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가끔씩 타임라인에서 보여주는 제품들은 보기만 해도 내차에 붙여보고 싶도록 유혹한다. 한 광고에서 애프터마켓 용품들이 잘 만들어져서 올라오길래 들어가 봤더니 정말 별천지다. 없는 게 없다.

아래 이미지는 변속기와 컵홀더 주변에 설치하는 스토리지 박스인데 벤츠와 어울리도록 세심하게 만든것처럼 보였다. 이미지로만 알 순 없지만^^ 차를 꾸미고 가꾸고 애지중지하시는 분이라면 혹할 거 같다.

<뭐가 필요할까 연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렇게까지 섬세하면 작은 회사들이 할 일이 없겠지만 좀 더 분발하기를 바라본다. ^^


마케팅에서 디테일은 매우 중요하다. 과거처럼 공급 중심의 시장에서야 공급자 마인드로 상품을 기획하고 공급자 마인드로 유통하고 커뮤니케이션했지만 지금은 소비자에게 시장의 권력은 넘어간 상태이니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는 모든 접점을 체크하고 상품의 기획과 유통, 커뮤니케이션에서 바이럴과 그 과정에서의 소비자의 경험과 감정까지 고려를 해야 한다. 그러니 디테일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전체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기업과 사회 그리고 국가까지 변화시킨 것이 디테일이다. 어쩌면 취향은 디테일의 다른 말일지도 모르겠다. 독일의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사람에게 "신은 디테일에 있다"라고 했는데 이 말은 디테일이 고객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낸다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제는 디테일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한다. 기업에 제공하는 상품 서비스가 계속해서 차별화해나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계속해서 찾아 더하다 보니 이제는 디테일이 부족하면 소비자에게 선택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츠타야를 벤치마킹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을 판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츠타야의 성공 비결은 너무나 많겠지만 그중에서 나는 디테일에 주목한다. 그냥 서점에서 필요한 책을 고르겠다고 생각했다면 그냥 평범한 서점이 되었겠지만 서점에서 오는 소비자들이 무엇이 더 필요할까 고민하고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 기획해서 지금의 츠타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일본을 갈 때마다 항상 그들의 디테일에 감동하는데 진앤준 브라더스와 오사카를 갔을 때 레고랜드에서도 아니나 다를까... 이 사람들은 디테일이 삶에 배어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장의 사진을 보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화장실에선 손을 씻기만 하면 된다. 비누도 물도 바람도 다 자동으로 나온다. 그리고 래고랜드 안전바도 레고로^^>
<레고랜드가 오사카 아쿠아리움 옆에 있는데 가오리 입을 보라고 거울을 아래에 설치해 두었다. 옆은 레고로 만든 스모경기장>

디테일 하나 놓친다고 뭐 그리 대수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의 실수가 기업의 평판과 매출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디테일 하나 신경 잘 쓴 기업이나 브랜드는 그 이상의 것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소비자에게 준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최근에 한 쇼핑몰에 할인 가격과 정상 가격이 바뀌어 표시된 팝업 메시지가 올랐는데 단순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나 오래 팝업이 떠 있었다. 쇼핑몰에 있는 직원들이 쇼핑몰을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작은 실수지만 이 사이트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마케터들에게 디테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신경 쓸 일이 백만 스물하나 인 사람들에게 더더욱 세상은 디테일에 신경 쓰라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그게 싫으면 마케터를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이 마케팅인 세상이다. 마케팅의 늪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최적화된 경로를 검색한 후에 포기하시길 바란다.

디테일에 대해서 느껴보고 싶다면 오션스 시리즈를 보는 것도 권한다. 남의 것을 가져오기 위해서 얼마나 디테일한 설계를 해야 하는지 시리즈마다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n3epi9hPbqQ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잘 없다^^>

완벽하려면 희생양도 잘 설계해야 한다. ~~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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