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을 단풍

by 클로토

젊음이 봄날의 꽃봉오리와 같이 화려하다면 늙음은 단풍처럼 아름답다.

힘의 상징인 젊음이 있었기에 지혜로운 노인의 상징인 백발의 늙음이 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오신 분들이 계시다.

바로 언니와 형부다.


오늘은 오빠네 집에 형제자매 모여 식사 한 끼 하자고 약속한 날이다.

근무 끝나자마자 언니 형부 모시고 고속도로를 달려 시골로 향했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달려 시골을 향할 때 어린 시절 뛰어놀던 내 고향이 더 그리워진다.

막걸리와 맥주와 소주가 어우러져 한순배 돌고 돌아 얼굴이 발그레해질 즈음 이른 저녁을 먹고 밖으로 다들 나갔다.

집 앞에 있는 넓은 밭의 일부에는 아로니아가 60여 그루 심어져 있다.

아로니아 나무 가지치기 하는 형제의 가위질 소리도 싱그럽다.

앞마당의 풀을 매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올케와 시누이의 웃음 솟는 이야기 소리는 풀씨와 함께 날린다.

밤 8시 어둑해질 때까지 풀을 뽑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삶의 모습을 더듬어 보는 모습이 다정하다.


형제자매라 할지라도 젊은 시절에는 나이차가 많고 직업을 구해 사회로 나간 바람에 자주 함께 지내지 못했다.

풀 매고 나무 전정하는 일이 의무적인 직업이라면 모기와 함께 하는 수고가 고생으로 와닿겠지만 과거의 추억이 깃든 곳에서의 일은 즐거움 속에서 행복으로 번진다.

두어 달에 한 번씩 만나는 형제들을 소집한 것이 언니 부부다.

형제들에게 주고 싶어 모든 음식을 두 분이서 다 준비해 오셨다.

우리는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감사함을 나타내는 방법이다.

쭈글쭈글한 얼굴의 주름까지도 세월을 이겨내고 베풀며 살아온 두 분의 아름다움이다.

화려한 젊은 시절을 지나 덕으로 지혜로 베품으로 가을의 단풍을 즐기는 두 분이 계셔서 오늘도 어른들의 지혜를 배운다.


매거진의 이전글아들을 응원한다