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명광 Jun 08. 2016

Are you indigenous people?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네 9

Are you indigenous people?

이 글은 2009년 필자가 미국에서 보낸 9개월의 일상을 지인들에게 메일로 보냈던 글이다. 

일상의 미국은 여행에서 본 미국과 많이 달랐던지라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나에게도 많은 의미를 가져다주고 있다. 미국의 생활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올려본다.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입니다. 왜냐구요? 오늘 드뎌 뉴저지 드라이버스 라이슨스를 받았습니다.

예~~

<우여곡절 끝에 받은 면허증>

실은 지난주에 필기 테스트에 한번 실패했습니다. 유학생들 사이에 족보가 도는데 그것만 보고 가서는 한번 떨어졌지요.. 물론 한번에 붙은 우수한 학생도 개중 있었는데(거의 족보를 보면 40개에서 왔다갔다해서 좀 불안합니다.) 저는 50개중 40개를 맞어야 하는데 39개를 맞아 실패했습니다. 많이 상심이 컸지요.. 실 한국에서도 어렸을때 공부 한개도 안하고 본 통에 2점 차로 떨어졌던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어도 놀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봤던터라 실망을 좀 했지요..이번주에는 좀쉬워서 잘 봤습니다 문제가 다 나오기전에 40개를 맞춰서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지난번에 서류를 제대로 확인 안한 DMV직원의 실수로 학생면허를 봐야 한다면서 도로주행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뉴저지는 한국면허와 인터네셔널 면허가 있으면 필기시험만 보면 되거든요..

갑자기 울컥하여 말도 안나오더군요. 영어는 더더욱 생각이 안나고ㅠㅠ

다행히 지난주 서류를 접수받았던 직원이 지나가다가 언성을 높이는 저를 보고 무슨 일이냐 물어서 여차저차 설명했더니 자기가 해주겠다며 자기 자리로 데려갔고 면허증을 발급해 주었습니다. ^^ 횡재

제대로 컴플레인 하지 못하던 나를 돌아보며 결심을 했습니다. 아 영어 정말 제대로 하도록 해야겠다. 이런 상황에 물론 혹시나 면허를 안 줄까봐(힘이 막강합니다- 시험보라고하면 봐야합니다) 따지지도 못했지만 실은 제대로 할수가 없었지요.. ㅋㅋㅋㅋ 흥분한데다

버지니아주는 한국면허증과 국제면허증이 있어도 시험을 다 봐야 합니다. 정말 states의 나라입니다. ㅋ

지난주에 MVC(한국의 면허시험장) 전경과 내부를 찍었는데 실수로 지워버려서 보여드릴수가 없네요..

정말 다양한 인종을 볼수있구요. 정말 사람들이 많아서 불친절합니다. 오늘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더군요

여기 도로주행은 정말 까다롭거든요.. ㅋ


암튼 한번의 실패이후 면허를 갖게되었습니다. 여기 면허를 받으려면 6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해가 안되실라나요? 여권이 4점, Debit카드나 보험증 1점, 집으로 오는 우편물 1점입니다.

미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운전면허증에서 주소를 얻지요.. 이사후 1주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벌금도 있구요. 주소지를 철저히 관리하는 편이지요. 우리나라는 한번 만들면 갱신때까지 그대로인데요. 

그래서 카드도 다 집에서 받아야 합니다.

차의 나라이듯이 정말 차에 대한 것은 철저하더군요. MVC(Motor Vehicle Commission)에서 주는 드라이버 매뉴얼에는 정말 자세하게 운전하는 법이 나와있고 차에 대한 부분은 정말 세세합니다. 암튼 운전면허증을 받고 오늘 첫 고속도로 주행도 하였지요.

뉴욕시티 건터편에 포트리라고 있습니다. 한국인 마을이지요, 평생 영어 한마디 안하고도 살 수있는 뭐 뉴욕의 LA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합니다.

