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응원한다

by 클로토

내 일생에 두 남성이 있다. 한 명은 남편이고 한 명은 아들이다.

아들은 나와 결이 맞아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대화가 자연스럽다.

남자의 특성상 무심한듯하지만 세심하게 감정흐름을 감지하는 아들이다.

그 예민함이 엄마의 감정을 고스란히 흡수하여 사춘기 때 즐거운 기억을 많이 심어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엄마로서 미안한 것이 수없이 많은데 작은 키를 물려준 것이 못내 미안하다.


아들이 입국한 지 두어 달이다.

입국하기 전에는 건강검진하고 다시 나가는, 잠시 다니러 오는 일정이었다.

일부 짐은 남미에 두고 들어왔는데 건강에 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하여 더 머물기로 했다.

해외에서 6~7년가량 하던 봉사를 접고 갑자기 국내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다.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다고 한다.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공동체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을 줌을 통해 온라인으로 매일 한두 시간 짬을 내어 3개월 정도 더 봉사하기로 했단다.

자신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어제부터 국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공부를 시작했다.

줌으로 하루 8시간 6개월 과정 수업을 시작했는데 자신과 결이 맞는 수업이라고 만족해한다.

상황이 바뀌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방법을 찾아나가는 아들의 사고가 유연하다.

힘든 가운데도 절망보다 희망을 보고 부정보다 긍정이 앞서며 삶에 대한 자세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긍정적인 심리도 타고나 성향일까?

사춘기를 지나면서 말을 아끼고 표현을 안 하면서 내면 깊숙이 숨어 게임에만 몰두하던 그 아이는 지금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해 간 것이 바닥을 박차고 튀어 오를 단초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대학을 정할 때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말 한마디 하지 않아 엄마가 권하는 대로 학과를 정하고 등록을 하고 공부하다 군대를 다녀왔다.

다시 복학을 미루면서 알바하고 그 돈을 모아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인 키를 늘리는 수술을 하겠다고 고집하던 아들.

지금은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마음을 접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줄 안다.

엄마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하거나 반항을 모르던 아들이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알게 되고 신앙생활을 통해 무거운 짐을 벗었다.

엄마의 삶의 무게를 대신 짊어지려 했던 아들은 분리를 통해 평정심을 찾았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스스로 책임지며 살아갈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이다.

독립을 위한 첫 번째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은 한국이 아닌 멕시코나 콜롬비아, 페루 등 자신이 활동했던 남미에서 한국 교민들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아들의 결혼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결혼은 해도 되고 뜻하는 일이 있어 여의치 않다면 안 해도 그만이다.

함께 가까운 곳에서 살지 않아도 된다.

삶을 잘 설계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계를 누비며 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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