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은유 작가의 책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었다.
'올드걸의 시집'에 반하여 연이어 읽었던 책인데 마음여행 글쓰기 모임에서 다시 선정되었다.
은유 작가의 글은 다시 읽어도 새롭다.
글이 간결하면서 불필요한 군더더기 살이 붙지 않아 글이 담백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어휘가 여전히 많아 새롭게 네이버 사전을 찾아가며 읽었다.
전에는 연필로 밑줄을 긋고 눈으로 사전의 뜻을 알았다면 재독할 때는 노란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모르는 단어는 연필로 의미를 채워나갔다.
그러다 보니 책의 문장 사이의 무게감이 느껴지고 책의 사유가 길어진다.
직접 현장에서 사회 약자들과 함께하며 겪은 일상 글을 세밀하고 농도 짙게 적어서인지 멀리서 지켜보는 글이 아니라 작가가 그 안에 함께 있다.
타인의 삶에 등 돌리지 않고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작가는 열사다.
읽고 쓰고 생각하며 내 고통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통도 함께 보듬는 사람.
특히 시를 좋아하는 작가는 많은 시인들의 언어를 맛깔나게 인용하는데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들이다.
그래서 은유 작가의 문체가 좋아지면서 함께 그 시인들에게도 관심이 간다.
'올드걸의 시집'을 통해 지금은 보기 힘든 시집들을 알라딘 중고 매점에서 여러 권 구입했었는데 이번에는 대거 주문하게 되었다.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글쓰기 공동체를 10여 년 운영하면서 더 많은 시집을 읽고 책에 소개해 줬기 때문이다.
스피노자와 니체의 글이 자주 인용될 때는 스피노자와 니체가 더 궁금해지기도 한다.
책도 보슬비와 같은 책이 있는가 하면 '글쓰기의 최전선'처럼 소낙비와 같은 책이 있다.
온통 베껴 쓰고 싶은 좋은 글, 지적인 글, 깨우치게 하는 글들이 많아 한 권을 읽고 나면 책 소나기에 흠뻑 젖는 느낌이다.
읽기 전보다 책이 온통 형광색 물이 들어 무게가 훨씬 더 나간다.
책을 통해 내 안에 채워지는 만족감이 물감이 스며들듯 마음 곳곳에 퍼져나간다.
내가 내 글을 갖지 못한다면 나는 영원히 약자로 남을 것이다.
지금 현재 내가 쓴 글이 나다.
머릿속으로 만 좋은 글을 빚어서는 금 나와라 뚝딱처럼 멋진 글이 탄생하지 않는다.
글쓰기를 할 때 내 글을 누군가가 읽으면 창피할 정도지만 작가의 응원을 입어 과감히 내 놓는다.
"일단 내 앞에 있는 조잡한 도구로 시작하라.
망치로 삽을 만들면 삽으로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 열매를 팔면 책을 살 수 있다.
시작을 해야 능력의 확장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