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마케팅 이론 23
미스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우리말로 하면 잘못된 전달이라 해석이 가능한데 주로 실수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할 거 같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잘못 눌러서 필요한 때에 통화를 못했다든가 어떤 잘못이 커뮤니케이션 개입하여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디스커뮤니케이션이란 용어는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지 않는 단어이다. 주로 통신이나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는 용어인데 송신자, 송신 수단, 수신자 중 한쪽의 장애로 송신자의 전달 의도가 수신자에게 정확히 도달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를 마케팅적 의미로 번역을 해보면 마케팅적 커뮤니케이션에서 실수라기보다는 콘셉트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의도와 상관없는 다른 메시지의 개입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 하겠다. 마케터라면 매일 겪어볼 만한 상황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화자의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어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은 만 못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인데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규정을 잘못하고 있거나 규정은 제대로 하고 있으나 전달하려는 스토리를 잘못 인용하여 메시지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돼버리는 경우들이다. 또한 채널 선택을 잘못하여 의도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수신자의 경우는 자기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으니 수신자의 장애는 기본적으로 항상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렇게 디스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키 메시지와 스토리의 불합치
애경 트리오는 주방세제의 역사다. 1966년 탄생해서 올해로 50세를 맞이한 장수상품이자 애경의 효자상품이다. 이 애경 트리오의 최근 영상콘텐츠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논란의 핵심은 간단하다. 50년 동안 주방을 지킨 트리오 옆에 엄마만 계속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아빠와 자식들은 왔다 갔다 하지만 메인 캐릭터는 엄마다. 어떤 이는 50년 동안 아빠는 돈을 벌러 나가지 않았느냐라는 원초적인 질문도 던지지만 그런 상대성의 문제가 아니라 온 가족과 함께 해온 트리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좀 더 세련된 연출도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에 대한 논란이다. 물론 마지막에 늙은 엄마 옆에 손을 같이 담근 늙은 아빠의 모습이 나오고 과거 주방에 주로 있었던 분이 엄마라는데 큰 이견은 없겠지만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온 가족이 주방에서 재밌게 밥 먹고 설거지하고(가족끼리 설거지 가위바위보 같은 거 하거나 작은 애들이 자라서 엄마를 도와주고 아빠가 제대로 설거지 한판 하는 모습 등-유튜브 영상이라 충분히 설정 가능한 시간이다.) 기타 등등 다양한 행복한 모습을 미장센했으면 이런 논란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제목이 진심을 이어가다인데 기획자의 진심이 소비자에게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말았다. 업무 처리 방향을 살펴보면 왜 이런 오류가 나왔는지 알 수 있다. 키 메시지는 행복한 가정과 함께한 트리오였을 것이다. 마케팅 플래너는 이런 기획안을 가지고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고 플레이시킬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런 내용을 여러 에이전시든 한 곳의 에이전시든 RFP를 보내고 초안을 검토했을 것이다. 내부적으로 검토해봤는데 이런 스토리가 잘 맞을 거 같다고 의견을 정리하고 한 에이전시에게 제작과 플레이를 의뢰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송신자의 진심에는 설거지는 엄마라는 등식이 들어 있었던 것이 문제다. 그것이 회사의 마케팅 플래너건 이 영상을 만든 에이전시건 이를 걸러내는 사람이 없었다. 애초 마케팅 플래너는 키 메시지에 엄마 같은 편안한 주방과 그 중심에 트리오 뭐 대충 이런 스토리를 담고 싶었을 것이다. 50년 주방의 변신 그러나 꿋꿋이 주방을 지키며 가정을 지켜온 엄마와 같은 마음.. 80년대에 이런 스토리라면 딴지 거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시대는 21세기인데 스토리가 너무 구식인 것이다. 메시지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고 여러 사람들이 리뷰를 했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플래너와 몇몇 팀장 임원이 리뷰하고 끝.. 이렇게 했으니 돈 쓰고도 욕먹는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애초에 이런 노이즈를 고려한 것이라면 할 말이 없으나 그게 아니었다면 이것은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디스커뮤니케이션이다.
