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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Oct 22. 2018

내 인생 최고의 브랜드는?(ep2)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22일 화요일 날씨:겨울이 오는 길목

하루는 어찌 이리 금방 가는지 24시간이 모자란 건 아니지만 마케팅일기 쓰는 시간은 금방 온다. 어제 단골 미용실 이야기를 시작으로 브랜드가 아이덴티티(Identity)인 이야기를 했다. 못 보신 분은 <내 인생 최고의 브랜드는?(ep1) https://brunch.co.kr/@clncompany/182>을 참고하시기 바라며 어제에 이어 브랜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제목은 내 인생 최고의 브랜드는?이라고 해 놓고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브랜드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딱히 정말 나는 이 브랜드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거나 이 브랜드가 나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할만한 브랜드를 잘 생각해보아도 잘 모르겠다. 나의 현재를 대변하는 브랜드들은 항상 존재했지만 그 브랜드도 내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항상 변했던 거 같다. 취향이 없는건가?^^

다만 내 인생을 통과해 기억나는 브랜드들이 있다. 최초의 기억은 반도스포츠로 기억하는데 그냥 노트에 따라 그린 그림이 기억나는 정도다. 나중에 이 브랜드가 LG패션이 되고 지금의 LF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만 알고 있다.  

<내 생애 최초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브랜드 타이거, 출처 : clien.net>

내 몸이 기억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하나의 브랜드는 타이거다. 국민학교^^ 시절 아주 고급 브랜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표를 달고 있는(스펙스나, 월드컵 수준이었고 그 위로 프로스펙스와 프로월드컵,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있었다) 소위 메이커였다. 비 오는 날 새는 신발을 신겨 보내기 싫었던 엄마는 시장 입구 신발가게에서 타이거를 사서 신겨 보냈다. 이후 아이와나 파나소닉,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를 갖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옷은 주로 보세 브랜드를 이용하다가 진화해 갔는데 중고등학교나 대학시절에는 티니위니, 쉐인, 언더우드, 헌트 같은 이랜드 계열의 브랜드가 가성비로써 내 옷장이나 신발장을 차지했다.

그때의 브랜드와 지금의 브랜드는 뭐가 다를까?

<사물은 사물 자체보다 그가 가진 이미지로 소비되기 시작했다.>

당시 브랜드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규격화된 상품으로써의 양질을 의미했다. 저렴하고 대충 만든 상품들이 아닌 퀄리티 컨트롤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제품이라는 뜻의 메이커로 불리는 수준의 브랜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사실 정말 싼 제품들도 품질이 과거처럼 하늘과 땅 차이처럼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 차이가 줄어들면서 브랜드가 품게 되는 의미도 진화하였다. 품질의 차이가 아니라 이제는 인식의 차이를 가리키는 것이 브랜드가 된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이런 의미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브랜드는 소비의 아이콘으로서 기호를 의미하게 되었다. 지금도 이런 기호를 소비하는데 여기서 기호는 사물의 기능이 아니라 사물이 지닌 이미지를 의미하고 사람들은 이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기호도 점점 진화하면서 브랜드는 소비자의 정체성을 투영하고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소비자가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렇게 브랜드가 진화해 오면서 브랜드가 가지는 시장에서의 위상도 당연히 달라졌다. 그리고 이런 브랜드의 위상 변화는 비즈니스 전략에 그대로 반영되게 되는데 브랜드 전략이 비즈니스 전략이 되는 과정이 사실 브랜드의 진화 과정과 궤를 같이한다. 다시 한번 풀어 말해보자면 과거 브랜드는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으로서 소비되는 물건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브랜드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진 정체성이 소비자의 니즈와 욕망을 투영하고 브랜드와 소비자가 서로 소통하기 때문에 제품이 아니라 계급 혹은 취향 혹은 이미지를 가진 개념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래서 브랜드 전략 자체가 비즈니스 전략(소비자의 욕망을 해결하는 것이 비즈니스이 핵심아닌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도 좀 어렵다. 다시 설명해보자면 과거에는 물건을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에 잘 만드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금은 브랜드가 사람처럼 개성과 성격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람처럼 Persona(페르소나는 개인이 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가정하는 자신의 역할을 의미-위키)가 있는 존재로 만들어져야여 한다는 뜻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u6fV0RopbU

<얼마나 공장적이고 남성적 컨셉인가?^^>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면 자동차 회사는 과거에는 보통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전형적 페르소나가 타깃이었다. 그리고 자동차 회사는 기계를 의미하고 공장이라는 남성적 환경을 대변했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의 성격도 남성적인 모습이 나오고 소비자도 남성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타깃도 세분화되고 자동차 회사라는 성격도 타깃이 다양화해지고 의사결정권도 변함에 따라서 다양한 색깔로 나뉘게 되었다. 이런 페르소나가 브랜드 전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비즈니스 전략이 사실 이 브랜드 전략의 다른 이름이란 의미다.  


여성 패션회사를 들여다보자. 여성 패션회사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 자체가 여성이다. 타깃도 여성이다. 물론 세상이 더욱 세분화하면서 지금은 패션회사도 정장이냐 캐주얼이냐 캐주얼도 이지캐주얼이냐 캐릭터 캐주얼이냐 또는 요즘 뜨는 스트리트 캐주얼이냐에 따라 다 성격이 다를게 표현된다. 이 다른 성격은 브랜드의 색깔과 성격으로 그대로 나타나고 사람들은 이 브랜드 성격에 따라 소비하게 된다.

