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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명광 Jun 13. 2016

Do you remember your past?

내가 아는 미국이 아니네 10

이 글은 2009년 필자가 미국에서 보낸 9개월의 일상을 한국의 지인들에게 메일로 보냈던 글이다.

일상의 미국은 여행에서 보던 미국과 많이 달랐던지라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여전히 내게 많은 의미를 준다. 이국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포스팅한다.


잘 지내시지요?

이 글을 읽으실 때 아 기다리던 메일이 왔네.. 하길 기원하면서 항상 글을 씁니다. 일주일 내내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파란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뉴저지 날씨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지난 제 일상에 이어 오늘은 지난지난 주에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온 얘기를 드릴까 합니다.

출발은 이렇게 합니다. 집에서 걸어서 에디슨 역을 갑니다. 저도 여기가 왜 에디슨 시인 줄 몰랐는데 정말 에디슨이 연구실을 차리고 살았던 동네입니다. 다들 잘 아시죠?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지요.

그래서 이 동네에 에디슨 박물관이 있습니다. 에디슨 역 전경입니다. 시골역 같지요?

<정말 작은 에디슨 역 전경>
<에디슨 역 입구의 스테인드 글라스>

어느 나라나 지역에 대한 아래로 보기는 있나 봅니다. 이 동네 사는 후배들이 시티(뉴욕을 말합니다.)

클럽에 갔을 때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에디슨이라고 하면 여자들이 웃는다는군요. 표를 사서 뉴욕을 향합니다. 출퇴근 Peak타임은 더 비싸고 보통은 왕복 17$입니다. 45분~50분 정도 걸립니다.

<발권기 입니다.  물론 정기권같은것도 있습니다.>
< NJ Transit 2층 열차도 다닙니다.>

최신의 이층 기차도 있다는데 아직 타보지는 못했습니다. NJ Transit을 타고 뉴욕 33번가 Penn Station에 내리지요.. 정식 이름은 Pennsylvania Station입니다. 미국 전역을 있는 앰트랙 열차의 발착지입니다. 역 바로 옆에는 그 유명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있습니다.

<정말 오랜된 열차의 모습>
<펜스테이션>
<메디슨 스퀘어 가든>
<말탄 경찰 신기했습니다.>

말 탄 경찰들도 좀  있고요..

이 날 뉴욕은 Drizzling (이슬비) 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9.11 이후 관광객들의 사랑을 되찾은 엠파이어 빌딩이 구름 비에 가려있었습니다. 비 내리는 뉴욕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박물관에 가기 전에 역 근처에 한국의 천 원 샵 같은 Jack's 99 cents store를 들렸습니다. 주로 가난한 흑인들이나 이방인들 유학생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저도 자전거 도난방지 열쇠를 $1.26을 주고 하나 샀습니다. 그 건너에 세계에서 가장 넓다는 Macy's 백화점을 잠시 들렸습니다. 지난 07년에 뉴욕에 왔을 때 들려보지 못했었기 때문에 들려보았습니다. 정말 넓기는 합니다. 그리고 정말 오래되었습니다. 나무로 된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잘 움직입니다. 좀 시끄럽기는 하지만 사람도 많고 생각보다 옷들도 쌉니다. 아버지의 날을 앞두고 세일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견물생심이지만 가난한 유학생이라 그냥 나왔습니다. 근처에 JCPenny건물도 있는데 공사 중이었습니다.

<1달러 샵도 아니고 99센트 샵>
<이미 신세계 팬텀에 가장 넓은 백화점이라는 타이틀을 넘겨주었지만 계속 달고 있답니다>
<나무 에스컬레이터, 신기했습니다>

지하철을 잡아탔지요.. 뉴욕 지하철도 참 번잡하고 복잡합니다. 그리고 정말 후지지요.. 공사 덜 끝난 공사장 같기도 하고 곧 무너질 거 같기도 하고 하지만 100년 전에 이런 걸 만들어서 타고 타닌 거 아닙니까?

81번가 박물관 역에서 내리면 되는데 가는 길에 거구 흑인을 만났습니다. PSP를 덩치에 안 맞게 하고 있었습니다.  옆에 사람과 사이즈 비교과 되지요? 초상권 침해를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은 못 알아볼 겁니다. 죄송합니다.