<애경 트리오 50년을 기념한 광고 제목이 진심을 이어가다인데 이어지지 않았다. 출처 : 유튜브>
마케팅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말해 입만 아프다. 그런데 많은 회사들이 디스커뮤니케이션에 이르는 사태를 초래한다.
두 번째 사례는 조금 오래된 사례인데 푸르덴셜 생명의 10억을 받았습니다 편이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남편이 죽고 푸르덴셜 생명으로부터 10억을 받았고 라이프플너가 많은 것을 도와주었다 대충 이런 내용인데 실사례를 광고로 하는 아주 흔한 광고 중의 하나였다. 보험이 가져야 할 속성을 제대로 가지고 있고 키 메시지는 이런 보험이 가족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꼭 10억이었어야 하는 것이다. 메시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정확한 수치를 카피에 담아냈겠지만 이것이 문제의 화근이 되었다. 수신자는 10억이라는 숫자는 매달 156만을 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점에서 평범한 가정의 얘기일 수 없다는 의견에 남편이 죽었는데 10억 받고 행복하냐라는 스토리가 원하는 메인 메시지가 아닌 송신자가 의도치 않았던 해석을 한 것이다. 심지어 플래너와 엄마의 합작품이냐는 최악의 피드백도 들렸었다. 분명히 이런 광고는 내부에서 걸러질 수 있었을 것인데 송신자들은 송신자의 입장에서만 메시지와 스토리가 잘 연결된 부분만을 본 것이다. 마케팅에서 강조하는 것은 항상 고객이라고 하는데 실제 마케터나 마케팅 플래너들이 전혀 수신자의 입장을 고려치 않았을 때 이런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사실 너무 많아서 굳이 더 많은 예를 들어줄 필요도 없다.
근데 놀라운 것은 푸르덴셜 생명의 광고 중 이런 사례가 더 있다는 것이다. 푸르덴셜 생명 아버지 편 광고는 아버지는 필요 없고 돈만 있으면 되냐는 메시지로 전달되는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였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드리지는 못하지만 푸르덴셜이 그 뜻을 이어가는 역할을 하겠다 뭐 이렇게 했으면 덜 드라마틱하겠지만 괜한 구설엔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유튜브에는 거의 최악의 광고 수위를 다투는 광고들이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실패
메시지와 스토리의 불일치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잘못 가지고 가는 것이다. 이럴 경우 메시지 자체가 잘못 만들어져서 어떤 스토리를 가져다 붙여도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다. 이것은 수신자의 제멋대로 수신 태도는 감안하지 않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경우다.
삼성이 애니콜이란 브랜드로 네이밍계에 전설로 남았던 반면 엘지의 첫 브랜드인 화통은 1년 만에 프리웨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고 1년 만에 다시 싸이언으로 바꾼다. 당시 환경이 핸드폰은 잘 터지는 것이 중요한 이슈였기 때문에 두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네이밍 한 애니콜과 화통(話通)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나왔다. 실제로 영어 애니콜과 우리말 화통의 의미는 대동소이하지만 화통은 애니콜보다 통화품질이 떨어져서 울화통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제품의 현 상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소비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전달했다. 프리웨이도 핸드폰이란 본질과 어울리지 않는 고속도로의 의미로 인해 1년 만에 운명을 맞았다. 그 이후로도 CION으로 개명했다가 싸다는 이미지를 얻고 이후에 CYON으로 바꿔서 좀 더 분발하게 되었다. 애니콜은 점점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갔는데 LG는 이름 바꾸다 정작 중요한 아이덴티티 구축에 실패했고 그 여파가 현재까지 진행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브랜드 아이덴티티 실패사례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폭망한 브랜드로 농심의 강글리오가 있다. 이미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커피의 원초적 아이덴티티를 무시하고 브랜드를 만들고 콘셉트를 구축하여 실패한 사례다. 이 브랜드는 농심의 회장이 직접 관여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실패할 확률을 줄인다. 이전의 몇 번의 성공사례가 있었다고 해서 항상 성공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서 커피라는 것은 세련된 도시남녀들이 선택하는 기호식품이 되었는데 강글리오는 건강한 커피라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려 하였다. 심지어 강글리오라는 이름은 녹용성분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러한 욕심은 결국 화를 불러일으켰다. 송신자 자체에서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아이덴티티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는 채널이나 수신자의 문제로 건너가기도 전에 암초를 만나게 되고 디스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i30는 핫해치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고 하였는데 벌써 i30가 현대자동차를 해치지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해치백이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한국인의 정서가 합리적인 것과 거리가 멀었던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해치백을 특히 독일산 해치백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은 그중에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고 해치백을 선택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그 중심에 있었는데 그런 경쟁자를 두고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려고 했다면 중요한 키포인트는 운전하는 재미와 합리적 선택을 이제는 현대차의 해치백에서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어야 한다. 