이 말은 브랜드 전략은 이제 페르소나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음을 의미하고 비즈니스도 사람과 같은 모습으로 영위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하겠다. 물론 모든 상품 서비스가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대체로 비즈니스의 성격이 페르소나를 형성하는 것이 지금은 당연한 일이다. 에버랜드가 남성성이나 여성성이 강하지 않은 건 당연할 것이다. 가족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가족이라는 단어가 의마하는 사랑이라든가 따뜻함이라든가 부드러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딩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에 녹아들게 되어있다. 전자제품 회사 애플이라고 해보자 애플의 브랜드가 나타내는 페르소나는 힙하고 패셔너블하다 또한 프로페셔널 해 보이고 스마트하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타깃의 이미지와 브랜드의 이미지는 등치 해가는 과정을 거친다.

거의 모든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이런 과정을 거친다고 보면 비즈니스의 브랜드 전략은 페르소나를 어떻게 설정하고 메인타깃을 누구로 규정하는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이다. 즉 앞서 말했던 브랜드는 아이덴티티란 의미가 페르소나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규정된다.

그렇다면 지금의 브랜딩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2. 브랜드는 비즈니스의 다른 말이다.

브랜드의 의미가 공장 제품에서 기호라는 이미지로 변해가면서 기업들도 브랜드 전략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왔다. 다만 기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정리해가면서 브랜드 전략도 수정해갔다. 삼성은 전자 중심으로 그룹 전체가 돌아가면서 전체 브랜드 에센스나 색깔 페르소나 등 모든 브랜드 요소들이 전자의 이미지로 모아져 갔다는 의미다. 하지만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가는 기업들은 이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사업을 진출할 것이고 어떤 경쟁환경에 속할 것이냐에 따라서 브랜드 전략을 세워가는 과정을 밟아갔다.

기업 내에서 브랜드팀이 존재한다면 어떤 신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보다는 기존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형성된 기업이나 브랜드의 성격에 맞는 브랜드를 규정하거나 내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게 된다.

지금의 비즈니스는 브랜드 전략과 다르게 갈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다.

<대기업들은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면 되고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은 수준에 맞는 원룸 건축에 들어가면 된다.>

그러면 스타트업은 어떻게 브랜드 전략을 세워야 할까? 크게 다르지 않다. 비즈니스의 성격에 맞는 페르소나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옷과 신발과 행동 양식과 사고방식을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어떤 회사들은 마케터들에게 이제는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브랜딩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고 마케팅 전략은 브랜딩 전략으로 귀결된다고 말하는데 이는 기본 전제가 틀렸다고 본다. 이미 비즈니스가 브랜드 전략이다. 비즈니스 전략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브랜드 전략이 되는 것이다. 마케팅 전략도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이니 삼위일체다. 이는 이미 기존 글에서도 계속 강조했던 것이다. 브랜딩이 종착역처럼 모든 것을 다 좌지우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어 보인다.

물론 여기서 브랜딩(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전문적 영역으로 본다면 심벌을 만들고 로고타입과 색깔 또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적용되는 디자인적 요소들 다루는 것이나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가는 부분은 좀더 상세히 따로 볼 필요는 있지만 비즈니스가 브랜드 전략인 시절에 브랜딩 전략도 철저하게 비즈니스 전략을 따르면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시 정리해 보면 비즈니스 전략 수립 과정이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 되었다는 말과 같다.


이렇게 비즈니스 전략이 브랜드 전략이 되는 과정을 이해했다면 이제 최애 브랜드가 생기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가 사람같은 모습을 하고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인터랙션의 결과물로 자연스럽게 호불호가 생기고 궁합이 맞는 브랜드들 즉 나를 대변하는 브랜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 상품에 식별장치로서의 부착되는 트레이드마크가 아니라 이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러브마크가 생성되게 된다. 이것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가 형성되는 논리적 또는 진화적 관점의 해석이다.

<사람같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 비즈니스 전략과 같은 말이지 말입니다. >

이런 과정이 이해가 된다면 이제부터 우리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자리 잡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는 점점 또렷해지는 페르소나로서의 브랜드 모습에 가깝게 만들어져 갈 것이다. 그래서 새로 상품을 개발하더라도 그 기업의 캐릭터에 맞는 즉 소비자가 그 기업에 갖는 모습에 조화되는 생품 서비스가 나와야지 갑자기 난데없이 도깨비 같은 컨셉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오면 쉽지 않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면에서 LG 같은 브랜드는 과거엔 기술의 금성이었기 때문에 기술을 놓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보다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는 컨셉으로 접근한다면 어떨까 한번 생각해 본다. 하지만 여전히 내부는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에 목마른가 보다. 이제는 기술적 혁신으로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기술의 퀀텀점프 시점이 멀어 보인다.  


작은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이 매번 힘들어하는 것이 브랜드가 뭔지 잘 모르겠다에서부터 우리는 전문가가 없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하기 전에 우리 비즈니스 전략이 짜임새가 있고 상품 서비스로서의 성격 규정과 페르소나를 고려해 보고 이 페르소나가 소비자와의 교감에서 어떤 경험을 선사해줄 것인가 내부적 합의를 먼저 도출하고 이후에 가시적인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보는게 순서다. 브랜드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라는 것이다란 말이 어울리는 시대니까 말이다.


그런데 브랜드는 왜 평가를 받아야 할까? 여기서부터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

3. 브랜드는 숫자로 말한다.

To be continued......


http://cl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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