<PSP가 정말 작아 보이더군요.. 옆사람도 작은 키는 아니었는데 정말 거구였습니다.>

지하철에서 남미팀의 공연도 잠깐 감상하면서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박물관 사진은 홈페이지에 가시면 잘 보실 수 있을 테니 그냥 몇 장의 그림만 소개해 드리지요.. 참 들어가실 때 팁이 있습니다. 저번에 MoMA(현대미술관)은 전직장인 현대캐피탈의 도움(명함)으로 그냥 들어갔지요(20불입니다.) 이번에는 5불만 내고 들어갔습니다. 원래 15불입니다. 5불만 내고 들어가는 것은 기부금 입장이라는 것을 이용한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도 입장료가 20불이지만 기부금 입장 가능합니다.

정확히 어디다 기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난한 유학생이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5불 입장을 했습니다. 입장권 사는 곳에서 Donation, please. 하시고 정성껏 5불 정도 내시면 입장권을 줍니다.

세계 최대의 과학박물관답게 동물학, 지리학, 인류학, 생물학 등 자연 과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3500만 점의 컬렉션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박물관이 살아있다(Night at the Museum)는 영화를 보셨다면 이미 가보신 거다 마찬가집니다.

사실 생각보다 실망했거든요.. 물론 여기가 아쿠아리움도 아니고 동물원도 아니지만 살아있는 것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ㅋㅋ 애들은 근데 좋아할 거 같습니다. 이번에 2탄도 나왔지요, 2탄은 장소를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겼습니다. 돈은 많이들이고 악평을 많이 받았지요..

박물관 여기저기에 박제된 동물들(육해공 다)이 가득 있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동물들과 지구의 역사 인류의 역사 그리고 자주 보셨던 공룡의 뼈들 ㅋㅋ 엄청 많습니다. 정말 부러웠습니다. 이런 많은 자료를 모으는데 참 돈과 시간이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과 어려서 이런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익숙한 미국 어린이들이 참 부러웠습니다. 물론 한국의 똑똑한 아이들은 책으로 독파를 다하지만요.. 요즘은 인터넷이 또 있지 않습니까?

저 어렸을 때야 동네 뒷산에서 여치와 메뚜기 잡아서 풀에 뀌어 구워 먹던 게 전부였지만요. 여기서 또 한 가지 국력의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아래 그림을 한국을 알려주는 전시물입니다.달랑 이거 하나입니다. 티벳이나 이런 곳도 엄청 많은 전시물이 있고 심지어 일본은 관이 따로 있습니다.

어제 이민자들과 수다 떨 시간이 있었는데 한결같이 한국인 참 똑똑하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제가 생각해봐도 맞고요.. 한국인이 없는 지역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항상 그 나라의 상류사회에 포함이 되지요.. 하지만 좀 깨알 같다는 얘기를 합니다. 너무 미국 문화에 동화가 잘 되어서 인지

다른 민족들보다 결속력이나 정체성 확립과 전파에 좀 약하다고 하더군요.. 한국민들은 두 부류로 나눠집니다.

한국인들끼리 모여서 커뮤니티를 이뤄 끼리끼리 살던가 아니면 아예 미국인이 되어 살던가. 그러면서 얘기들 나눴지요, 한국인이 유대과 맞먹는 거 같다.. 민족성이나 똑똑함이나 그런데 유대인은 한국인을 부린다.. ㅋㅋ 전 세계 부의 엄청난 양을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다지요.. 암튼 여기를 지나가면서 "씁쓸하구먼" 절로 나왔습니다.

<한국관은 딸랑 이거 하나입니다>
<일본관과 너무 비교되더군요>

위 사진은 아마도 알라딘의 배경인 아랍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인데 저 한쪽 구석 하늘에 정말 조그맣게 양탄자 탄 지니가 있었습니다. 이 모형을 만든 사람의 여유를 보며 잠시 웃었습니다. 이거 발견한 사람 많지 않을 겁니다. 여기 와보신 분들도 대부분 휙 지나가니깐요.. 워낙 넓어서

여기 오시면 길이 12미터 높이 6미터의 공룡뼈도 보실 수 있고 세계 최대의 31톤 운석, 563캐럿 사파이어 등도 보실 수 있고요, 뉴욕 최대의 아이맥스 극장도 있고 스페이스 쇼도 있답니다.