심지어 광고마저도 광고기획자가 현대차 지능형 안티라는 말이 돌 정도로 저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운전하는 재미를 강조하려고 광고에 나오는 드리프트는 아주 멋있게 만들었는데 전륜차량은 하기 힘든 퍼포먼스라 거짓광고라는 오명에 이를 만회코자 기획한 드리프트쇼는 드리프트가 아니라 운전이었다는 혹평에다 심지어 튜닝 차량이었다는 얘기까지 들리면서 설상가상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차라리 현대차 모터스포츠 소속 드라이버 헤이든 패든의 시승기를 압축해서 공중파 광고로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운전의 재미와 어떤 운전환경에서도 잘 제어가 된다는 합리적 선택의 이유가 다 들어 있다.
3. 송신자의 인적 사고로 인한 메시지의 왜곡
오너들의 갑질로 회사 전체의 커뮤니케이션이 망가진 사례가 많았다. 대림산업의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과 폭행 그리고 어이없는 운전 지시 등이 지속적으로 자행되었다는 폭로가 나오자 시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림산업에 융단폭격을 내렸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구축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다. 이 편한 세상은 불편한 세상이 되었고 진심이 짓는다는 거짓이 짓는다로 바뀌었다. 이런 사고로 인해 아파트가 팔리지 않거나 진행하던 건설이 중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속에 대림산업이 짓는 집은 이미 진심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오랫동안 만들고 다듬어온 키 메시지가 하루아침에 조롱거리가 되었다.
오너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20대 신입 직원들까지 정리하고 하려다 된서리를 맞은 회사가 있다. 바로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으로 기업 이미지 상승효과를 톡톡히 보던 두산은 두산 인프라코어의 정리해고 사태에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명성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렸다. '사람이 기계다' , '부도가 미래다' 등의 패러디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경영의 어려움을 손위운 인력 정리부터 시작한 회사에 대한 배신감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2009년부터 시작된 기업 PR 광고는 잘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 사례로 많이 회자가 되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한 것이다. 정리해고 계획을 고민한 경영진들은 이렇게 큰 후폭풍은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브랜드 자산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됨과 동시에 브랜드 자산 부도사태에 이르렀다. 이렇듯 기업이나 제품, 서비스들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위해선 어느 하나 사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여러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디스커뮤니케이션 사태를 만드는 다양한 경우가 존재한다. 마케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듯 디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오너에서부터 신입사원까지 잊지 말아야 할 마케팅 원칙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경우들로 인해 마케팅 디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1. 메시지와 스토리의 연결에 대해 많은 검증을 거쳐라
기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잘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크게 메시지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문제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스토리를 구성할 때 생기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이런 경우는 많은 사람이 스크리닝 할수록 불합치하는 경우는 줄어든다. 하지만 기업광고뿐만 아니라 제품 광고 등 커뮤니케니션 메시지에 대한 것은 많은 부분에서 컨피덴셜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미리 시장에 돌아 김이 새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거나 경쟁사에 내용이 들어가 대응책이 나오게 돼버리면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당연히 이해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갈 스토리가 이상해지면 너무나 많은 것들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항상 메시지와 스토리 연결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비전문가들이 선택하지 않도록 전문가 집단이 역할을 제대로 할 필요도 있다. 전문가 집단 의견 따로 의사결정권자들의 의사가 따로따로 놀면 디스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의사결정자들은 시장의 트렌드나 변화 그리고 최신 스토리텔링 기법이나 신채널의 등장 등에 약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이 스스로 전문가 입네 하고 입을 대기 시작하면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이 꼭 일어난다.