거기에 일이 있어서 갔다가 오는 길은 제가 운전을 하였더랍니다. 한달 넘게 안하고 미국길이라 좀 걱정을 했습니다만 무리없이 그럭저럭 괜챦았지요.. 머리가 좀 길지요 여기서는 40불정도를 줘야 머리카락을 깎을수 있어서 좀 더 참는중입니다. 

잠시 포트리 H마트 전경을 보여 드리지요.. 그 규모가 이마트만 합니다. 없는게 없구요.. 한국상품 거의 모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좀 비싸긴 하지만 과거생각하면 싼편이지요.. 물론 식당은 예외입니다. 김밥한줄에 $4.65 제육볶음 $12.25. 드실수 없겠지요? 그래서 거의 외식을 못합니다. 오는 길에 장을 좀 보고 왔지요.. 

한국과 좀 다른 거는 계산대에 외국인도 있고 허드렛일은 대부분 남미 사람들이 한다는 거지요..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미국은 자원절약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정말 비닐도 많이 쓰구요.. 한번 장보면 비닐을 20장 정도 가지고 옵니다. 쓰레기 봉투로 쓰지요. 종량제 봉투 이런거 없습니다.

여기는 6월이지만 아직도 아침 저녁은 선선한데 어딜가나 에어컨을 너무쎄게 틀어서 춥습니다. 긴옷을 안 입을 수 없지요.. 

제가 이번주에 제목으로 Are you indigenous people?이냐고 물었습니다. 토착민입니까?입니다.

얼마전 수업시간에 토착민들에 대한 토픽을 가지고 수업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토착민들이 점점 줄어들고 Extintion된 경우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살아남으려면 어찌해야 하느냐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정답은 Change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고 세월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는게 당연한 이치입니다만 인간은 반대로 그 변화에 주로 저항하는 쪽에 서있게 마련인 거 같습니다. 인간은 환경 적응의 동물이쟎아요? 근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이지요..

변화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그 적응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실험실 비이커의 개구리 처럼 말입니다.

뜨거운 물이 끓고 있는 비이커에 개구리를 집어넣으면 확 튀어 나와서 살수 있는데 찬물에 넣어둔 개구리 비이커에 알콜램프로 가열을 하면 따뜻한 목욕을 하시다 영면하니까 말입니다. 정말 아이러니 그 자체인거지요 .

저도 물론 그런 개구리가 되지 않을려고 비이커 밖을 뛰쳐나왔습니다만 개구리 입장에서 한번뿐인 인생 그래도 따뜻한 물에서 편안히 목욕한번 하고 죽는게 나은건가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아직까지는 잘했다 생각도 들면서도 당연히 뛰쳐나간 바깥이 혹시 기름이 끓고 있지는 않은건지 심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서 한국의 이민자들을 살펴보고 앉아 있노라면 얼마나 인간이 환경적응의 동물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딸은 영어만 쓰는데 우리말로 대답하는 어머니와의 대화

겉모습은 한국인인데 전혀 우리말을 모르는 코리언 어메리칸

한국인들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벤츠나 렉서스 아큐라 같은 고급차들이 즐비하고 

대단한 민족이지 않습니까?

제 인생 여러가지 원칙중에 제1의 원칙인 변화를 멈추지 마라는 항상 맘에 간직하는 말이지만 쉽지 않은 건줄 저라고 모르겠습니까.. 제가 전직장을 선택했던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도 인터뷰를 기다리는 회의실 탁자에 새겨진 Never ending change라는 글귀가 큰 영향을 준것도 사실입니다. 

어느날은 문득 깊은 밤에 일어나 내가 있는 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인가 제게 묻곤합니다. 굉장히 낯섬을 느끼지요.. 

하지만 삶이 그러하듯이 저도 여기 1개월이 좀 넘어가면서 정말 환경 적응의 동물이구나 하면서 새로 각오를 다집니다. 무뎌지는 칼을 갈듯 책을 뒤지고 강의를 듣고 숙제를 하구요..

모든 분들이 조금더 날카로운 칼을 갈 수 있도록 숫돌에 흐르는 물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당신은 토착민인가요? 콜럼버스의 후예인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쿠바에 카스트 제도가 있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