제가 해병대 박물관에서도 느낀 거지만 참 얄밉게 잘 해두었습니다. 그런 힘이 부럽기도 하고요.. 지인들과 미국의 힘에 대해서 좀 얘기를 했더니 제가 생각했던 대로 다양성에 대한 존중(물론 아직도 인종차별도 있고, 숨겨진 것들이 많답니다. ㅋㅋ)과 패밀리(여기는 가족과 뭔가를 하는 거 자체가 레저입니다. )가 그 힘의 원천이라 생각한다고 동의하더군요..

그리고 원칙(합의한 원칙에 대한 존중과 실천)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도중 공권력에 대한 얘기도 했지요. 미국 최고의 직업은 경찰이다. 물론 총을 가지고 있으니 그렇겠지만 절대 경찰을 건드릴 수없다. 한국에 나갔던 한 친구는 버스기사가 내려서 경찰을 발로 차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제가 아마도 한국은 과거에 공권력이 국민의 편이 아닌 적이 많아서 국민들이 아래로 본다.. 그리고 동네 아는 형이나 아저씨로 생각을 하는 경향도 있다, 그런 과거가 원칙을 무시하는 경향에 맞물려 공권력이나 국민이나 서로 존중하지 않는 거 같다.. 뭐 그런 얘기도 좀 나눴지요.. 한국 국회에서 협의해서 뭔가 좋은 것을 결정하고 국민에게 전파하고 한 마음으로 일 하는 거 봤냐, 뭐 이런 얘기까지 나왔지요.. 과거의 모든 어둠이 다 그런 원칙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그 이후 존중 그리고 권력의 정당한 자리매김이 부족해서 그런 거 아니냐 그런 얘기도 좀 하구요.. 이제 한국도 그런 극단적 상황을 타개하고 좀 합의와 존중이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미국이 절대 절대 좋은 거만 있지는 않습니다. 저야 여기 와서 공부 중이니 되도록 좋은 거 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안 좋다기보다 좀 불편한 것도 많고요.. 기다림의 미학이랄까요..

우리 동네 쓰레기 통입니다. 미국은 각 주마다 별칭이 있는데 뉴저지의 별칭은 Garden State인데 다른 별명은 Garbage State입니다. 쓰레기 정말 많이 버리고 재활용도 잘 안 하고 음식물 구분 안 하고 버리고

이 정도만 말씀드리면 아시겠지요? 좀 심각합니다. 그냥 이렇게 막 버립니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은 달팽이가 집을 이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달팽이가 지나가는 걸까요? ㅋㅋ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구청 인지 동사무소인지 될 거 같습니다. 동사무소보다는 규모는 큽니다.

Sicial Security Office라고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를 받아야 생활이 되지만 911 이후 SSNumber를 F1 비자 학생에게는 주지 않아서 운전면허증 따려면 여기서 서류를 받아야 합니다. 1시간 기다려서 2분 만에 일처리하고 왔는데 어느 누구도 짜증내거나 뭐 이러지 않고 그냥 앉아서 기다립니다. 한국에서는 좀 난리가 났겠지요.. 학교에서 메이트들과 농구를 한 게임하고 하늘을 보았는데 광고 flag을 달고 나는 비행기를 보았습니다. 너무 작아서 잘 안보이시지만 눈으로 보면 무슨 광고인지 보였습니다.

제가 여기 오면서 저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고 현재는 또한 미래의 거울이 되는 것이며, 과거는 현재를 위해 모든 준비된 길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과거의 모든 결정이 내가 혼자 고민하여 내린 결정이고 내가 이룬 성과는 내가 열심히 하고 내가 이룬 거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은 절대 혼자 살 수없고 스스로 아무리 잘난 사람도 다 사람들과 함께해서 이루어지는 결과라는 거, 가족이나 동료들 모두의 노력이나 지원과 응원이 있었다는 거, 이제야 조금 깨닫게 됩니다. 제가 여기 있는 이유도 그런 이유로 내가 결정한 것은 최종 결정이지만 그 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가 있었고 내 과거가 고스란히 다 현재의 모습에 도미노처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사시는지요? 과거를 기억하고는 사시는지요? 과거에 발목 잡혀 살아서는 안되지만 과거를 잊고 살아서는 안 되는 거 같습니다.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를 즐기는 한주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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