첫 기획부터 스토리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메시지와 스토리의 합치를 검증하고 스토리 자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수록 좋은 커뮤니케이션 사례가 나올 것이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 시에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이 제대로 된 전략과 실행계획이다.
요즘은 브랜드의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에 웬만한 기업들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 컨설팅도 하고 다양한 고민을 한다. 다만 이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때 내부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프로세스와 아이디어는 전문가 집단이 잘할 수 있지만 본연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정의는 내부 사람들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업 프로세스가 매우 중요하고 계속해서 다듬고 다듬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좋은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 좋은 단어 몇 개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가진 비전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전체적인 흐름과 브랜드 전략이 조화롭게 나와야 이후에 메시지를 만들고 스토리를 만들 때 결이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 처음부터 좋은 브랜드는 없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처음에 잘 만들어야 두고두고 잘 사용하는 브랜드가 되고 그 브랜드는 메시지를 품고 메시지는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불러온다.
3.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진정성으로 수습하라.
여러 가지 돌발상황 때문에 회사가 쌓아온 보이지 않는 자산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임기응변이 아니다.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곧이 곧대로 상황에 대처하고 꼼수를 부리지 않으면 그 과정을 지켜보는 소비자는 최소한 돌발상황과 기업이나 제품을 분리해서 생각한다. 이런 사례도 너무나 많다. 과거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에 대한 존슨 앤 존슨의 대처는 두고두고 모범사례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의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발화에 대한 대처도 발 빠르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지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부의 돌발상황이 아니라 내부의 조급함과 조직의 비대함이 만들어내 결과물이고 정상적인 목소리가 묻혀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에서 일어난 코카콜라 독극물 사건 때에 회사가 11일간이나 방치했다가 결국은 1백만 병 리콜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분명히 정상적인 위기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이런 정상적인 목소리가 묻히면 결국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진정성이 없는 위기관리는 위기를 키우는 역할을 할 뿐이다.
4.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부서가 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주로 홍보팀이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마케팅 부서들이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그리고 기업활동의 많은 것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이런 중요한 일들이 업무 자체로 산재해 있거나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 내부의 한결같은 그리고 공통된 목소리는 커뮤니케이션을 일사불란하게 만들고 결국은 소비자에게도 동일한 소리가 나가도록 만들어준다. 단순히 홍보나 마케팅 담당자들의 일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은 모든 직원들의 기본적인 업무로 들어가야 할 일인데 이를 소홀이 할 경우 곳곳에서 디스커뮤니케이션을 발생하게 한다. 거기에 더해 커뮤니케이션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대처할 부서나 담당자가 없다면 일사불란한 진두지휘는 불가능하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존폐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디스커뮤니케이션은 완벽한 준비와 점검을 마쳤다고 생각했음에도 나타날 수 있다. 실수가 없는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언제나 디스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케터는 항상 커뮤니케이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눈과 귀를 열고 살펴보고 또 살펴야 한다. 미스커뮤니케이션은 실수에서 비롯되지만 디스커뮤니케이션은 이 정도면 되었을 거야라는 자만에서 비롯된다. 미스와 디스는 알파벳 하나의 차이다. 하지만 그 속내는 많이 다르다. 실수는 바로잡을 수 있지만 실패는 되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