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명광 Oct 23. 2018

내 인생 최고의 브랜드는?(ep3)

마케팅일기 - 2018년 10월 23일 화요일 날씨:예보하지 말자 

이틀 전부터 진이가 배가 아프다고 했다. 뭐 특별히 잘못 먹은 것도 없는데 체했나 싶어서 후라베린 큐를 먹이고 배 마사지를 해주고 등도 두드려 주고 손도 마사지해주었다.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아침부터 또 배가 아파서 유치원을 못 갔다. 배가 아픈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 것은 화장실을 못 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루에 한 번은 가야 하는데 못 갔고 배를 만져보니 딱딱한 부분이 만져지는 것이 그래 보였다.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의사도 숙변이 찬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서 좀 두고 보자고 했는데 저녁에 와이프가 전화해서 또 아프다고 하니 관장약을 사다 달라고 했다. 그전에도 응급실에서 관장(腸:장에 물을 대다)을 해 본 적이 있어서 우선 약을 사러 갔는데 첫 번째 약국에서는 어린이용이 없어서 소아과 앞에 있는 약국으로 올라가서 유아용 관장약을 살 수 있었다. 그리고 한 번의 행위로 시원하게 배변을 하고 배가 아프지 않게 되었다. 

<아이가 있는 집은 상비약이 참 많다~~>

후라베린 큐는 아이들 설사나 복통에 먹는 유아 소아제인데 집에 상비약으로 두고 쓴다. 그런데 관장약은 집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니 있지도 않았고 아는 브랜드도 없었다. 약국에서 준 약은 베베락스라는 관장약이었다.


앞서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브랜드는 아이덴티티다(https://brunch.co.kr/@clncompany/182)라고 했고 페르소나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타깃 소비자와 교감과 소통을 통해 니즈와 욕망을 해결해주는 비즈니스 자체가 되어야 한다(https://brunch.co.kr/@clncompany/183)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후라베린 큐는 베베락스는 어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고 어떤 페르소나를 가져야 할까? 

만약 이 두회사의 브랜딩과 마케팅 관련된 업무를 하는 분이라 하더라도 저 질문에 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앞서 이야기한 대로 아이덴티티를 정하고 페르소나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은 원론적이니 이야기이기도 한 데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따라서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용론까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브랜딩 전략과 마케팅 전략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상황과 환경, 조건에 따라 다 다른 것이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관장약 베베락스는 사실 소비자가 기억할 필요도 없는 브랜드일 수도 있다. 진이의 경우를 겪지 않는 부모라면 평생 들어보지도 못할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과 같이 관장을 해야 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서 아 다음에도 이런 경우에는 저 약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면 기억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저 베베락스라는 브랜드 매니저는 소비자와 계속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하고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매우 아니다가 답이다. 베베락스의 브랜드 매니저가 할 일은 브랜드 이름을 정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하고 약국 진열대에 어디에 잘 보이게 놓을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이는 1회성으로 완결) 어떻게 하면 관장약을 찾는 소비자에게 약사들이 자신들의 베베락스를 권하게 할까 방법을 찾는 것이 브랜드 전략이 되는 것이다. 브랜드 전략이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말이 이를 뜻한다. 약사들이 팔 수 있는 조건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다. 

<브랜드의 본원적 기능과 부가적 기능>

과거 브랜드가 식별, 차별, 보증이라는 본원적 기능만 할 때는 브랜딩이 디자인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의 브랜드는 상징이나 광고, 자산의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비즈니스 전체와 결을 같이하는 비즈니스 전략이 되었다. 이 말은 식별이라는 기능부터 자산이라는 기능까지 브랜드가 다 포함하고 있으니 이 상황에 맞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도 그래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진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브랜드에 대한 평가작업이었다. 


3. 브랜드는 숫자로 말한다. 

베베락스의 브랜드 가치는 어느 정도 일까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좋은 성분으로 유해하지 않게 만들어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약사나 소비자가 찾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 또는 선호도 최고 브랜드라고 답하면 될까? 아니면 매출액이 연간 1억이 나온다고 치면 그중 브랜드가 매출에 영향을 얼마큼 주느냐를 계산해보고 그 계산 값을 이야기하거나 소비자 조사를 통해서 베베락스를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비율을 알아내고 타깃 시장 전체 규모를 파악해서 그중에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로 답해야 할까? 전자를 대략 정성적 가치라고 친다면 후자로 이야기하는 것을 정량적 가치라고 할 수 있겠다. 

만일 베베락스라는 브랜드를 다른 제약사에서 만들고 싶다면 정성적 가치가 매입 의도를 만들었을 것이고 거래가 성사된다면 후자의 정량적 가치를 통해서 거래 비용이 지불될 것이다. 베베락스에 대한 시장의 거래비용 가치가 브랜드 가치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 가치가 정량화되고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브랜드가 거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이다. 즉 브랜드가 자산적 가치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숫자가 필요해진 것이다. 


수요 과잉 시절에는 내가 공장이 있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붙이기만 하면 팔 수 있는 시장환경이었다. 이런 경우에는 브랜드가 식별의 역할만 하면 되었고 어느 공장에서 만든 보증의 기능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굳이 브랜드를 거래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공급 과잉 시대가 되면서 내가 만들어낸다고 해서 팔 수 있다는 보장이 되지 않으니 당연히 기존의 팔 수 있다는 보장이 어느 정도 있는 브랜드를 거래하게 된 것이다. 

차별성 식별성이 좋고 카테고리의 선두가 되어 인지도가 높고 선호도도 좋지만 기업 경영을 방만하게 하거나 여러 다른 이유로 회사를 운영하기 힘들게 되어 기업이 거래되어야 하는 시점이 되자 브랜드가 거래 가치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브랜드를 숫자로 말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4388242

에프킬라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원래 에프킬라는 삼성제약의 제품이었는데 한국존슨이 이 시장에 등장하였지만 에프킬라에 밀려 이렇다 한 실적이 나오지 않자 에프킬라를 매입하려 했고 1998년 공장과 상표를 387억에 인수했다. 이중 상표에 대한 가치로 297억을 산정했단다. 이 뜻은 공장보다 브랜드가 가진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높게 보았다는 뜻이다. 이런 사례는 브랜드가 진화함에 따라 더 자주 많이 등장하게 되었고 비즈니스가 거래되는 시대를 살게 되니 브랜드가 거래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로케트란 이름으로 유명한 배터리도 815억 거래금액 중에 브랜드 자산 가치가 660억이었다. 

케빈 레인 켈러는 브랜드 자산을 이렇게 정의했다. 

“동일한 마케팅 노력을 투입하더라도 그 브랜드의 존재로 인해 차별적 마케팅  효과(differential effect)를 유발함으로써 높은 경제적 효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 이 말을 다시 이야기하면 브랜드 자산은 권리금이다라고 한마디로 할 수 있겠다.


4. 브랜드는 달러 표시로 된 러브마크다.  

To be continued~~~

오늘까지 대략 브랜드 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이미 두뇌는 멈추었고 그리 짧은 이야기들이 아니니 내일까지 브랜드 가치 평가라는 테마는 정리해 볼까합니다. 


http://clnco.kr/












매거진의 이전글 내 인생 최고의 브랜드는?(ep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