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과 아웃풋

by 클로토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며 인풋과 아웃풋의 비율에 대해 생각한다.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많아 있는 말 없는 말을 남용한다는 생각에 어설픈 글쓰기의 비애가 느껴진다.

인풋이 많아야 아웃풋을 할 때 자연스럽게 글이 나올 텐데 어느 날은 머리를 쥐어짠다.

원하는 것이 흘러넘쳐서 나오게 하려면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지적 능력을 차곡차곡 쌓는 기간이 필요하다.


영화평론가인 이동진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풋이 몇 톤이라면 아웃풋은 1g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동진 작가는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이라는 책으로 알게 되었다.

안방에도 거실에도 차 안에도 화장실에도 자신이 앉는 곳이라면 어디든 책을 펼칠 수 있게 구비해 놓는단다.

젊은 시절 한때는 대여섯 시간씩 영화를 보고 평론을 글로 써서 저장해 놓았다고 하니 하루에 한편씩만 풀어도 아직도 오픈하지 않는 자료가 얼마나 많겠는가.

사용하는 어휘나 말투에서도 많은 지식과 앎을 지닌 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지식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서 어릴 때는 산만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엇이든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다 받아들인 것이 인풋을 늘리는 방법인듯하다.


글쓰기 이웃이 글을 쓰려고 맘먹으면 하루에 세 꼭지의 글도 쓴다고 말했다.

이런 말에 자극받아 글들을 마구 쏟아내다 보면 익지 않는 과일을 섣불리 따는 느낌이다.

내 안에 들어와 아직 내 것이 되지 않는 글들을 쏟아내면 후련한 게 아니라 설익은 글에 대한 불안이 생긴다.

자신감이 부족해지면서 누군가가 글의 깊이를 재지 않아도 알아차릴듯하다.

이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내 안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을 할애하고 입력하여 농후하게 익을 여유를 줘야 한다.

인풋이 아웃풋보다 많아야 대화를 할 때나 글을 쓸 때 불안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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